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컵' 최고 시청자 수 1위는 'T1의 마지막 경기'... 결승전은 2위
'LCK', '롤드컵' 꾸준한 성장세에도 '페이커' 없는 LoL e스포츠는 우려돼
4년 만에 T1, 페이커 없는 국제전, '퍼스트 스탠드' 3월 10일 개최

4년 만에 '페이커' 없는 국제 대회가 열린다. '2021 MSI' 이후 처음이다.

‘2025 LCK 컵’이 역대 LCK 주관 대회 중 2번째로 높은 최고 시청자 수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가장 많은 시청자 수를 기록한 경기는 결승전이 아닌 T1의 마지막 경기였다.

라이엇 게임즈가 주최하는 ‘LCK 컵’은 2025년부터 신설된 국내 대회로, ‘하드 피어리스 드래프트’ 방식이 도입돼 화제가 됐다. 지난 23일, 서울 롤파크에서 ‘2025 LCK 컵’ 결승전이 진행됐으며 ‘풀 세트의 악마’ 한화생명e스포츠와 ‘LCK 포핏’을 달성한 젠지가 정상에서 맞붙었다. 

치열한 풀 세트 접전 끝에 한화생명e스포츠가 젠지를 격파하고 초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로써 한화생명은 ‘퍼스트 스탠드’에 LCK 대표로 출전하게 됐다.

e스포츠차트에 따르면 LCK 컵에서 최고 누적 시청자를 기록한 경기는 결승전이 아니었다. T1과 한화생명e스포츠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경기였다. 190만 명이 넘는 최고 시청자 수를 기록하며 LCK 컵 전 경기 중 압도적인 뷰어십을 자랑했다.

치열한 공방 끝에 풀 세트 접전을 펼친 한화생명e스포츠와 젠지의 최종 결승전은 약 143만 명으로 2위에 그쳤다. 이는 T1의 마지막 경기인 플레이오프 2일 차 경기보다 약 50만 명 감소한 수치였으며, 2년 전 2023 LCK 스프링 결승전보다도 낮다.

3위와 4위는 각각 약 124만 명, 108만 명을 기록한 T1과 젠지, T1과 DK의 그룹 배틀 경기였다. 결승전과 T1의 경기를 제외하면 최고 시청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한 경기는 없었다.

LCK 정규 리그에서도 차이는 극명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4월 펼쳐진 T1과 젠지의 ‘2024 LCK 스프링’ 결승전의 최고 시청자 수는 265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 LCK 경기 최고 뷰어십을 갱신했다. 하지만 다음 정규 대회인 ‘2024 LCK 서머’ 결승전에서 한화생명e스포츠와 젠지가 맞붙었고, 최고 시청자 수는 162만 명에 그쳤다. 차이가 유의미하게 벌어진 것이다.

‘롤드컵’으로 불리는 LoL e스포츠 최고 권위 세계 대회, 월즈(World Championship)의 뷰어십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월즈 다음 권위의 국제전 MSI 또한 날이 갈수록 시청자가 증가하고 있다.

LCK도 매년 시청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꾸준한 우상향은 아니다. T1의 결승행 여부가 당해 최고 시청자 수를 판가름한다. 월즈 또한 최근 T1과 페이커가 계속해서 결승에 진출하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T1이 진출하지 못했을 때는 어떻게 될지 두려운 것도 사실이다.

T1 경기 중에서도 ‘페이커’ 이상혁의 출전 여부는 뷰어십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23 LCK 서머’에서 LCK 최고 인기 팀 T1과 젠지가 맞붙은 두 경기를 살펴보면, 페이커가 출전한 1차전은 약 76만 명, 페이커가 출전하지 못한 2차전은 약 41만 명을 기록했다. ‘페이커’가 출전하지 않은 경기에서 약 46%가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프랜차이즈 스타’ 육성은 LCK를 넘어 LoL e스포츠 전반에 걸쳐 중요한 숙제로 자리 잡았다.

LCK는 LoL e스포츠 선수들의 연봉 상승을 늦추기 위해 선수단의 연봉 총액 상한을 제한하는 균형지출제도, 일명 샐러리캡을 2024년부터 도입했다. 동시에 한 팀에서 3년 이상 활동한 선수들은 총액 계산 시 30% 감면 혜택을 부여해 팀마다 프랜차이즈 선수 육성에 힘을 쏟을 수 있도록 했다.

LCK 스플릿 5회 이상 우승 또는 MSI, 롤드컵과 같은 국제 대회에서 3회 이상 우승한 선수들에 대해서는 연봉의 50%만 총액에 반영하는 제도도 만들어졌다. 페이커를 위한 것 아니냐는 말도 있었지만, 정확히는 그를 포함한 '차세대 페이커'들을 위한 제도다. 이는 그동안 선수들이 단기 계약으로 매년 팀을 옮겨 다니던 LoL e스포츠 문화를 바로 잡고, 지속 가능한 e스포츠 리그를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긍정적인 점은 LCK과 MSI, 롤드컵 등 LoL e스포츠 국제전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2023년, 2024년에 개최된 MSI에서는 LPL의 BLG와 젠지의 경기가 뷰어십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즉, 국제전에서 T1 경기와 T1이 포함되지 않은 경기의 뷰어십 격차는 서서히 좁혀지는 추세다.

당장 다가오는 3월 10일에 신설 국제 대회 ‘퍼스트 스탠드’가 T1과 페이커 없이 개최된다. T1과 페이커가 없는 국제전은 '2021 MSI' 이후 4년 만이다. 일주일간 진행되는 짧은 호흡의 국제 대회지만, T1과 페이커가 없이도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확인할 좋은 기회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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