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출시된 인디 공포 게임 '아이런 렁' 원작
3560만 명이 구독한 유튜버 '마키플라이어', 감독, 각본과 주연 맡아

[게임플] “참신하고, 흥미진진했다. 이 게임을 나를 직접 위협하는 것 대신 얇은 강철 벽 너머에 존재하는 죽음의 존재를 피부로 실감하게 만든다.”

3,56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마키플라이어(Markiplier)’가 이 게임에 남긴 소감이다.

그는 이 게임이 퍽 맘에 들었던 모양이다. 올해 2월 게임의 개발자가 마키플라이어와 함께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이후 지난 15일에 그는 자신의 채널에 짧은 영상 하나를 공개했다. 별을 품은 우주는 핏빛으로 물들고,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피 웅덩이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인간의 모습을 담은 짧은 영상의 정체는 그가 만든 영화 ‘아이언 렁(Iron Lung)’의 트레일러 영상이었다.

아이언 렁은 2022년 출시된 인디 공포 게임이다. 시대에 맞지 않는 조악한 그래픽과 단순하고 반복적인 플레이에도 불구하고 게임은 스팀 유저 중 93%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데, 그 이유는 게임의 내러티브와 여기서 비롯되는 강렬한 분위기 때문이다.

게임은 우주정거장과 그 안의 사람들을 제외한 우주의 모든 존재가 사라진 현상인 ‘조용한 휴거’ 이후, 자원을 찾아 상륙한 미지의 위성을 배경으로 한다. 인간의 혈액이 지표면을 가득 메운 피의 바다가 펼쳐진 이곳에서 한 죄수는 ‘강철 허파’라는 이름의 낡은 잠수정에 몸을 맡긴 채 심해 속을 조사하게 된다. 몸 하나 겨우 누일 수 있는 이 좁은 관(棺) 안에서 그가 마주한 것은 선임자의 말로(末路)와 천천히 다가오는 피할 새 없이 다가오는 차가운 운명뿐이다.

게임의 핵심은 이러한 설정에서 오는 분위기다. 자신을 내친 인류의 것인지, 혹은 그들로부터 해방되겠다는 자신의 것인지 모를 희망 하나로 주인공은 이 덧없는 여정을 이어간다. 얇은 강철 벽 너머엔 언제든 자신을 삼킬 수 있는 죽음이 도사리고 있지만, 낡은 잠수정 속에 갇힌 주인공은 턱없이 무력하다. 이 무력한 희망과 압도적인 절망의 대조가 모니터 뒤 유저들의 간담을 서늘케 한 것이다.

이러한 게임의 매력에 깊이 매료된 마키플라이어는 직접 메가폰을 들고 영화 제작에 나섰다. 작중 배경부터 결말까지 모든 것을 열어둔 게임의 이야기에 살을 붙이고, 그 이야기를 풀어가는 주연까지 맡았다. 그의 도전엔 동료 유튜버 잭셉틱아이(Jacksepticeye)와 미스터비스트(MrBeast)도 함께 했다.

다소 무모해 보이는 도전이지만 사실 그는 앞서 유튜브와 협력해 ‘마키플라이어의 습격(A Heist with Markiplier)’ 등 여러 인터랙티브 영화의 감독 및 각본을 맡은 바 있다. 해당 작품에서 그는 특유의 익살맞은 연기와 유튜브를 활용한 독특한 구성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영화는 현재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도 개봉 소식을 전한 공포 게임 원작 영화 ‘프레디의 피자가게’와 함께 할로윈 시즌을 겨냥해 개봉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키플라이어의 팬들은 그의 도전을 응원하며, 이를 시작으로 더욱 다양하고 훌륭한 게임 원작 영화가 개봉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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