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넥슨만 웃었다... 장르, 지역 아우르는 성황으로 '1N' 언급
대형 차기작이 필요해진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신작 흥행에도 영업비용에 막힌 위메이드, 컴투스
[게임플] 국내 게임사들의 2023년 2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됐다.
포스트 코로나부터 시작된 게임계 한파는 쉽사리 잦아들지 않고 있다. 마케팅비와 인건비 등 영업비용 증가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전쟁 MMORPG가 연달아 출시됐지만 전체 파이는 늘지 않고 있으며, 회사 규모가 커지고 마케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 것이 이유다.
이로 인해 매출 성장과 영업익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위메이드의 경우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비용 증가로 적자폭이 더욱 늘었다. 컴투스 역시 18% 이상 매출이 성장했지만 마케팅 등 비용은 그보다 큰 소모를 보였다.
현재 웃고 있는 것은 각종 장르에서 골고루 탄탄한 실적을 보유한 넥슨, 여전히 '배틀그라운드' 수익이 끊이지 않는 크래프톤 정도다. 특히 넥슨은 게임 상장사 TOP10의 총합 영업익 중 과반을 차지할 정도로 격차를 벌리면서 '1N'으로 불려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 넥슨 - "벽이 뭐지?" 혼자 천상계로 가버린 '완벽 포트폴리오'
업계 침체 속에서도 넥슨만큼은 성장을 거듭하면서 독보적 '1N'으로 자리잡고 있다. 2분기 매출 944억 엔(9,028억 원), 영업이익 276억 엔(2,640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 22% 상승이다.
한국 상위 10개 상장사의 2분기 영업이익을 합치면 5천억 원이 채 되지 않는데, 그중 과반이 넥슨이다. 현재 넥슨의 위상을 짐작하게 하는 성적이다. 스포츠 게임 '피파 온라인 4'와 '피파 모바일', 액션RPG '던전앤파이터'와 수집형 RPG '블루 아카이브'가 특히 2분기 성장을 이끈 주인공으로 꼽힌다.
그밖에도 모든 장르에서 골고루 고공행진을 하는 현상이 긍정적이다. '히트2'의 대만 흥행, PC MMORPG '메이플스토리'의 탄탄한 수익이 안정성을 더한다. 여기에 민트로켓의 해양 어드벤처 '데이브 더 다이버'가 독창적인 재미로 전 세계에서 극찬을 받으며 2주 만에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하는 등 해외 저변도 확대되고 있다.
넥슨의 포트폴리오는 앞으로 더욱 확장될 예정이다. 3인칭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 중세 판타지 속 대규모 PvP '워헤이븐', 팀 기반 FPS 게임 '더 파이널스', PvPvE 탈출 슈팅게임 '아크 레이더스'가 글로벌을 겨냥할 채비를 마치고 있다.
■ 크래프톤 - "배틀그라운드는 안전" 하반기 인도 향해 깃발 펼친다
배틀그라운드로 아직 탄탄하다. 다만 하향안정화는 계속되고 있다. 2분기 매출은 3,871억 원, 영업이익은 1,315억 원이다. 분기 및 반기실적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가라앉았다.
상반기 돋보이는 분야는 PC-콘솔 버전 배틀그라운드의 서비스 호평이다. 일반 매치 개선, 부활 시스템 추가, 클랜 시스템 출시, 아케이드 개편 등 업데이트로 월 200만 명 이상의 신규 유저가 꾸준히 유입됐다. 하반기도 새로운 IP와 콜라보레이션 및 신규 맵 출시로 콘텐츠를 보강할 에정이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격월 단위로 개편된 로열패스 상품이 도입되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했다. 희소식도 들려왔다. 지난 5월 인도 서비스 재개로 트래픽 회복세가 뚜렷하게 드러난 것.
하반기 크래프톤은 인도에 집중한다. 인도 현지화 콘텐츠를 추가하고 대규모 e스포츠 이벤트 등을 통해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립러닝 기술을 활용해 연말 소프트 론칭을 앞두고 있는 오픈월드 UGC 플랫폼 '미글루'도 관심 대상이다.
■ 엔씨소프트 - 타임어택 돌입... "TL 재정비와 '탈 MMORPG'로 활로 연다"
엔씨는 반등 카드가 시급해졌다. 매출 4,402억 원과 영업이익 35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매출 30%와 영업이익 71%가 줄어들었다. 2021년 '리니지W' 이후 지금까지 이어진 신작 부재, 기존 라이브 게임들의 하향세가 원인이다.
