첫 발상부터 섭외, 경기장, 비자 해결, 디자인까지... FC팀 일원들의 분투기

축구 게임에서 시작된 기획이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드라마를 선사했다.

지난달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특별한 경기가 열렸다. 넥슨이 기획하고 주최한 '아이콘 매치', 대표 축구 게임 'FC 온라인'과 'FC 모바일' 속 아이콘 클래스에 속하는 레전드들이 모였다. 발롱도르 수상자 6명을 포함해 축구 역사를 수놓은 25인 선수가 '공격수 팀 vs 수비수 팀'으로 맞붙은 매치다.

화려한 라인업만큼 수많은 명장면도 가슴을 울렸다. 차범근 감독을 향한 존중으로 수놓은 오프닝 이벤트, 푸욜의 불타는 투지, 박지성과 피를로의 재회, 박지성의 교토 퍼플상가 유니폼을 입은 채 눈물을 흘린 팬 등. 

다시 볼 수 없을 듯한 매치는 세월을 뛰어넘어 모든 팬에게 감동을 전달했다. 이 전설들을 어떻게 한 자리에 모으고, 어떻게 모두를 위한 경기를 만들었을까. 넥슨의 사내 소식을 다룬 '넥슨 태그' 채널에서 이들의 뒷이야기와 진심을 들을 수 있었다.

■ "게임에서나 만날 전설들을 진짜 현실에서 붙인다면?"

아이콘 매치의 '창과 방패' 콘셉트는 올해 3월, 넥슨 FC마케팅팀과 슛포러브 관계자의 미팅에서 처음 나왔다. 아이콘 클래스 선수들이 현실에서 모두 모여 대결을 펼치기. 우연히 아이디어를 떠올렸지만 내부 반응이 좋아서 큰 프로젝트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FC라이브액션실 구성원들의 고민은 상상 이상이었다. 게임을 넘어 축구 문화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이해가 필요했고, 선수들이 즐겁게 몰입할 환경을 제공하면서 게임 유저와 축구 팬들에게도 공감을 끌어내야 했다. 기획은 평소보다 훨씬 세밀해야 했다.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행사를 치를 경기장을 빌리고, 해외 레전드 선수 25명을 섭외해야 했다. 우선 대한축구협회 출신의 FC마케팅1팀 직원이 서울시 및 대한축구협회와 넥슨 사이 가교 역할을 해주면서 서울월드컵경기장 대관이 가능해졌다. 단 이것은 첫 관문에 불과했다.

모든 선수들의 비자 문제도 해결해야 했다. 출전료를 지급할 경우 예술체육인의 단기취업비자인 C-4-5 비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하루 단위로 현지 스케줄이 있는 선수들이 물리적인 비자 발급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넥슨은 정공법을 택했다. 축구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흔적, 아이콘 매치 개최에 따른 스포츠 외교 효과를 정부부처를 대상으로 적극적 설명에 나섰다. 그 결과 해외 공관의 협조를 통해 선수들의 비자 발급이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었다.

섭외만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넥슨과 슛포러브는 해외 선수들을 하나하나 찾아가 인터뷰 영상을 촬영했다. 영상이 하나씩 공개될 때마다 댓글이 수천 건씩 달리며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아이콘 매치에 합류한 선수들은 이에 호응했고, 마치 예능처럼 서로를 향해 칭찬과 견제를 유쾌하게 나누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영상 콘텐츠만으로 배가 부를 만큼의 분량이 나왔다. 어떻게 섭외했나 싶은 출연진과 흥미로운 대결 구도에서 나오는 긴장감, 예측하기 어려운 경기 결과까지 모든 이슈가 스토리로 형성됐다. 이렇게 생긴 국내외 축구팬들의 흥미는 여러 파생 효과를 낳았다.

■ '99%의 아이콘'을 위해

다음 과제는 메인 매치 준비였다. 관계자들이 가장 신경을 쓴 포인트는 FC 온라인의 게임 요소를 현실 축구에 결합하는 것이었다. 경기장에 나오는 음악을 FC 온라인 음원으로 구성하고, 게임 디자인 리소스로 행사장을 꾸몄다. 게임에서 선수 카드팩을 오픈할 때 나오는 연출 효과를 선수 소개 화면과 연계하는 식이었다.

수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오프닝 이벤트는 그렇게 나왔다. 대형 전광판에서 아이콘 클래스 광고 영상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차범근 감독이 트로피를 들고 무대에 입장하는 장면은 명연출로 꼽힌다.

넥슨 FC디자인팀은 이런 방향성을 유지하는 부분에 중점을 뒀다. 최상위 선수라는 아이콘의 무게감과 존재감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창과 방패 콘셉트에 집중해 경기장 안팎에서 이를 조형적으로 반영했다. 아이콘의 'I'는 창의 형상으로, 매치의 'M'은 방패 모양으로 완성된 이유다.

FC웹기획팀도 그 뒤를 받쳤다. 브랜드 페이지에 접속하는 팬들이 마치 행사 현장에 온 듯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승부 예측 이벤트를 도입하고, 선수 소개와 스토리 영상을 결합하는 신선한 구성을 선보였다.

K리그2 천안시티FC 출신의 임민혁 선수를 초대한 것도 FC마케팅팀 실무자의 아이디어였다. 평범하지만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 온 이들 역시 '아이콘'이 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다. 99%를 대표하는 아이콘, 이 기획은 게임 회사가 전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울림이었다.

■ 이틀간의 축제 끝, 이야기는 오래도록

유럽 축구 에이전트 출신 최인기 님, 대한축구협회 통역사 출신 이윤규 님, 수십 편의 축구 콘텐츠를 만든 고영호 님, 광고 상품을 조합해 FC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김기열 님, MD 상품을 제작한 노진명 님, 게임 속 리소스로 행사장을 연출한 김기두 님, 사전 티켓 예매와 VIP 초청 업무를 담당한 김세민 님, 레전드 선수들의 공항 입국을 챙긴 김한주 님, 브랜드 페이지를 제작한 이도영 님.

넥슨 측에서 이름을 하나하나 꼽으며 공개한 핵심 관계자들이다. 아이콘 매치는 FC마케팅팀, FC웹기획팀, FC디자인팀 등 구성원 전체의 끈질긴 노력과 협업으로 열렸다. 여기에 레전드 선수들의 열정, 팬들의 열광적 호응이 어우러지며 무대가 완성됐다.

레전드 스타들도 감사를 표했다. 칸나바로는 "많은 사람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만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퍼디난드는 "한자리에 이렇게 많은 월드클래스 선수가 모인 건 처음이었고, 이를 가능하게 준비해 준 넥슨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남겼다.

아이콘 매치는 끝났다. 하지만 선수들의 이야기와 팬들의 후일담은 여전히 쉬지 않고 이어진다. 과감한 투자와 진심 담긴 노력이 담긴 이 매치는, 축구 이벤트의 역사를 바꾼 행사로 오래 기억에 남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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