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유출자 '표로', 일본 닌텐도 내부 관계자인 것으로 드러나
표로 이후에도 이어지는 유출과의 전쟁... "순환은 계속된다"
닌텐도 관련 정보를 유출하던 한 악명 높은 유출자가 다급히 종적을 감췄다. 이유는 그가 스스로 정보의 출처를 탄로했기 때문이었다.
지난 18일 진행된 닌텐도의 온라인 쇼케이스 ‘닌텐도 다이렉트’는 제법 파격적이었다. 기다렸던 닌텐도 스위치 2 소식은 없었지만, 9년 만에 돌아오는 ‘마리오&루이지 RPG’ 시리즈의 최신작에 젤다로 직접 플레이하는 ‘젤다의 전설’, 그리고 무엇보다 2017년 티저 공개 이후 7년 만에 모습을 비친 ‘메트로이드 프라임 4’도 공개됐으니 말이다.
이렇게 중요한 정보들이 공개되기 전엔 보통 유출 소식이 들리기 마련인데, 이번 닌텐도 다이렉트에선 유출된 정보가 일절 없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유출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유출된 정보가 모두 틀렸을 뿐.
닌텐도의 팬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불청객 같은 인물이 한 명 있다. ‘메이드 인 와리오’ 시리즈에 등장한 캐릭터인 ‘표로(Pyoro)’를 프로필로 한 그는 X(前 트위터)에서 닌텐도의 주요 행사 이전에 관련 정보를 유출해 팬들 사이에서 악명이 자자했다.
평소 놀라우리만치 높은 정확도를 자랑했던 그는 이번 닌텐도 다이렉트에 대해 “크게 기대하지 말라”며 자신 있게 공언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이번 닌텐도 다이렉트는 엄청났고, 그의 예측은 빗나갔다.
이에 의구심을 품은 사람들은 어째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조사했다. 이들은 과거 표로가 유출한 모든 정보가 유출 직전 닌텐도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되었음을 발견했으며, 이를 근거로 표로가 닌텐도 웹사이트의 백엔드에 접근할 수 있는 인물임을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
블룸버그 소속 게임 전문 기자 제이슨 슈라이어(Jason Schreier)는 그에게 직접 연락을 취해 정보를 제공한 사람이 일본 닌텐도에서 근무하고 있음을 확인해 이를 보도했다. 그의 기사가 공개되자 표로는 “내 말이 기사에 실릴 줄은 몰랐다”고 말을 남긴채 급히 자신의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한 뒤 종적을 감췄다. 악명 높은 유출자의 다소 우스꽝스러운 결말에 커뮤니티에서는 관련 밈이 쏟아져나왔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이번에 활동을 중단한 유출자가 또 있다는 것이다. 과거 자신을 세가와 스퀘어 에닉스에서 근무했던 일본인 여성이라 소개한 ‘미도리(みどり)’라는 이름의 유출자 역시 최근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이 거짓임을 고백하고 잠적했다. 이 외에도 비슷한 사례가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유출자에 대한 기업의 대응이 강력해졌다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번 닌텐도 다이렉트의 개최 직전 한 커뮤니티에선 ‘에이다웡(AdaWang)’이라는 이용자가 “젤다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게임과 마리오&루이지 시리즈의 신작이 나올 것이다”라고 말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제이슨 슈라이어는 “이 순환은 계속된다(The cycle continues)”라고 말하며, 유출과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암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