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넥슨, 펄어비스 등... 한국 게임사 부스에 몰린 시연 인파
장르 다양화, 신선한 시장 공략까지 다방면에서 꽃피우는 시도들

글로벌 신예를 넘어, 하나의 큰 영역이 되었다.

독일 쾰른에서 개최한 게임스컴 2024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유럽을 넘어 세계 최고의 게임쇼로 완전히 자리잡은 전시회다. 총 33만 5천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면서 작년 기록을 뛰어넘었고, 64개국 1,462개 업체가 참여해 글로벌 게임계의 미래를 밝혔다.

이제는 게임스컴에 한국 콘솔 기대작 출현은 신기한 일이 아니다. 2022년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 게임스컴 어워드 3관왕을 휩쓸며 포문을 열었고, 지난해는 PC-콘솔 멀티플레이 중심 게임들이 대거 출연해 달라진 위상을 확인했다. 

올해는 게임스컴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ONL)부터 한국 게임 비중이 높게 실렸다. 넥슨, 크래프톤, 펄어비스 등 대형 기대작을 내세운 게임사들이 전 세계 게이머를 대상으로 공개 시연 부스를 마련했다. 

비록 '몬스터 헌터 와일즈'의 폭풍에 휩쓸려 수상은 실패했지만, 어워즈 각종 부문 후보에도 다양한 게임이 올라 주류 평가 대상이 됐다. 그밖에 카카오게임즈와 하이브IM도 퍼블리싱을 준비 중인 미들코어 게임들을 내놓으면서 미래 가능성을 알렸다.

가장 많은 정보량과 화제를 낳은 곳은 '인조이'와 '다크 앤 다커 모바일'을 대세운 크래프톤이다. 완전히 다른 장르로 초대형 부스를 마련했고, 둘 모두 실제 서비스가 머지않았다는 점도 관심 상승에 큰 작용을 했다.

인생 시뮬레이션 '인조이'는 '심즈' 시리즈가 지배하던 시장에 격변을 일으킬 게임으로 주목을 받았다. 부스 시연을 넘어, 게임스컴 개막과 함께 스팀에 '캐릭터 스튜디오'를 열고 자유롭게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장 유저들은 해외 첫 시연을 진행하는 인조이를 체험하기 위해 5시간 이상 대기했다. 인조이 자체 UGC 플랫폼 '캔버스'에는 이틀 만에 약 10만 개가 넘는 창작물이 만들어졌다. 기본 외형은 물론 의상에 AI 기술을 이용한 무한 패턴 제작, 유저 얼굴 움직임을 반영해 움직이는 페이셜 기능 등 최고의 기술력이 어우러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구권에서 높은 인지도를 보유한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사흘 만에 현장 시연 참가자 1만 명을 돌파했다. 주류 콘솔 신작들에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 이례적 반응이다. PC와 콘솔, 모바일에서 모두 존재감을 빛낸 성과였다.

넥슨은 하드코어 콘솔 액션 '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최초 공개 시연 부스를 차렸다. 시연을 위한 대기 시간은 최대 4시간에 달했다. ONL에서 공개한 카잔 신규 트레일러가 강렬한 액션을 선보였고, 이는 현장 열기로 되돌아왔다.

특히 호평이 모이는 곳은 보스전이다. 체험 빌드에서 초반 지역과 보스 2종을 선보였는데, 패링과 기술 대응 등 보스와 공방을 주고받는 재미에서 호평이 터져나왔다. '카잔'은 10월 11일, 글로벌 유저를 상대로 첫 테크니컬 베타 테스트를 실시한다. 

펄어비스는 오랜 기다림 끝에 AAA급 오픈월드 게임 '붉은사막'의 최초 시연을 선보였다. 특히 게임스컴 시기 동안 공개한 총 4종의 보스전 영상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갈대밭 속 속도전을 펼치는 리드데빌, 거대한 생명체와의 대결을 제공한 여왕 돌멘게 등 역동적인 전투 연출이 화제가 되어 뻗어나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BTB 부스를 통해 자회사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의 PC-콘솔 신작 3종을 선보였다. '로스트 아이돌론스: 위선의 마녀', '섹션13', '갓 세이브 버밍엄' 모두 각기 다른 장르로 눈도장을 찍으면서 글로벌 퍼블리싱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하이브IM은 스튜디오 HG가 개발 중인 히어로 던전 익스트랙션 '던전 스토커즈'를 B2B 부스에 출품했다. 과거 1인 개발작들로 호평을 받은 한대훈 PD가 지휘하고, 언리얼엔진5를 통해 정교하게 구현한 캐릭터와 액션으로 기대를 모으는 신작이다.

5시간 이상 시연 대기라는 폭발적 관심이 이어진 '인조이' 부스
5시간 이상 시연 대기라는 폭발적 관심이 이어진 '인조이' 부스

해외 게임쇼에 한국 콘솔 게임 하나만 공개돼도 모든 화제와 기대가 쏠리던 시기가 있었다. 그 때마다 '한국 게임의 희망'같은 수식어가 붙었다.

이제는 다수의 한국 게임 트레일러가 세계 최대 게임쇼를 수놓는다. 그런데 아무도 신기하게 여기지 않는다. 철저하게 글로벌 대작 기준에서 평가와 전망을 나눈다. 그만큼, 한국 게임 개발이 건강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 게임들이 게임스컴에서 더욱 주목을 받는 이유는, 게임 숫자를 넘어 느껴지는 다양화 때문이다. 대형 오픈월드부터 시뮬레이션 시장 개척, 정통 하드코어 액션, 인디 규모 개발진의 반란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가 감지된다.

신작들의 글로벌 시장 공략은 올해 연말부터 2025년까지 이어진다. 이 시기가 한국 게임계를 바꿀 분기점이 될지도 모른다. 한껏 뻗어나간 뿌리가 향후 더욱 큰 대작을 향한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그 대답을 지켜보는 일은, 분명 즐거운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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