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C 가격 인상에서 점화된 논란, 보이콧으로 이어져
CA, 스팀 내 비판적인 유저 검열 나서... 갈등 고조
[게임플] ‘발더스 게이트 3’와 ‘아머드 코어 6’ 그리고 ‘스타필드’에 이르기까지, 연이은 기대작들의 출시로 게이머들이 때아닌 풍년을 맞았던 시기에 ‘토탈 워’ 시리즈의 팬들은 분노하고 또 낙심했다. 팬들과 개발사의 대립은 더욱 첨예해지고, 이에 지친 유저들은 사랑했던 게임에 등을 돌리고 있다.
이야기에 앞서 ‘토탈 워’라는 작품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토탈 워 시리즈는 개발사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이하 CA)’가 개발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유저는 한 명의 군주로서 병사들과 장군들을 지휘해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실제와 가상을 넘나드는 세계관 속 발생하는 전장과 다양한 영웅과 병종을 활용한 대규모 전면전이 주는 재미는 다른 어떤 게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토탈워 시리즈의 매력이었다. 이러한 독보적인 게임성 덕분에 토탈 워 시리즈는 무려 23년이 넘는 시간 동안 팬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그런데 최근 개발사 CA의 행보가 유저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시작은 ‘토탈 워: 워해머 3’의 신규 DLC 출시 가격이었다. 지난 8월 31일 출시된 DLC ‘변화의 그림자’는 구성에 비해 다른 DLC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출시됐다. 이에 대해 유저들이 불만을 표시하자, CA는 입장문을 게시했다. 여기서 CPO 롭 바르톨로뮤(Rob Bartholomew)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음을 밝히면서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들이 기대하는 콘텐츠를 계속해서 제공하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여기에 CA가 개발 중이던 차기작 ‘하이에나즈’의 개발 취소 소식이 팬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무려 7천만 달러, 한화로 약 950억 이상의 비용이 투입된 프로젝트가 저조한 성적으로 무산되자 팬들은 자신이 투자한 돈이 허망하게 사라진 것에 대해 분노했고, 이어 앞선 CPO의 발언을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더 이상 게임을 개발하지 않겠다”는 협박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결국 시리즈의 오랜 팬들은 CA에 대한 대대적인 보이콧에 나섰다. 최신작 ‘토탈 워: 파라오’를 불매하고, 스팀 내 토탈 워 시리즈에 ‘부정적’ 평가를 남겼다. 덕분에 토탈 워 시리즈의 평가는 나락으로 치달았으며 관련 크리에이터들 역시 비판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자 CA의 대응은 더욱 과격해졌다. CA는 비판의 목소리를 낸 유저들을 “주제에서 벗어나고, 건설적이지 않으며, 특정 개인을 공격하고, 가짜 뉴스를 생산했다”는 이유로 스팀에서 차단하기 시작했다.
한 CA의 개발자는 토탈 워: 워해머 3 스팀 토론장에 “비판은 환영하지만, 커뮤니티에 적대적인 의사가 아닌 그것의 일원이 되고자 하는 의사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토론에 참여할 권리는 단순히 게임에 참여했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건설적이고 사려 깊은 이들에게 주어진 특권이다”라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인기 있는 모드의 개발자들도 스팀 내 활동이 차단되면서 모드의 업데이트가 중단됐고, 피해는 오롯이 유저들이 입게 됐다. 이에 분노한 유저들이 합류하면서 반(反) CA 유저 세력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상태다. 이어지는 갈등에 토탈 워 시리즈에 대한 유저들의 기대는 바닥까지 추락했고, 일각에선 긴 시간 사랑했던 시리즈에 등을 돌리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