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 보상, 월정액까지 금지하는 파격적 규제에 중국 게임사 '휘청'
"초안에서 의견 청취 후 최종안 조율" 추가 입장 밝혀
중국 시장 사업 지속을 위한 준비... 관건은 최종 규제 수준

초유의 극단적 게임 규제를 발표했던 중국 당국이 업계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시장에 거대한 파장이 몰아닥치자 나타난 변화로 풀이된다. 

발단은 22일 국가신문출판방송총국이 발표한 규정 초안이다. 청소년 게임 문제 해결을 취지로 온라인게임 관리 대책을 발표한 것. 미성년자 뽑기 상품 제공을 비롯해 모든 유저에게 월정액, 배틀패스, 일일 로그인 보상, VIP 혜택, 충전 보너스, 강제 PvP, 거래소 등을 원천 금지하는 강경책이다.

반동은 곧바로 다가왔다. 중국 최대 IT기업 텐센트 주가는 16%, 게임 의존도가 큰 넷이즈는 28%가 폭락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하락세다. 빌리빌리 등 다른 주요 게임사들도 큰 폭으로 떨어지며 중국 게임업계 전역이 휘청였다.

중국은 모바일 게임을 중심으로 수집형 BM이 주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중 대부분의 상품이 원천봉쇄되는 셈이다. 미성년자뿐 아니라 성인 게이머도 큰 규제를 받고, 글로벌 원 빌드 운영 게임도 많은 만큼 총체적인 손실이 예상됐다.

과도한 소비보다 매달 저렴한 지출로 게임을 즐기는 소과금 유저들의 애용 상품이 직격타를 받은 점도 부정적 반응이 나온 이유다. 2019년부터 단계별로 강화된 게임 규제가 지나친 수준에 다다르면서 게임 탄압을 향한 우려도 쏟아졌다. 

2022년 -10%의 역성장으로 주춤했던 중국 게임시장 규모
2022년 -10%의 역성장으로 주춤했던 중국 게임시장 규모

이에 하루가 지난 23일,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홈페이지를 통해 "최종안은 관련 부서 및 기업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보완할 것이며, 업계 의견을 듣기 위해서 초안을 공개한 것"이라고 조정 계획을 밝혔다.

25일에는 자국 내 게임 서비스를 위한 판호도 105종을 대거 발급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파동이 나타나자 실시한 대응으로 보이며, 향후 중국 정부와 게임사들간 어떤 교감이 오갈 것인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특히 정당한 플레이를 규제하는 과도한 항목에 논의가 오갈 전망이다. 월정액과 배틀패스, 출석 보상 및 일일 미션 금지는 무과금이나 적은 과금으로 꾸준히 플레이해 성취감을 보려는 유저들에게 직격탄이다. 과금이 아닌 게임 이용 자체에 대한 손해다.

대부분 모바일 게임에서는 유저 중 8할 이상이 무소과금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영어권 커뮤니티 레딧에서 '원신' 유저들이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완전 무과금 플레이가 약 35%, 공월의 축복(월정액)과 배틀패스만 구매하는 유저가 50%에 달했다.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유저만 조사한 만큼 실제 무소과금 비율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규제는 한국 게임계에도 초미의 관심사다. 최근 중국 시장에 장기적 관점으로 진출한 수집형 게임이 많으며  넥슨, 스마일게이트, 크래프톤 등 중국 시장이 핵심 동력원인 게임사도 다수 있기 때문. 일례로 22일 규제 초안이 알려진 직후 크래프톤 주가는 약 14% 급락했다. 

22일 발표가 초안에 불과하며 최종안을 논의할 것이라는 언급이 나타나자, 업계는 한 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방식은 금물이라는 입장이다. 중국 규제 수준에 대한 주도권은 철저하게 정부에 있다. 지금도 비상식적인 수준의 미성년자 셧다운이 시행되고 있어 초안에서 큰 변경 없이 추진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국내 게임계 관계자는 "저렴하게 많은 유저들을 끌어들이는 BM이 점차 조명되는 분위기에서, 오히려 월정액과 배틀패스 등 소과금 유저 상품을 건드리는 극단적 규제는 중국 시장에서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면서 "과도한 지출만 막는 방향으로 타협이 된다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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