지역별 매출은 한국 2,851억 원, 아시아 874억 원, 북미 유럽 314억 원이다. 모바일 게임 매출은 2,969억 원, 그중에서도 ‘리니지M’이 1,278억 원으로 여전히 실적 기둥으로서 자리잡고 있다.
쓰론 앤 리버티(TL)의 향후 출시 시기와 퀄리티가 최대 관심사다. 지난 5월 국내 테스트에서 수많은 피드백이 쏟아졌고, 이를 대폭 개선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 출시는 12월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아마존게임즈를 통한 글로벌 출시는 내년 상반기로 예측되고 있다.
엔씨는 글로벌 확대를 목표로 잡고 MMORPG 바깥 장르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하반기에 퍼즐 게임 '퍼즈업: 아미토이'를 출시하는 한편 난투형 대전액션 ‘배틀 크러쉬’, 수집형 RPG '블레이드앤소울 S' RTS '프로젝트G'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넷마블 - 1년 반 동안 겨울... "반등 카드는 많다"
적자가 6분기 연속 이어졌다. 2분기 매출 6,033억 원과 영업손실 372억 원으로 나타났으며, 이번 영업손실은 당초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손실이다. 해외 매출은 5,191억 원으로 전체 중 86%를 차지했는데, 국내 매출 하락폭이 큰 만큼 해외 비중이 오르고 있다.
넷마블은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 업데이트 영향으로 매출은 늘었으나, 신작 관련 마케팅비 증가로 상각 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인건비 상승은 해외 자회사 인력 조정으로 인한 일시적 퇴직 위로금이며, 3분기부터 다시 감소할 전망이다.
적자의 늪에서 벗어날 대안으로 하반기 신작 러시가 중요해졌다. '신의 탑: 새로운 세계'가 국내외에서 기대 이상 흥행을 올리는 점은 모처럼 희소식이다. 여기에 이달 출시된 '그랜드크로스: 에이지오브타이탄', 다음 달 방치형 신작 '세븐나이츠 키우기' 성적이 하반기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넷마블은 '아스달 연대기',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등 대형 카드 역시 하반기 내 선보일 계획이다. 또 중국 판호를 발급받은 '일곱개의 대죄' 등 3종 게임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 카카오게임즈 - "더 이상 하락은 없다"... 최대 변수는 '아레스'
카카오게임즈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2,711억 원과 265억 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했다. 순이익은 8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했다.
모바일 게임 매출은 1,719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1.9% 상승했지만, PC 매출은 119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5.6% 하락했다. 골프 및 스포츠 레저 통신 사업 등을 포함한 기타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 증가했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모바일 매출 상승 요인으로 ‘아키에이지 워’ 성과 온기 반영과 ‘우마무스메’ 1주년 이벤트를 꼽았다. ‘아키에이지 워’는 출시 3일 만에 구글 플레이 순위 2위를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보였고 ‘우마무스메’는 1주년 이벤트에 앱스토어 순위 55위에서 1위로 올라서는 등 견조한 실적을 보여줬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5일 출시한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를 성공적으로 국내 시장에 안착시키며 3분기 좋은 출발을 보였다. 4분기에는 모바일 액션RPG ‘가디스 오더’를 글로벌 동시 출시하고 ‘에버소울’을 일본에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북미 유럽에 서비스하며 사업 권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 위메이드 - '나이트 크로우'의 날개에 더 많은 짐이 실렸다
위메이드는 2분기 매출 약 1,539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70%,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403억 원, 당기순손실 약 294억 원으로 적자 지속 중이다.
2분기 신작 ‘나이트 크로우’의 매출 성과 반영으로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의 폭을 줄이지 못했다. 마케팅 비용과 지급 수수료가 전 분기 대비 각각 77%, 75% 증가하는 등 영업비용이 크게 늘었다.
‘나이트 크로우’는 출시와 함께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양대 앱 마켓 매출 20억을 달성했다. 이후 꾸준히 상위권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위메이드 측에 따르면 일 매출 평균 9억 원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이드는 ‘나이트 크로우’ 블록체인 서비스를 연내 준비 중이다. 또한 최근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그에 따른 사업 계획을 밝혔다. 실적 발표 이후 액토즈소프트와의 ‘미르의 전설’ IP 계약 체결을 발표하는 등, 중국 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그렸다.
