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감축, 프로젝트 정리... 게임 업계 위기에도 대작 수요 여전
'붉은사막' 준비하는 펄어비스, AAA 전문 스튜디오 만든 블리자드

지속가능성 모델이 아니라는 지적과 흥행 실패 사례, 유저 기대를 저버린 수많은 경우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제작비와 인력이 들어가는 대규모 게임, AAA 타이틀 제작과 발표에 업계가 술렁인다.

최근 업계는 인력 감축과 프로젝트 정리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이어간다. 다행히 1분기 효율화를 입증하듯 국내 주요 게임사 대부분이 영업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이윽고 업계가 관심을 돌리는 것은 이제 다음에 올 신작 게임이다.

이번 실적 발표 기간 신작 포트폴리오 중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은 오랜 기간 게이머들을 애타게 만든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이다. 

지난 10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펄어비스가 ‘붉은사막’의 8월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게임쇼 게임스컴 유저 시연과 지스타 참여를 예고했다. 지난해 게임 플레이 트레일러와 비공개 시연회 등을 진행한 ‘붉은사막’의 출시일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이 개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도 알렸다. 이와 같은 펄어비스의 발표로 다소 조용할 것으로 예상됐던 국산 AAA급 콘솔 타이틀에 대한 기대감에 다시 한번 불이 올랐다.

해당 발표가 이뤄진 당일 펄어비스의 주가는 장초반 강세를 보이며 20% 가까이 올랐다. AAA 타이틀의 성공과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증명된 셈. 이는 최근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의 성공으로 인한 국산 AAA 콘솔 타이틀 흥행 기대감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는 출시 이후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에서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일본, 프랑스, 브라질 등 8개 국가에서 판매량 기준 1위를 기록하는 등 주목할 만한 글로벌 흥행 성적을 보여줬다.

여기서 시간을 조금 더 뒤로 돌리면 지난해 대한민국게임대상을 거머쥔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 있다. 최근 실적발표에 따르면 네오위즈는 PC 콘솔 게임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59% 증가한 446억 원을 기록했다.

네오위즈는 이와 같은 성장에 ‘P의 거짓’이 “1분기 매출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P의 거짓’은 출시 초기만큼의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판매고를 올리는 중이다. 발표에 따르면 ‘P의 거짓’의 글로벌 누적 유저는 700만 명에 이른다. 웰메이드 게임의 저력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글로벌로 눈을 돌리면 AAA 타이틀 흥행 사례는 아주 많다. 해외 대형 개발사들은 거대 프랜차이즈를 구축하고 이를 이용한 미디어 믹스 사례를 통해 다시 한번 AAA 타이틀의 부활을 꿈꾼다.

지난 17일 블리자드는 내러티브 중심의 AAA 타이틀 제작을 위한 신규 스튜디오 엘스웨어 엔터테인먼트 설립을 발표했다.

올해 1월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 부문 구조조정 여파를 직격으로 받아 AAA 타이틀로 알려진 서바이벌 프로젝트 ‘오디세이’의 개발 취소를 알린 블리자드의 대형 타이틀 준비다. 

최근 탱고 게임 스튜디오, 아케인 스튜디오를 폐쇄하는 등 주요 스튜디오를 과감히 내친 MS가 블리자드에 AAA 타이틀 제작 스튜디오 설립을 내준 행보는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며 글로벌 게임 업계가 술렁였다.

그러나 최근 ‘폴아웃’의 드라마 시리즈 흥행 사례가 보여주듯 AAA 타이틀은 게이머 시장에서 성공적인 반향을 일으키기만 하면 장기흥행 가능성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AAA 타이틀의 흥행은 장기적으로 스튜디오 팬덤을 생성한다. 이를 최근 증명한 국내 스튜디오는 시프트업이다. 시프트업은 콘솔 업계의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스텔라 블레이드'로 글로벌 팬덤 형성에 성공했다.

최근 시프트업은 코스피 상장 증권신고서에서 ‘스텔라 블레이드’의 흥행에 속편은 물론 IP 확장에 2027년까지 66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음을 밝혔다. 글로벌 팬덤을 모은 IP 확장에 자신을 보이는 모습이다. 파급력과 수명 측면에서 웰메이드 대형 타이틀에 더 높은 가치를 쳐줬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다.

아울러 콘솔 게임 진흥이라는 과제를 내세운 문화체육관광부의 게임 산업 진흥과 맞물려 국내 개발사들의 AAA 타이틀 개발 또한 탄력을 받을 것이란 예측도 있다. PC, 모바일 라이브 서비스 중심의 국내 게임 산업 판도에 AAA 타이틀 개발이라는 새로운 주춧돌이 세워졌다.

내러티브 중심의 블록버스터 게임, 그러니까 AAA 타이틀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다. 관건은 게임의 핵심 가치인 '재미'에 충실한 개발 방향성이다.

결국 다시 AAA 타이틀에 눈을 돌리는 게임 업계가 침체를 타개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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