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세븐나이츠 키우기'로 방치형 장르 시장 뛰어들어
키우기, 클리커류 게임에서 IP 융합한 대세 장르로 발돋움
[게임플] 지난 5월, 넷마블이 방치형 RPG '세븐나이츠 키우기' 출시를 예고했다. 그간 중소 혹은 인디 개발사들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방치형 장르가 최근 높은 유저 수요를 보이며 인기를 끌면서 대형 개발사들도 함께 뛰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방치형 장르는 애초 장르보다 시스템으로 분류됐다. 과거 ‘에버 퀘스트’의 반복적인 플레이에 지친 한 개발자가 이를 비꼬기 위해 캐릭터 설정만 끝내면 자동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 ‘프로그레스 퀘스트’를 만들었고 이는 방치형 게임의 시초로 여겨진다.
현재도 일부 RPG는 성장을 위해 반복적인 노동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 이는 유저 피로도를 높이는 요소로 최근 더욱 불만이 커지고 있다. 최근 등장하는 모바일 MMORPG는 자동사냥 시스템을 필수적으로 제공하며 유저 입력 없이도 게임이 진행될 수 있도록 설계한다.
이런 자동화에는 모바일이라는 특수한 환경도 한몫했다. 언제 어디서나 접속 가능한 모바일 환경에 쉽고 편리한 기능들을 추가하며 고의적으로 유저에게 편의성을 제공했고 갈수록 단순화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최근 모바일 MMORPG들은 자동사냥을 넘어 무접속 플레이까지 지원하고 있다.
RPG의 자동사냥과 함께 성장한 것은 ‘키우기류’ 즉 ‘클리커' 게임이다. 방치형 장르를 정립했다고 해석되는 해당 게임들은 성장이 주목적으로 유저에게 최소한의 선택지를 제공하며 단순한 패턴으로 진행된다.
해당 장르는 전투 상황이나 수집 등 유저가 직접적으로 통제해야 하는 요소를 상당히 줄이고 단순한 반복 패턴으로 성장의 재미만 압축적으로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게임의 다른 부가 요소를 제거하고 성장 패턴만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복잡한 상호작용 없이 단순한 게임성을 추구하는 최근 유저 성향과 결부한다. 특히 유저는 모바일 환경에서 호흡이 짧고 빠른 단기간 피드백을 추구하는데 클리커류 게임들이 제공하는 빠르고 단순한 성장 피드백은 즉각적인 만족을 제공한다. 만약 기다림이 필요하다면 유저는 과금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성장 요소 없이 단순 방치형 게임들도 존재한다. 유저에게 어떤 선택에 대한 압박 없이 단순히 보는 것만으로 게임을 즐기는 형태다. 게임은 상호작용에 의한 유희라는 이론을 메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2015년 출시한 ‘Clickapocalypse’라는 게임은 고의적으로 유저 접근을 막고 방치를 유도한다. 하지만 이런 게임은 대부분 호기심에 그치며 시장성은 없는 편이다.
종합하면 방치형은 유저에게 선택지와 입력을 최소화해 개입을 줄이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방치형은 하나의 장르가 될 수도 있고 다른 장르와 융합될 수도 있다.
최근 게임 업계는 방치형의 장르 융합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과거 방치형 장르가 낮은 개발 허들로 중소개발사 혹은 인디 게임사의 주요 개발 장르였다면 현재는 메이저 개발사들이 다른 장르와의 융합을 연구하며 이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특히 수집형 RPG에 전략적 전투와 방치형 요소를 섞은 서브컬처 게임들이 주를 이룬다.
이 흐름은 중국 게임사 릴리스 게임스의 ‘AFK 아레나’의 2020년 흥행에서부터 시작했다. AFK 아레나는 출시 직후 중국과 한국 등에서 꽤 긴 기간 좋은 성적을 냈다. 방치형 장르를 표방하면서 수집형, 전략적 전투를 앞세워 홍보했다. 이는 이후 출시된 많은 수집형 RPG 장르에 영향을 줬다. 이후 릴리스 게임이 출시한 디스라이트 역시 유저 편의성과 방치형 요소를 가져가면서 전략적 요소를 깊게 탐구했다.
AFK 아레나 이후 등장한 메멘토 모리, 에버소울, 승리의 여신:니케, 소녀세계, 그리고 최근 붕괴: 스타레일까지 일부 시스템을 계승하고 있다. 전투 중에는 유저의 조작을 거의 배제하지만 전투 시작 전 캐릭터 배치를 통한 전략적 요소가 강조된다. 그밖에 전투 중 스킬 타이밍 등이 전투의 승패가 갈리기도 하지만 그 비중은 적은 편이다. 이는 마치 ‘오토체스류’ 게임과 비슷한 맥락이다.
서브컬처 장르와 방치형 장르의 융합은 탁월하다. 서브컬처 수집형 장르는 유저와 캐릭터 간 교감을 유도해서 유저가 게임 자체에 갖는 애정도를 높이고 자연스럽게 유저가 머무는 시간을 늘린다. 방치형 장르는 자칫 유저가 게임을 정말로 방치할 가능성이 있지만, 서브컬처 장르의 특성은 유저 참여도를 높인다.
에버소울의 경우 ‘영지’와 ‘에버톡’ 요소를 통해 유저가 캐릭터와 직접 교감하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소녀세계는 고품질의 라이브 2D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앞세웠다. 그래픽과 일러스트를 보는 맛을 살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메멘토 모리는 세계관과 스토리 구성에 신경을 써 몰입도를 높였다.
최근 이런 장르 융합으로 새로운 장르가 정립됐다. 가장 최근 출시되는 게임들의 경우 더욱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적절한 편의성과 전략적 전투, 그리고 세계관과 캐릭터 별 특징을 어필 등으로 방향성이 잡힌 것이다.
9월 출시를 예정으로 하는 ‘세븐나이츠 키우기’도 같은 문법을 따르며 시장에 뛰어든다. 세븐나이츠 IP를 활용한 세계관과 이야기, 쉽고 편리한 게임성, 다양한 성장 콘텐츠 그리고 전략적 요소까지 충실히 고려했다.
방치형 장르에 대한 유저 인기는 꾸준히 늘고 있다. 승리의 여신: 니케는 지난달 일본 매출 2위를 기록했으며, 붕괴: 스타레일은 오늘 15일 기준 구글 플레이 매출 3위를 지키고 있다. '세븐나이츠 키우기'로 방치형 장르 시장에 뛰어든 넷마블이 시장 파이를 키우고 유저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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