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나코니'의 압도적 서사와 영상미... '나부'는 왜 그랬을까 

모든 '도파민'을 폭발시키는 연출력이 기다리고 있었다.  

호요버스의 '붕괴: 스타레일' 2.2 업데이트는 5월 8일 실시됐다. '눈물은 잠에서 깬 후에', 꿈의 땅 페나코니에서 벌어진 모험이 정점에 다다른 시기다. 조화의 축제를 둘러싸고 꿈 세계와 시계공에 얽힌 스토리를 풀어내고, 결정적인 대결로 이어지면서 유저를 잠시를 잠시도 쉬지 못하게 만들었다.

페나코니는 많은 과제를 안고 시작한 지역이다. 전체 맵 볼륨, 이야기의 중요도가 이전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크다. 1주년 축제를 겸하는 무대이기도 했다. 지난 지역의 실망 역시 반드시 만회해야 앞으로 우상향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결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2.2 전반부에 등장한 캐릭터 '로빈'에 특별히 공을 들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독보적인 퀄리티의 전용 테마곡과 뮤직비디오는 많은 복선을 담는 동시에, 메인 스토리인 개척 임무의 감동을 극대화하는 기반이 됐다.

■ "이제 야릴로는 잊어도 됩니다"

그동안 스타레일을 대표하는 명장면은 첫 행성인 야릴로의 최종 보스전이었다. 그 대표 자리는 이번을 계기로 확실하게 교체될 듯하다. 

2.2는 페나코니 서사의 최종 보스를 만나는 자리였다. 마지막 전투에서 음악과 함께 진행되는 영상미, 초반부터 끈끈하게 이어진 내러티브는 현존 모바일 게임 중 역대 최고의 장면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최종 빌런'의 서사부터 그동안 겪은 지역 가운데 가장 완성도가 높았다. 그동안 걸어온 길에 대해 충분한 당위성을 갖췄고, 거기서 던지는 주제와 심리 묘사 역시 비록 전형적이지만 감동을 주는 연출의 근간이 됐다. 

전체적인 후반부 플롯 구성도 흠 잡을 데가 없다. 정성을 다한 페이크, 초반부터 복선을 깔아온 반전, 여러 갈래 이야기가 클라이맥스로 모여드는 최종 구조까지. 게임을 꾸준히 즐겨온 유저라면 보스전 2페이즈 진입 연출에서 감정이 폭발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모두가 흥미롭고, 모두가 중요했다

페나코니 서사의 중요도는 매우 높았다. 운명의 길 중 이번 시나리오에 자주 언급되는 것만 해도 화합, 질서, 공허, 환락, 보존, 지식, 수렵 등 수없이 많다. 각자 가치관과 이해관계를 가진 수많은 세력이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한 자리에 모여 뒤섞였다. 

그만큼 다양한 인물이 엇갈리는데도, 이들 모두 각자의 개성을 완성하는 동시에 큰 줄기를 해치지 않았다. 각자 파생된 서사를 모두 꼼꼼하고 흥미롭게 엮어냈다는 점이 큰 의의를 가진다.

사전에 깜짝 소개된 캐릭터 '부트힐'이 예시 중 하나다. "이건 뭔데 갑자기 나오냐"는 시큰둥한 반응으로 시작했지만, 많지 않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족발이형"으로서 강렬한 캐릭터성으로 재미를 주고 향후 스토리 전개에도 기여하는 데 성공했다.

'화합' 운명의 길을 얻은 주인공 개척자도 뜨거운 연구 대상이다. 지난번 파멸과 보존 버전이 잠시 쓰이고 소외되는 수준이어서 당초 큰 기대가 없었지만, 이번 허수-화합 개척자는 격파 특수효과 조합의 중심 카드로 떠오를 만큼 유용하다. 스킬 연출도 화려해 더욱 쓰는 재미가 있다. 

2.3은 '반디'가 매출을 책임질 예정
2.3은 '반디'가 매출을 책임질 예정

■ "다 좋은데 대사는 어디까지 길어질 셈이죠"

연출에서 엄청난 감동을 받았지만, 모든 점에서 흡족한 것은 아니다. 스토리를 따라가며 대사와 문서 텍스트를 읽을 때 피로감은 여전히 단점으로 남아 있다. 특히 페나코니는 수많은 개념이 충돌하면서 더욱 머리를 아프게 했다.

세계관 관련 텍스트를 꾸준히 읽어오지 않은 유저라면 고유명사와 현학적 대사의 홍수에 질식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해가 어려울 만하다. 공부를 다 해오더라도 대사에 따라오는 수식어는 필요 이상으로 길다. 다른 국가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종종 나오는 것을 보면, 번역보다는 원문 자체의 문제로 보인다. 

'원신' 역시 비슷한 단점을 공유하면서도 오랜 기간 서브컬처 최강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붕괴' 세계관은 우주 은하를 관통하는 만큼 난이도가 더 높다. 스토리 이해가 어려워도 페나코니의 압도적 연출력으로 충분히 흥미를 갖췄지만, 대사를 더 직관적으로 다듬는 노력은 추후에도 고려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스타레일' 2.2는 게임 출시 후 최정점의 만족도를 보였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기대 요소가 많다는 점이다. 

페나코니에서 가장 뜨거운 인기를 얻은 캐릭터 '반디'가 2.3 업데이트에 등장하고, 개척 임무 후일담에서도 매듭지을 이야기가 쌓여 있다. 차기 지역에서 풀어나갈 이야기도 조금씩 힌트가 나온다. 매출과 유저 수 양쪽에서 고공행진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지난 지역 '선주 나부'에서 감흥 없는 스토리와 부실한 콘텐츠로 혹평을 받았던 위기를 극복하는 동시에, 방대한 세계관 속 흥미 요소를 키우면서 앞으로 전개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꾸준히 진행해온 편의성 개선과 콘텐츠 보강도 이제 빛을 발한다. 

'스타레일'은 1주년 분기점을 지났다. 이제 핵심 과제는 "페나코니를 뛰어넘을 것인가"로 갱신됐다. 더욱 흥미롭고 신비한 게임 플레이가 이어질 수 있을까. 뭇별을 향한 진짜 여정은 이제 시작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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