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출시 확정한 '문명7'... 게임 플레이 영상에 반응 엇갈려
지도자, 국가 분리한 새로운 시스템에 호불호 우려
"문명하셨습니다"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킨 '문명' 시리즈의 최신작, '시드마이어의 문명7'(이하 '문명7')이 다수의 게임플레이 영상을 공개하며 2025년 2월 출시를 확정 지었다. 그러나 사전 공개 영상들이 팬들 사이에서 예상과 달리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시리즈의 팬들은 새 작품이 '문명' 시리즈의 핵심을 파괴했다며, 강하게 비판한다.
2K 게임즈가 서비스하고 파이락시스 게임즈가 개발한 유서 깊은 전략 게임 ‘문명’ 시리즈는 1991년 첫선 이후 6,500만 장 이상 판매된 인기 프랜차이즈 게임이다. 이번 게임스컴 2024에서 출시일을 확정 지으며 시리즈 팬들의 기대감이 치솟았다.
그러나 최근 레딧을 비롯한 ‘문명’ 커뮤니티는 격렬한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 이유는 ‘문명7’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문명, 지도자 분리 시스템 때문이다.
이전까지 문명 시리즈에서는 대부분의 경우에서 지도자와 문명이 하나로 고정되어 있다. 예를 들어 그리스 알렉산더를 선택하면, 고대 시대에서 미래 시대 그리고 턴이 끝날 때까지 그리스로 플레이한다.
이제 ‘문명7’에서는 지도자와 국가가 분리되어 구속되지 않는다. 그리스 알렉산더로 게임을 시작해도 시대 변환점에서 조건 충족 시 중국이나, 일본 등의 문명을 선택할 수 있는 셈이다.
널리 알려진 예시로, 이집트로 시작해 탐험 시대 전환 시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송가이, 몽골로 전환할 수 있다.
새로운 게임 시스템이 공개되자 게임 커뮤니티는 즉각적인 논란에 휩싸였다. 유저들은 특히 문명의 진화 메커니즘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집트 문명이 송가이 제국으로 변모하거나, 말 자원 세 개 이상을 보유하면 몽골로 진화하는 등의 설정에 대해 많은 이들이 비현실적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같은 장르의 게임 '휴먼카인드'에서 이미 호불호가 강해 비판받았던 시스템을 '문명7' 개발진이 도입한 것에 대해서도 유저들의 반발이 거셌다. 유저들은 이러한 시스템이 역사적 정확성과 문화적 맥락을 무시하여 게임의 몰입도를 저해한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게임플레이 측면에서도 이 시스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상당하다. 레딧의 한 유저는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유저 스스로 특정 지도자가 아닌 문명 자체와 동일시하는 경향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유저들은 그리스를 선택할 경우, 자신을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동일시하며 그리스 문명을 통치하는 경험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게임 진행 중 문명이 변화하는 새로운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동일시하는 대상을 지속적으로 변경시켜, 몰입감을 저해한다는 의견이다.
반면, 다른 유저들은 '문명' 시리즈의 본질이 역사적 사실의 충실한 재현이 아닌 전략적 시뮬레이션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유저는 “이집트로 플레이하면서 자유의 여신상을 건설하고 훈족으로 간디와 동맹을 맺어 미국을 쳤다”며 “이 게임에서는 아무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문명 변경 시스템이 게임의 비현실성을 심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문명' 시리즈가 본래 역사적 사실이나 문화적 맥락에서 자유로운 대안적 역사 시뮬레이션을 지향한다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새 시스템은 이러한 게임의 근본적 성격과 오히려 부합한다는 해석이다.
이와 같은 논란으로 인해 많은 유저는 출시 전부터 ‘문명7’의 DLC와 모드 출시에 관심사를 두고 있다. 실제로 DLC와 많은 모드로 게임 완성도가 높아졌던 만큼, 추후 게임 출시 이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