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초월한 방송인들 모인 서버... 인방 역대 최대 규모
편견 벗어낸 소통과 새로운 콘텐츠로 시청자 관심 폭증

(화면: 아프리카TV '근성왕겜마톡' VOD)
(화면: 아프리카TV '근성왕겜마톡' VOD)

국내 인터넷 방송 역사상 최대 규모의 '마인크래프트' 합방 콘텐츠가 플랫폼을 초월한 교류의 장을 만들고 있어 화제다.

'마카오톡'은 아프리카TV와 트위치를 함께 송출하는 유튜버 '근성왕 겜마톡'이 11월 말 오픈한 마인크래프트 멀티 서버다.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초대권 시스템으로 검증된 방송들에게 플레이를 허가하며, 3~4개월 가량 운영될 예정이다.

특별한 콘셉트 없이 야생 기반에서 방송인들이 자발적으로 건축물과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구조다. 다만 던전 등 사냥터는 운영진이 정기 업데이트하며, 도둑질이나 건물 테러는 제한되어 있다. 마인크래프트와 카카오톡을 합친 명칭답게, 경쟁보다 각 방송 플랫폼이 한 곳에 모여 소통하고 교류하는 공간을 만들자는 취지다.

참여 열기부터 뜨거웠다. 600명 이상 신청자 가운데, 아프리카TV 227명과 트위치 및 유튜브 206명이 최초 합격되어 433명의 대규모 인원으로 시작했다. 콘텐츠가 자리를 잡자 큰 규모의 방송인들도 연달아 합류해 600명에 육박하는 입주민이 마인크래프트 맵 하나에 담겼다.

마인크래프트 합방 서버는 보통 최대 총원이 200명 가량으로 형성된다. 서버와 운영의 어려움 때문이다. 하지만 마카오톡은 11일 밤 기준 동시접속만 200명을 넘기는 성황을 보인다. 국내 방송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규모다. 

온 주민들이 모여 공연을 즐긴 마카오톡 노래자랑
온 주민들이 모여 공연을 즐긴 마카오톡 노래자랑

마인크래프트는 현재 플랫폼을 초월해 국내 방송인들이 함께 모일 만한 최적의 수단이다. 유튜브와 트위치는 국내 핵심 전문 방송인들이 자리잡아 이미 친숙하고, 불모지였던 아프리카TV도 지난해부터 핵심 합방용 콘텐츠로 떠올랐다.

검증된 게임인 만큼, 마카오톡 취지에 흥미를 느낀 대형 방송인들도 참여하고 있다. 봉준, 김민교, 킴성태, 강만식 등 아프리카TV BJ들은 물론 서새봄, 릴카, 탬탬버린, 쌍베, 플레임 등 트위치 스트리머와 대형 유튜버들도 속속 합류했다. 현재 방송인들의 유튜브 구독자를 합치면 4천만 명을 넘긴다. 

그에 따른 그룹별 콘텐츠도 하나하나 측정이 불가능할 만큼 무한하게 진행되고 있다. 회사와 도시 건설부터 시작해 은행 운영, 놀이공원, 디즈니 성 건축, 보드게임방, 메이드카페에 이르기까지 끝없이 소재가 흘러나와 시청자들을 붙잡아두는 모습이다.

전문 방송인을 넘어 각계각층의 재능 콘텐츠도 엿보인다. 유명 배우 박정민도 초기부터 입주해 농사와 건축에 빠져 있으며, 치과의사 겸 스트리머 매직박은 진료실을 짓고 BJ들의 치아건강 상담을 열기도 한다. 보컬 전문 방송인들은 노래교실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한 문화 공연과 교류도 이어진다. 8일 열린 마카오톡 노래자랑 대회는 모든 방송에서 한 자리에 모여 관람해 선풍적인 반응을 얻었고, 평소 절대 볼 수 없었던 BJ와 스트리머의 입담 대결과 상황극이 펼쳐져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유튜브 조회수 누적 1조 회를 넘긴 '마인크래프트'의 위력 
유튜브 조회수 누적 1조 회를 넘긴 '마인크래프트'의 위력 

'마카오톡'은 트위치와 아프리카TV의 마지막 대형 교류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트위치는 지난 6일, 한국 서비스를 2월 27일 종료한다고 밝혔다. 스트리머들은 아프리카TV나 네이버 신규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 유튜브 라이브 등으로 흩어지게 된다.

"트위치 종료를 앞둔 뒤에야 이런 이벤트가 생겨서 아쉽기도 하다"는 한 BJ의 말도 있었다. 그동안 두 플랫폼은 서로 영역이 분화되면서 단절된 경향을 보였다. 그 시간 동안 상대를 향한 부정적 이미지와 편견이 쌓여가기도 했다.

하지만 마인크래프트 속 공간에서 함께 뒤섞여 이야기를 만들어가자, 그저 방송하는 곳이 다를 뿐 같은 것에 즐거워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메신저 프로그램의 이름을 딴 서버답게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매개체가 되는 것이다.

마카오톡은 그동안 본 적 없는 규모와 스토리를 만들어내면서, 갈등이나 편견은 결국 대화와 소통으로 풀어내야 한다는 사실을 되새기고 있다. 서버 운영은 공지 일정에 따르면 3월이나 4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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