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스튜디오는 축소해도 블록체인은 포기 못한 유비소프트
자금 조달 어렵고 유저 관심도 하락한 웹3 게임 시장
[게임플] NFT의 종말, 사기극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사용되는 현재다. 블록체인 게임을 향한 열광이 사그라들고 있음에도 여전히 불을 당기는 곳이 있다.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로 익숙한 프랑스의 개발사 유비소프트는 지난 9일 웹3.0 게이밍 플랫폼 이뮤터블(Immuntable)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히며 웹3 게임 시장에서 손을 떼지 않았음을 알렸다.
올해 초 실적 부진으로 스튜디오 규모 축소와 개발 취소 등을 단행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던 유비소프트는 최근 분기 실적 발표에서 한층 개선된 실적을 들고 왔다. 지난 26일 발표한 2023-24 회계연도 2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유비소프트의 넷 부킹(기간 내 판매 순금액)은 5억 5,480만 유로(약 7,915억 6,644만 원)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6% 증가한 수치다.
인원 감축 및 스튜디오 축소 등 비상 경영의 효과와 ‘어쌔신 크리드: 미라지’, ‘더 크루 모터페스트’와 같은 작품들의 출시가 반영된 결과다. 더불어 오랜 기간 출시가 미뤄진 ‘스컬 앤 본즈’의 내년 상반기 출시를 예고하는 등 자사 게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실적 발표 보고서에 항상 자리했던 블록체인, NFT 언급이 빠지면서 올해 초 선언한 비상 경영과 함께 해당 프로젝트들의 규모가 축소된 것으로 예측됐지만, 이뮤터블과의 파트너십 체결은 유비소프트가 꾸준히 블록체인 게임 시장을 탐색해온 것을 알려준다.
또한 이뮤터블과의 파트너십 체결을 알리는 과정에서 유비소프트는 자사의 전략 혁신 랩스(Strategic Innovation Labs)를 통해 기술과 전문 지식을 제공하고 분산화 연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많은 스튜디오와 게임을 축소했음에도 여전히 블록체인과 웹3 게임을 미래 먹거리로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맥락이다.
지난 7월 유비소프트는 PC 플랫폼 기반 PvP SRPG ‘챔피언스 택틱스: 그리모리아 크로니클(Champions Tactics: Grimoria Chronicles)’을 공개했는데 블록체인 네트워크 오아시스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었다. 출시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유비소프트 메인 페이지에 등록된 상태이며 오피셜 트레일러까지 공개해 출시 막바지 작업을 앞둔 있는 것으로 예측된다.
유비소프트 외에도 서구권 대표로 NFT와 웹3 게임에 대한 잠재력을 탐색하고 있는 곳으로 일렉트로닉 아츠(이하 EA)와 에픽 게임즈가 있다.
EA는 지난 6월 EA 스포츠 브랜드와 나이키의 웹3 플랫폼 닷스우시(.Swoosh)와의 플랫폼 통합을 예고한 바 있다. 향후 자사의 게임에 닷스우시의 NFT 창작물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지난 9월 출시한 FC24가 흥행 신기록을 세운 가운데 EA의 블록체인 야망이 겹쳤을 때의 잠재력은 무시할 수 없을 수준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6월 이후 EA의 NFT 소식은 아직 잠잠하다.
에픽 게임즈는 직접 웹3 게임을 개발하지 않지만, 자사 ESD 플랫폼에 NFT와 웹3 게임 출시를 장려하고 직접 퍼블리싱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여러 지표에서 드러난 웹3 게임에 대한 시장 평가는 다소 냉소적이다.
지난 13일 발표된 탈중앙화 자율조직(DAO) Game7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3분기 웹3 게임 시장 전체 조달 자금은 1억 6천만 달러(2,126억 5,600만 원)다. 2021년 4분기 시장이 피크에 도달했을 때의 10분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웹3 게임 시장에 국내외 개발사들이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전체 시장에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있으며 유저 관심 역시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10월에만 출시를 마쳤거나 출시를 예고한 블록체인 게임이 10개가 넘지만, 흥행작을 찾기는 어렵다.
단순 시장 가능성을 보고 뛰어들었던 퍼블리셔들은 자금 조달의 어려움과 시장의 외면을 이겨내지 못하고 라운드에서 탈락하기 시작했다. 미래 먹거리라는 상투적인 말이 붙은 블록체인 게임 시장이 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 먹거리를 떼고 게임성과 재미를 붙이는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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