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 LPL 강호 'TES' 상대 3-1 세트 역전 승리 쾌거
'페이커' 야스오로 시리즈 마무리, 파이널 MVP 선정
오늘 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키디야 아레나에서 펼쳐진 e스포츠 월드컵(EWC) 'LoL' 부문 결승전에서 T1이 중국의 강호 탑e스포츠(TES)를 3-1로 제압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로써 T1은 EWC 'LoL' 초대 챔피언이라는 영예를 안았고, 최근 국제 대회와 정규 시즌에서의 부진을 완벽히 씻어냈다. LCK 팬들에게는 국제 무대에서 한국 e스포츠의 자존심을 지켜낸 값진 승리였다.
T1이 맞닥뜨린 TES와의 결승전은 처음부터 험난한 여정이 될 것으로 점쳐졌다. 중국 리그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거둔 TES는 이번 EWC 최강의 도전자로 주목받았다. 특히 8강전에서 유력 우승 후보였던 젠지e스포츠와 '쵸비'를 2-0으로 침묵하게 만들며 위력을 입증했다.
T1은 8강에서 BLG를 2-1로 제압하고 4강에 진출했으나, 팀리퀴드(TL)와의 준결승전에서 불안한 경기력을 노출했다. 그리고 마침내 결승전에서 이번 대회 최고의 난적을 만나게 된 것이다.
예상대로 1세트에서 TES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날의 핵심 챔피언인 트리스타나를 선택한 TES는 게임을 손쉽게 주도해 나갔다. '티안'의 날카로운 아이번 플레이와 '재키러브'의 안정적인 애쉬 운영으로 우위를 점한 TES는 숨 돌릴 틈 없는 공세를 펼치며 단 22분 만에 경기를 가져갔다.
모든 라인이 침묵한 상황, T1이 ‘페이커’와 ‘오너’가 기지개를 면서 시리즈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다. 2경기, 아리-바이 주도권 조합을 가져온 T1이다. 상대와 연타를 주고받다가 ‘제우스’의 럼블의 궁극기를 활용해 한타 대승을 이끌었고 주도권을 완전히 넘겨받으면서 세트를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3경기 ‘오너’의 니달리가 상대 정글을 휘저으면서 ‘티안’을 틀어막았다. ‘페이커’는 미드에서 아지르 궁극기를 활용한 ‘슈퍼 토스’를 보여주며 ‘크렘’을 잘라냈다. 정글과 미드에서 우위를 점한 T1은 흔들리는 TES를 놓치지 않고 몰아붙여 3세트를 승리로 장식했다.
시리즈 향방을 결정짓는 마지막 세트 T1과 ‘페이커’는 보다 과감한 선택을 내린다. ‘페이커’는 2022 LCK 서머 정규 시즌 이후 한 번도 꺼내지 않았던 챔피언 ‘야스오’를 꺼내 들었다. 이즈리얼, 코르키 그리고 아이번으로 원거리 챔피언 밸류를 높이려던 TES에 제동을 거는 챔피언 픽이다.
이는 지난 29일 KT롤스터와의 경기에서 KT가 브라움으로 T1의 2원 딜러 조합을 무력화시키며 시리즈를 가져갔던 전략과 유사하다. TES 역시 이를 의식한 듯 브라움을 밴 목록에 올렸고, T1은 이에 대응해 자야-라칸 조합으로 교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승리 시리즈마다 상수 역할을 해낸 '케리아'와 '구마유시'의 바텀 듀오가 이번에도 승리를 뒷받침했다.
경기 내용은 T1의 일방적인 승리로 요약된다. 이번 시리즈 승리의 핵심은 정글과 미드였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오너'가 방심한 채 정글에 침입한 '티안'을 제압하며 손쉽게 첫 킬을 따냈고, 이후 지속적인 정글 압박으로 T1이 경기 주도권을 확실히 장악했다.
이후 TES가 유충 한타에서 반격에 나서며 흐름을 끊는 듯했지만, 21분 용 둥지 앞 한타에서 T1의 집중력이 발휘되며 TES를 모두 잡아내며,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T1은 EWC 2024의 초대 챔피언으로 역사에 이름을 새겼고, '페이커'는 파이널 MVP의 영예를 안았다. 빠듯한 일정으로 팀의 역량을 온전히 발휘하기 어려운 대회였음에도 불구하고, T1은 시리즈 마지막 순간까지 놀라운 집중력을 유지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대회 현장에서 '페이커'와 T1에 각인된 승리의 DNA가 다시 한번 빛을 발한 것이다.
한편, EWC 2024는 'LoL' 종목을 비롯해 총 21개 종목에 걸쳐 8월 24일까지 약 두 달간의 대장정을 펼친다. 이번 우승으로 T1과 '페이커'는 상금 40만 달러(한화 약 5억 5,000만 원)와 함께 EWC 클럽 포인트 1,000점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