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 MMORPG 구도, IP 부활, 컴투스홀딩스 반등이 걸렸다
[게임플]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마."
故 신해철의 명곡 '해에게서 소년에게' 가운데 가장 익숙하게 들려오는 후렴 도입부 가사다. 컴투스홀딩스의 '제노니아'는 이 곡을 광고 영상 배경으로 삼았다. 최근 각종 방송 중간에 이 가사가 반복재생될 만큼 광고 활동이 공격적이다.
제노니아는 피처폰 시대 컴투스홀딩스를 대표하는 RPG 명작 IP다. 이를 카툰 렌더링 기반의 화려한 애니메이션 그래픽으로 탄생시키고, 필드에서 함께 즐기는 MMORPG로 재구성해 6월 말 출시를 앞두고 있다. 서버간 대규모 PvP 콘텐츠인 침공전, 원작 시리즈를 집대성한 시나리오를 전면에 내세운다.
컴투스 그룹은 실제로 뒤를 돌아보지 않겠다는 듯 적극적인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TV 등 방송 광고는 물론 서울 주요 도심에 옥외 광고를 펼쳤고, 게임을 기대작으로서 알리기 위한 모든 활동을 병행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성공 가도에 오를 경우 MMORPG 장르로서 비약적인 실적 향상이 예상된다. 오랜 시간 새로운 킬러 타이틀이 없었던 컴투스홀딩스 입장에서는 기업의 체급 자체가 바뀔 수 있으며, 제노니아 IP의 부활로 장기적인 영향력 강화까지 노릴 수 있다.
상반기 국내 게임계는 전쟁 MMORPG 장르의 실적 돌풍, 그리고 서브컬처 게임 저변 확대로 요약된다. 위의 두 가지 테마는 유저층을 거의 공유하지 않는다. 선호하는 세대와 취향이 각기 갈라지며, 게임에 참여하고자 하는 이유부터 완전히 다른 방향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제노니아는 독특한 포지션에 서 있다. 서브컬처의 주요 요건 중 하나인 애니메이션풍의 전쟁 MMORPG다. 두 개의 테마를 합치는 과감한 시도다.
국내 시장에서 모바일 지원 MMORPG는 실사형 그래픽이 성공 공식으로 자리잡았다. '리니지' 시리즈부터 이어진 전통적 계열이다. 카툰 렌더링 MMORPG도 여러 차례 나왔지만 대중적인 저변을 파고들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픽의 감성과 게임의 방향성이 서로 다른 유저층으로 엇갈린다는 평가도 나왔다.
다만 제노니아 IP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달라진다. 모바일게임 태동기 IP로서 인지도를 가졌고, 실제 게임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MMORPG 장벽을 허물 잠재력도 있기 때문이다. 과감한 시도인 만큼 성공했을 경우 포지셔닝은 완벽하다.
연이어 출시된 MMORPG 경쟁이 어떻게 마무리될지도 관심사다. 비슷한 장르의 상반기 신작은 굵직한 게임사에서 나온 것만 5~6종이 넘는다. 중소 규모까지 합하면 셀 수 없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기대에 부응하는 실적을 이뤄내면서, 적어도 국내에서만큼은 확실한 '타율'을 보장하는 장르임을 재확인했다.
컴투스 그룹의 하반기 전망을 살펴보는 바로미터가 될 수도 있다. 제노니아 출시 후 본격적인 매출은 3분기부터 반영되며, 상반기 공격적인 투자를 하반기에 결실로 거둘 수 있느냐에 관심이 집중된다.
제노니아가 상반기 마지막 기대작으로서 출격 준비를 마쳤다. 추억의 IP 부활과 함께, 개발사 반등의 기치를 동시에 건다. 광고 속 가사처럼, 적어도 현재 컴투스홀딩스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며 날아가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