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대결, 연합 전쟁 등 스트리머들이 써 내려가는 즉흥 스토리
회사 설립으로 본격적인 조직 간의 갈등 심화... "이제 시작"
스트리밍 플랫폼 'SOOP(숲)'에서 열린 GTA RP서버 ‘여우도시’가 지난 16일 오픈 후 스트리머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실시간 드라마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조직을 만들고, 도시 곳곳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갈등 속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여우도시의 매력은 즉흥성과 자유도다. 스트리머들은 미리 정해진 시나리오 없이 상황과 사건을 즉석에서 만들어내며 웃음과 재미를 선사한다. 단순한 전투를 넘어 갈등과 협력, 우정과 배신까지 담아낼 수 있는 이 공간은 마치 라이브 꽁트를 즐길 수 있는 거대한 무대처럼 느껴진다.
서버 초기에는 개인 단위로 돈을 벌고 적응하는 조용한 시간이 이어졌지만, 최근 조직 중심 사회로 점점 확장되면서 조직 간 경쟁과 사건이 본격적으로 터지기 시작했다. 몇몇 조직 간 갈등은 예상치 못한 대결과 대규모 전쟁으로 이어지면서, 여우도시가 향후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미리 맛볼 수 있는 장면을 만들었다.
■ '무한성 vs 감컴' 정통 퀴즈 대결
서버 내 조직 ‘무한성’과 ‘감컴’의 사소한 갈등이 격화되며, 리스폰 장소인 병원에서까지 총격이 오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어 감컴 소속 인원이 병원장 구송송을 살해하게 되면서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경찰은 이를 단순한 조직 간 분쟁을 넘어선 중대한 범죄로 판단해 감컴을 체포했다. 동시에 무한성 또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판단해 경찰서로 소환했다. 그렇게 양측이 감옥에서 재회하며 불꽃 튀는 설전이 이어졌다.
끝없는 설전 중, 시장 ‘화양씨’의 특별 이벤트인 퀴즈쇼가 감옥에서 진행됐다. 감컴과 무한성은 설전을 잠시 미뤄두고 이심전심 퀴즈에 도전했으나 끝내 성공하지 못했고, 퀴즈쇼 이후 서로를 조롱하며 분위기는 한층 격해졌다. 결국 두 조직은 전쟁 대신 퀴즈 대결로 우열을 가리기로 했다.
대결은 ‘여우도시’ 최고의 볼거리로 떠올랐다. 무한성의 보스는 스트리머 봉준이 연기하는 ‘무잔’, 감컴의 수장은 스트리머 제갈금자가 연기하는 ‘김인직(감스트)’였다. 현실과 RP 세계가 교차하며, SOOP 보이는 라디오 콘텐츠의 양대 산맥이 맞붙는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승부는 무한성의 압승으로 끝났다. 이심전심 퀴즈와 노래 맞추기를 연달아 제패한 무한성은 감컴을 손쉽게 제압했고, 이어진 ‘무잔’과 ‘김인직’의 1대1 대결마저 무잔이 승리하며 완벽한 승자가 됐다. 결국 감컴은 패배를 인정하고 무한성에게 2만 달러를 지불, 여기에 병원장 살해 책임까지 더해 EMS 블랙리스트에 오르며 이번 사건은 일단락됐다.
■ 'DP·건캔두·무한성 vs 비키니시티·조긴어때·블랙핑코' 연합전
중국집으로 위장한 살인청부회사 무한성은 오픈 직후부터 손님으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짜장면과 짬뽕을 쉴 새 없이 팔아치우며 돈을 벌었지만, 매번 영업을 마치려 할 때마다 단체 손님이 몰려와 본업인 살인청부 활동에 나서지 못했다.
마침 단체 회식을 하던 비키니 시티의 보스 ‘김육각(깨박이깨박이)’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무한성 보스 ‘무잔(봉준)’은 정문을 걸어 잠그고 조직원들과 함께 비키니 시티를 몰살할 계획을 세웠다. 사실상 무한성의 첫 번째 살인이었다.
그러나 늘 중국요리만 만들며 싸움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무한성은 매일 전쟁을 치르던 비키니 시티의 상대가 되지 못했고, 수치스러운 패배를 당했다. 대가로 비키니 시티 조직원들에게 매일 짜장면과 짬뽕을 공짜로 제공하게 됐다.
분개한 무잔은 비키니 시티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DP와 건캔두에 도움을 요청, 각각의 보스인 ‘정동필(저라뎃)’과 ‘김혁규(스맵)’가 이에 호응하며 무한성-건캔두-DP의 3대 연합이 형성됐다. 이에 맞선 비키니 시티는 ‘조백룡(조디악)’이 운영하는 조긴어때, ‘벤틀니(킴성태)’가 이끄는 블랙핑코와 손잡으며 3대3 연합 구도를 만들었다.
최종 결전은 건캔두 아지트에서 벌어졌다. 치열한 수성과 공성전이 이어졌지만, 여섯 조직 모두 사망자만 속출할 뿐 뚜렷한 승자는 없었다. 부상자 치료로 돈을 번 EMS만 웃으며 전투는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여우도시는 아직 서버 단위 콘텐츠가 부족하고, 조직 경쟁을 위해서는 RPG적 파밍과 반복 작업도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트리머들이 직접 스토리를 만들어가며 즉흥적으로 뛰놀 수 있는 ‘라이브 꽁트 놀이터’로서의 매력은 여전히 강력하다.
서버 오픈 후 4일 만에 회사 설립과 건물 건축이 본격화되는 등, 앞으로의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됐다. 조직에서의 사건과 갈등, 반전이 이어지면서 여우도시는 점점 더 풍부하고 다채로운 이야기의 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