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압도적인 경기력... MSI에서 국제전 악연도 끊은 젠지
서머 미끄러졌지만, 여전히 두터운 신뢰... 월즈 결실에 기대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구단들이 계승한 역사를 고려하면, 가을은 젠지e스포츠에게도 의미 있는 계절이다. 젠지는 2016, 2017시즌 삼성 갤럭시 시절, 험난한 선발전 여정을 뚫고 월드 챔피언십에 진출해 각각 준우승, 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지금의 젠지는 선발전이 아닌 월즈 직행 팀으로 명실상부 탑독이다. 이번 월즈 수많은 챔피언과 도전자들이 모이는 가운데 가장 위협적인 팀 중 하나로 손꼽을 만한 팀이다.
젠지는 이번 월즈 라이엇 게임즈 공인 파워 랭킹 1위에 당당히 선정됐다. 최근 인터뷰에서 드러난 것처럼 젠지의 김정수 감독 그리고 선수단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순위는 언제나 변동될 수 있고 선정 기준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있지만, 결국 올해 젠지가 얼마나 강력한 인상을 남겼는지 알 수 있는 지표다.
2024 시즌 팀의 간판 ‘쵸비’와 성골 ‘페이즈’를 중심으로 ‘기인’, ‘캐니언’, ‘리헨즈’를 로스터에 추가한 젠지는 시즌 전부터 최강팀으로 분류됐다. 국제전을 향한 야망을 드러내며, 김정수 감독이 부임했고 ‘마타’ 조세형 코치까지 합류하며, 지난 월즈에서 보인 약점을 철저히 보완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2023 시즌에도 LCK에서 최강의 퍼포먼스를 보여준 젠지였는데 거기서 로스터를 보존 및 보강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왔으니, 이번 시즌 기세가 예상되는 지점이었다.
실제로 스프링 정규 시즌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를 거둔 후 그동안 팬들을 애타게 했던 다양한 드라마를 완성하며, 우승컵을 들어냈다. 특히 ‘기인’의 7년 만의 우승 세리머니와 파이널MVP 선정은 많은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24 MSI 우승으로 국제전 악연까지 끊어내는 데 성공하며, 젠지 팀이 올해 이루고자 한 목표에 더욱 가까워졌다. ‘캐니언’은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으며, 젠지는 영광의 골든 로드로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팬들의 기대감 또한 치솟았다.
그러나 서머 시즌 모두가 아는 결과대로 젠지는 미끄러졌다. 정규 시즌 내내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결승전에서 한화생명e스포츠의 불꽃이 타올랐다. 3대2의 접전 끝에 결국 한화가 LCK에 새로운 기록을 새겼다.
결승 패배에도 불구하고 젠지에 대한 신뢰는 흔들리지 않았다. 스프링과 MSI 우승의 영광이 여전히 빛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화생명e스포츠의 선전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당장 젠지 입장에서는 5연속 우승이라는 대업과 골든 로드 퍼즐 조각이라는 업적만 놓친 셈.
이제 젠지는 팀과 선수단의 오랜 숙원사업 해결과 올해 마지막 결실을 거두기 위해 월즈로 향한다. 스프링과 MSI에서 그랬듯이 이번 월즈는 젠지에게 다시 한번 간절한 염원이 담긴 토너먼트다. 젠지는 이번 월즈에서 '도전자' 이상이다. MSI를 제패한 만큼 올 시즌 국제 무대 '정복자'로 월즈 무대에 선다.
그러나 월즈는 냉혹하다. 쥔 자와 빈자를 명확히 나눈다. ‘쵸비’를 포함한 젠지 선수단은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동안 성장한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해 월즈에서의 패배, 서머 시즌 결승전에서의 패배가 교훈을 남겼을 것이다.
월즈는 이변의 연속이다.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이번 무대에서 선수들의 땀방울이 낙엽처럼 쌓여 트로피를 이룰 뿐이라는 것이다. 젠지가 2024 월즈에서 올 시즌 노력의 결실을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