■ 펄어비스 - '이브'와 '검은사막' 선전하지만... 이젠 '붉은사막' 필요하다
펄어비스의 2분기 매출액은 784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8.6%, 전년 동기 대비 16.6%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41억 원, 당기순손실은 44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2분기 마케팅비가 증가했으며 임직원 자사주 상여 등의 인센티브가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되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펄어비스 주요 IP별 매출은 ‘이브 온라인’이 202억 원, ‘검은사막’이 56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이브 온라인’ 신규 확장팩 공개와 함께 IP 매출이 증가했다. 그에 반해 ‘검은사막’의 매출은 1분기 대비 약 110억 원 감소했는데 펄어비스는 최근 경쟁작 출시 등을 이유로 꼽았다.
또한 6월 ‘아침의 나라’ 글로벌 출시와 ‘검은 사막 페스타’ 이후 매출 증가 효과가 2분기 실적에 반영되지 않은 것이 주효했다. 펄어비스 측은 최근 ‘검은사막’ 유저 지표가 상승하고 있음을 밝혔다. 7월 ‘검은사막’ DAU는 전 분기 대비 65% 상승했으며 지역별로는 국내 151%, 북미·유럽 74% 증가세를 보였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의 글로벌 성과에 이어 ‘붉은사막’을 8월 독일에서 열리는 ‘2023 게임스컴’에서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한번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 컴투스, 컴투스홀딩스 - 신작 '제노니아' 매출 견인... 영업비용 증가는 과제
컴투스의 2분기 매출액은 2,28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 증가했다. 그러나 신작 및 기존 게임의 마케팅 강화로 인해 비용이 증가하면서 2분기 영업이익은 5.6% 감소해, 전 분기에 이어 적자가 지속됐다.
게임 관련 매출은 1,159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9.7%, 전년 동기 대비 17.5% 증가했다.
이번 2분기 매출의 56.7%는 해외에서 비롯됐다.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의 흥행 여파로 2분기 글로벌 매출 성적은 1,296억 원, 국내 매출은 987억 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 중 4분의 1이 북미 지역(28.3%)에서 발생했으며, 뒤이어 아시아(15.9%), 유럽(10.4%)이 뒤를 이었다.
컴투스홀딩스의 2분기 매출은 32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 전 분기 대비 11.2% 감소한 수치다. 이 중 ‘제노니아’의 출시와 기존 게임의 성과 지속을 통해 늘어난 사업수익이 322억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관계기업투자수익의 경우 투자 기업의 실적 약세로 1억 원에 그쳤다.
다음 분기 제노니아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 1분기 대만 출시 이후 일본 등 전 세계 글로벌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 ‘빛의 계승자’ IP를 활용한 ‘빛의 계승자: 이클립스’를 9월 중 글로벌 출시할 예정이며, 신규 IP ‘알케미스트’ 역시 4분기 중 글로벌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 네오위즈, 웹젠 - '비장의 신작'들 출시 임박, 하반기 매출 증가 기대
네오위즈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701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2.3%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했다. 또한 영업손실 49억 원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됐다.
리듬 게임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 DLC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그 외 PC게임의 매출이 하락해 PC-콘솔 게임 매출은 270억 원을 기록했다. 모바일 게임 매출의 경우 파우게임즈의 자회사 편입으로 330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네오위즈는 액션 RPG ‘P의 거짓’을 PC-콘솔에서 글로벌 출시하며, 뒤이어 ‘고양이와 스프’ IP를 활용한 시뮬레이션 및 SNG을 모바일로 출시할 예정이다. 얼리엑세스로 출시되어 좋은 평가를 받았던 2D 플랫포머 게임 ‘산나비’ 역시 PC 및 닌텐도로 정식 출시된다
웹젠의 2분기 매출은 42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18억 원으로 54% 감소한 수치다. 수익의 대부분은 ‘뮤’와 ‘R2’ IP에서 나왔다. ‘뮤 온라인’을 비롯한 ‘뮤’ IP는 이번 분기 251억 원의 매출을 달성해 전체 매출 중 59%를 차지했으며, ‘R2’ IP는 9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체 23%를 차지했다.
올해 하반기 일본의 그람스에서 개발한 수집형 RPG ‘라그나돌’의 퍼블리싱을 맡아 출시할 예정이다. 웹젠은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진행된 라그나돌의 베타 테스트에선 참가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