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게임 어워드 '올해의 게임' 영예는 '아스트로봇'
수상 실패한 '검은 신화: 오공' 개발자 SNS에 불만 토로
중국 유저들은 '공감', 전 세계 유저들은 '이해 불가'

중국 게임 '검은 신화: 오공' 개발사 설립자가 올해의 게임 수상 불발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글로벌 게이머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나친 자신감으로 '오공' 수상을 당연시하듯 말했다는 지적이다.

업계 최대 규모의 게임 시상식 ‘더 게임 어워드(TGA) 2024’가 한국 시간으로 13일 열렸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매 해 최고의 게임에게 주어지는 영예인 '올해의 게임(Game of the Year, 이하 GOTY)' 시상이었다.

올해 GOTY는 ‘아스트로봇’의 차지였다. 게임 디렉팅상, 액션/어드벤처 게임상, 가족 게임상에 이은 4관왕이다. 아스트로봇은 당초 ‘파이널 판타지 7 리버스’와 함께 유력한 수상 후보로 꼽혔다.

메타크리틱 94점, 오픈크리틱 95점으로 비평가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스토리가 없는 액션 플랫포머 장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본질인 ‘재미’를 극한으로 끌어올렸다는 찬사를 받았다. 이견의 여지가 없는 결과였다. 

그런데 아스트로봇의 수상이 모두에게 납득할 만한 결과는 아니었던 것 같다. GOTY 후보였던 ‘검은 신화: 오공(이하 오공)’의 개발자이자 ‘게임 사이언스’의 설립자인 ‘펑지’가 시상식이 종료된 후 웨이보에 불만을 토로했다.

출처: 펑지 웨이보 캡쳐 (애플 자동 번역
출처: 펑지 웨이보 캡쳐 (애플 자동 번역)

펑지는 “네 개 부문의 후보(액션 게임상, 게임 디렉팅상, 미술상, 올해의 게임)에 오른 건 중국 게임으로서 최초였다. 결국 액션 게임상과 플레이어스 보이스를 수상했다. 특히, 플레이어스 보이스를 수상하게 되어 기쁘다"며 소감을 남겼다. 

하지만 다음에 붙인 말이 논란이 됐다. "상실감과 후회가 남는다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환상이 깨졌다"면서 "후보에 오른 게임들 모두 훌륭했지만, 솔직히 GOTY 선정 기준을 이해할 수가 없다. 여기까지 괜히 왔나 싶다”고 불만스러운 목소리를 남겼다.

이어 “어제부터 (수상 실패를 아쉬워하는) 유저들의 불만과 좌절감이 담긴 댓글을 많이 읽었다. (중략) 자신감이 넘쳐서 확신했던 일에서 인정을 받지 못한다면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사실, 나야말로 여러분보다 더 자신이 있었던 사람이었다. 2년 전에 이미 GOTY 수상 소감을 써놨는데, 발표할 기회가 없어졌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오공은 앞서 100% 유저 투표로 진행된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GJA)’에서는 총 1200만 표라는 압도적인 투표 화력에 힘입어 GOTY를 수상했다. 이에 따른 기대감이 커졌던 탓일까. 펑지의 코멘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오공이 GOTY 수상을 실패하자 이를 지지했던 많은 중국 유저들이 공격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TGA는 심사위원단 점수 90%와 인터넷 투표 점수 10%로 수상작이 결정되는 시상식이다. 유일하게 유저 인기 투표로만 진행되는 부문은 ‘플레이어스 보이스’다. 오공은 이 플레이어스 보이스 부문에서는 수상에 성공했다.

한편 펑지의 발언에 대해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유저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북미의 대표적인 커뮤니티인 레딧에는 “2년 전부터 수상 소감을 썼다는 부분 읽고 그냥 내렸다”, “수상작을 칭찬할 것까지 갈 필요도 없이,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되는 건데”, “아스트로봇 수상 소감에서 팀아소비 팀장이 닌텐도랑 마리오 샤라웃한 것과 참 대조적이네”와 같이 부정적인 댓글이 달렸다.

국내의 유저들 역시 “오공이 잘 만든 게임은 맞는데, GOTY를 받을 만한 게임인가? 하면 그 정도는 아니고 아스트로 봇이 더 좋은 게임인 것도 맞다”거나 “GOTY를 못 받았다고 해서 본인들 게임이 평가절하되는 것도 아닌데 맡겨놨던 것처럼 구는 게 좋게 보이지 않는다” 같은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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