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투표로 뽑는 부문 최종 후보 4/5가 중국산 게임
유력 후보는 앞서 GJA 수상한 '검은 신화: 오공'
절대적인 중국 투표 물량, 방식 개선 의견 각양각색
중국산 게임을 지원하는 인기 투표 화력이 압도적이다. 태생적인 투표 구조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커진다.
한국 시간으로 13일 오전 9시 30분 개최되는 대표적인 게임 시상식 ‘더 게임 어워드(TGA)’에는 유저들의 인기 투표로 수상이 결정되는 ‘플레이어스 보이스(유저들의 목소리 상)’ 부문이 있다. 일종의 인기상이다.
투표는 총 3번에 걸쳐 진행된다. 먼저 1라운드 투표를 통해 30개 게임들 중 10개의 게임을 추려낸다. 2라운드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에 오를 5개 작품이 결정된다.
이렇게 최종 후보에 오른 5작품은 ‘검은 신화: 오공’, ‘원신’, ‘엘든링: 황금 나무의 그림자’, ‘명조: 워더링 웨이브’, ‘젠레스 존 제로’다. 중국 유저들의 압도적인 투표 화력에 힘입어 중국산 게임이 4자리를 차지했다.
압도적인 인구 수를 자랑하는 중국이 작정하고 투표를 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그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원신은 2022년 같은 부문에서 수상한 데 이어 작년과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최종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와 같은 중국 유저들의 화력은 2022년에도 화제가 됐다. 당시 '소닉 프론티어'가 유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어 TGA 플레이어스 보이스 수상이 유력했다. 그런데 '원신'의 유저들이 본격적으로 투표에 참전하자 금세 전세가 역전됐다.
결국 매크로 사용, 인게임 뇌물 등 논란이 발생하자 시상식의 프로듀서인 제프 케일리가 직접 "봇 계정으로 이루어진 투표는 집계에서 제외했다"고 밝혀야 했고, 결과적으로 원신의 수상으로 끝났다.
올해의 유력한 수상 후보는 단연 ‘검은 신화: 오공’이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최초의 ‘AAA 게임’으로, 게임성과 더불어 훌륭한 그래픽으로 인기를 끈 화제작이다.
오공은 지난 11월에 개최된 또 다른 게임 시상식인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GJA)’에서 ‘GOTY(올해의 게임)’을 수상하기도 했다. GJA의 올해의 게임은 다른 시상식들과는 달리 100% 유저 투표로 결정되는 상이다.
앞선 2020년 ‘원신’이 GJA 올해의 게임 후보에 올라 2위로 수상에 실패했을 당시 총 투표 수가 300만 표였는데, 올해는 무려 1,200만 표가 집계됐다. ‘검은 신화: 오공’의 어마어마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GJA 올해의 게임이 오공에게 돌아가자 전 세계 유저들이 여러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대부분 "다른 상도 아니고 올해 최고의 게임을 뽑는 GOTY를 100% 인기 투표로 뽑는 게 말이 되냐. 중국을 투표로 어떻게 이기냐. 처음부터 정해진 결과였다"로 요약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유저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국내외 게임 커뮤니티 등지에서 “인기 투표 방식 자체의 문제라서 어쩔 수 없다”거나 “그렇다고 국가별 보정치를 넣으면 오히려 공정성 시비가 생기니 할 수 없고 차라리 인기상을 폐지하자”, “부정적인 방법을 쓴 것도 아닌데 뭐라고 할 수 없다”는 등의 의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구권 유저들의 커뮤니티인 ‘레딧’에서는 “중국 게임 4개, 그 중 하나만 AAA 게임이고 3개는 모바일 게임. 나머지 하나는 일본 게임의 DLC라니, 서양 게임의 전멸이네”와 같은 자조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다른 유저는 “그래도 GJA처럼 GOTY(올해의 게임)를 투표로 뽑지만 않으면 된다”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2024년 올해 유저들이 뽑은 최고의 인기 게임을 비롯, 다양한 부문의 수상 결과는 TGA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중계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스트리밍 사이트인 '치지직'에서도 ‘TGA 같이 보기'를 진행하며 국내 유저들을 위해 한국어 동시 통역을 지원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