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라이크' 탈피한 '아이온2', MMORPG의 새 경험 표방
'브레이커스', 서브컬처 기대작으로 퍼블리싱 영역 동시 개척
반등이 필요하다. 카드는 이미 결정됐다.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엔씨소프트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엔씨는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신작 흥행 부진과 기존 서비스 게임 정체를 극복하기 위한 결단이다. 한편으로 'TL' 글로벌 출시, 방치형 게임 '저니 오브 모나크'를 통해 신규 시장과 새로운 장르 확장 토대를 닦기도 했다.
2017년 '리니지M'은 '리니지라이크'라는 한 장르를 탄생시키며 엔씨 최전성기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했다. 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수많은 아류작이 난립하며 경쟁을 장담할 수 없는 시장이 됐다. 엔씨가 변화를 모색하게 된 가장 큰 이유다.
엔씨가 2025년 제시하는 카드는 크게 2개다. 리니지라이크를 벗어나 신규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각오가 신작 내용물에서 드러난다. 하나는 비장의 IP를 통한 새로운 MMORPG, 다른 하나는 서브컬처 퍼블리싱이다.
■ '아이온2' - MMORPG의 신화, 포스트 리니지 기수로
올해 엔씨 최대 승부수는 '아이온2'다. 2008년부터 서비스를 지속하고 있는 '아이온: 영원의 탑' IP를 기반으로 개발 중인 PC-모바일 신작이다. 언리얼 엔진5를 통해 최고 수준의 그래픽, MMORPG 본연의 탐험과 협력을 중시하는 차기 플래그십이다.
'아이온2'는 2018년 최초 공개됐으나 최대한의 완성도를 위해 담금질을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말 한국과 대만에 먼저 출시하며, 2분기부터 유저와 소통을 강화해 일찌감치 게임 특징과 정체성을 자세히 알릴 계획이다.
전작 '아이온'은 한국 시장에서 가장 오래 최고점을 유지한 게임으로 꼽힌다. PC방 점유율 160주 연속 1위는 '리그 오브 레전드' 등장 전까지 깨지지 않은 기록이다. 2023년 오픈한 클래식 서버 역시 높은 호응을 이끌어내면서 현재 엔씨에서 가장 잠재력 높은 IP임을 입증했다.
엔씨의 최근 신작들과 다른 방향성도 의미가 깊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리니지라이크가 계속 나오면서 시장이 식상해진 부분이 있었다"며 "새로운 유저 경험을 주는 MMORPG를 만들 것"이라고 아이온2를 소개한 바 있다. 내부 자신감도 충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상만큼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 엔씨의 새로운 막을 열 수 있는 타이틀이다.
■ '브레이커스' - 서브컬처와 퍼블리싱, 체질 개선 첫 시험대
엔씨는 자체 개발뿐 아니라 퍼블리싱으로도 영향력을 늘리겠다는 각오다. 빅게임스튜디오가 개발하는 서브컬처 액션 RPG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의 2025년 하반기 출시가 가시화되고 있다.
'아이온2'가 엔씨의 흥행 갈증을 풀어줄 무기라면, '브레이커스'는 엔씨가 닿지 못한 영역을 개척해줄 카드로 평가받는다. 빅게임스튜디오는 과거 넷마블에서 '일곱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를 개발한 핵심 인력이 모여 설립됐으며, '블랙클로버 모바일'로 업계 최고 수준 애니메이션 3D 퀄리티를 연속으로 입증했다.
브레이커스는 빅게임스튜디오가 처음 개발하는 신규 IP다. 수집형 RPG에 헌팅 액션을 결합한 전투의 순수 재미, 방대한 스케일과 매력적인 캐릭터로 국내 서브컬처 최대 기대작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도쿄게임쇼(TGS) 등 일본 시장 행사에 적극적으로 출품해 호평을 받아 잠재력이 높다.
브레이커스 판권을 위해 국내 다수 게임사가 경쟁을 벌였다. 그중 엔씨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빅게임 측은 "게임 방향이 우리 의지대로 갈 수 있느냐에 가장 적극적으로 공감해준 곳"이라고 답했다. 엔씨는 개발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운영 역시 게임 본질을 절대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협력한다는 것이 원칙이다.
■ 2025년 하반기, 엔씨의 가장 중요한 갈림길
엔씨가 준비하는 대형 프로젝트는 그밖에도 많다. MMO 전략 장르 시장을 노리는 '택탄', 지난 지스타에서 높은 퀄리티를 보인 슈팅 게임 'LLL'이 대표작이다. 여기에 '차세대 리니지'를 표방하며 인력 채용에 나선 '프로젝트 NL'도 업계 화제로 떠올랐다.
2025년 신작은 하반기 아이온2와 브레이커스가 유력하며, 택탄 역시 완성도를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완전히 다른 영역을 노린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여기서 흥행 분위기를 만들어낼 경우 차기 대작들이 연달아 우상향하는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
엔씨가 최근 수년간 문제의 핵심은 MMORPG에 편중된 역량이었다. 타 장르 도전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잦았다. 하지만 조직 재정비를 마친 뒤는 새로운 승부다. '아이온'과 새로운 영역 신작들이 엔씨의 빛나는 시대를 되찾아올 수 있을지에 게임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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