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크리틱 점수 민감한 대형 퍼블리셔들… 점수에 따라 인센티브 지급도
점수와 흥행 관련 적다는 연구도… 과도한 줄 세우기 문제 목소리 커져

[게임플] 최근 메타크리틱 점수에 울고 웃는 게임들이 생기고 있다. 특히 대형 퍼블리셔일 수록 메타크리틱 점수에 더욱 민감한 모습이다.

메타크리틱은 2001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점수로 평점을 매긴 리뷰를 집계, 수치화하여 평균 점수로 나타낸다. 게임과 영화, TV 프로 쇼 등의 리뷰를 수집하며 국내에서는 게이머들을 위주로 게임 구매 전 게임에 대해 파악하기 좋은 측정 도구로 여겨져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집계 방식이 다소 다른 오픈크리틱과 ESD 플랫폼 스팀 유저 평가 등이 좋은 소비 척도로 고려되기도 한다. 하지만 커뮤니티와 콘솔 시장의 지역 특성에 따라 서구 시장에서 메타크리틱이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것이 사실이다.

2007년 월스트리트저널은 “높은 점수는 게임 제작자에게도 중요하다(High Scores Matter To Game Makers, Too)”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메타크리틱 점수가 게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다뤘다.

2007년 액티비전이 퍼블리싱한 '스파이더맨 3'는 메타크리틱 PS2 부문에서 50점을 받았고 월스트리트의 재무 분석가들에 의해 주가 하락 요인으로 꼽혔다. 액티비전은 그날 주가가 5% 하락했다. 이후 '바이오쇼크'는 출시 첫날 메타크리틱 97점을 받았고 퍼즐리셔 테이크 투의 주가는 일주일 만에 20% 가까이 급등했다.

당시 기사에 따르면 2005년 액티비전은 이미 소니와 함께 789개 게임에서 비평 점수에 따른 매출 추이를 비교해 둘 사이에 강력한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액티비전은 메타크리틱 점수에 따라 개발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메타크리틱 점수가 유저는 물론 개발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친 것이다.

이와 같은 메타크리틱 점수의 영향은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P의 거짓‘ 메타 크리틱 점수 공개 이후 국내 증권가는 예상 판매치를 하향했다. 해외에서는 베데스다 스튜디오가 ‘스타필드’ 리뷰 카피를 일부 매체에 뒤늦게 제공해 메타크리틱 점수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CDPR의 ‘사이버펑크 2077’ 또한 출시 당시 오픈 크리틱에 의해 리뷰 카피를 제한적으로 배포하고 일부 콘솔에서의 성능 문제를 은폐하려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비판받은 바 있다.

이후 블룸버그의 후속 보도에서 90점 이상의 메타크리틱 점수를 받는 경우 CDPR의 개발자들에게 인센티브가 지급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다시 한번 메타크리틱의 영향력이 확인됐다.

다만 최근 사례들에 따르면 메타크리틱 점수가 실제로 게임의 흥행과 연관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는 측의 의견이 우세한다. 2015년 GDC의 한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연구는 앞선 액티비전의 연구를 반박한다.

당시 강연에 나선 TBA Games 팀은 2012년 Xbox 360 게임 88개와 PS3 게임 80개의 점수를 살펴보고 메타크리틱, 게임 랭킹즈, VG Chartz의 데이터를 수집한 결과 점수가 실제 판매량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가장 최근 ‘호그와트 레거시’의 사례 역시 흥행과 점수와의 상관관계를 반박한다. ‘호그와트 레거시’는 출시 3개월 동안 1,500만 장이라는 높은 판매고를 올렸지만, 메타크리틱 점수는 85점에 그쳤다. 이보다 낮은 77점을 기록한 ‘피파23’은 2022년 출시 첫 주 1,030만 명 플레이어 수를 달성하고 프랜차이즈 최고 판매 기록을 세웠다.

메타크리틱 점수는 소비 판단에 영향을 주는 좋은 측정 도구의 역할을 하지만, 최근 과도한 줄 세우기로 인해 그 의미가 퇴색되고 신뢰도를 잃는 경우가 종종 생기고 있다.

게임의 흥망이 비평과 깊게 연관될수록 업계가 저널리즘에 과도하게 의존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최근 글로벌 게임계에서는 메타크리틱 점수에 과한 의미부여를 하는 것, 이를 마케팅 도구로 사용하는 것 역시 자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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