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컬 아일랜드', '반지의 제왕: 골룸'과 함께 올해 최악의 게임 후보 선정
당시 개발진, "부족한 개발 기간과 지원으로 역량 발휘 못 했다" 주장

 

[게임플] ‘반지의 제왕: 골룸’에 이어 또 다른 영화 원작 기반 게임이 올해 최악의 게임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1933년 개봉한 전설적인 괴수 영화 ‘킹콩’을 원작으로 한 ‘스컬 아일랜드: 라이즈 오브 콩(이하 스컬 아일랜드)’이 바로 그것이다.

게임을 소개하기 위해 한 평론가의 리뷰를 인용하자면, “스컬 아일랜드는 조악하고 버그로 가득 찼으며,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루하다.” 무지성적인 전투와 의미 없는 플랫폼 스타일에선 새로운 시도를 조금도 찾아볼 수 없으며, 어떻게 해야 킹콩을 거대한 유인원으로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조차 하지 않은 것 같다고 평론가는 말을 덧붙였다.

이 같은 악평은 평론가에서 그치지 않았다. 스컬 아일랜드의 스팀 내 유저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 등급을 기록했으며, 메타크리틱에서 집계한 내 유저 평점은 10점 만점에 3.7점에 달했다. SNS에선 게임의 조악함을 여실히 드러내는 영상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여러 매체에서도 스컬 아일랜드를 ‘반지의 제왕: 골룸’과 함께 올해 최악의 게임 후보로 선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토록 게임이 엉망으로 출시된 것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 22일 미국의 IT 전문 매체 ‘더 버지’는 스컬 아일랜드의 개발 기간이 고작 1년밖에 주어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개발사 이구아나 비는 칠레에 위치한 소규모 개발사로, 유통사 게임밀과 수 차례 협업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개발진들은 작년 6월부터 올해 6월 2일까지 허락된 개발 기간 동안 프로젝트에 대한 제한된 정보로 게임을 개발해야 했으며, 재정적 지원 역시 부족해 유능한 개발자가 퇴사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이를 ‘지독한 악순환’이라 표현했다. 소규모 개발사는 자체적인 게임을 만들고 싶어도 자금이 부족해 만들지 못한다. 자금 조달을 위해 유통사와 협력하면 유통사는 라이선스 기반 게임 개발을 요구한다. 그렇게 라이선스 기반 게임을 만들면 포트폴리오엔 라이선스 기반 게임만 남고, 결국 더 많은 라이선스 기반 게임을 만들려는 유통사만 개발사에 접근한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특히 라이선스 기반 게임의 경우, 라이선스 활용 가능 기간이 제한되기 때문에 개발 기간 역시 한정된다. 이로 인해 인력 조정 또는 개발 방향 변경 같은 약간의 변화도 치명적인 문제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가혹한 업무 환경 속에서도 개발자들은 생계를 위해 유통사가 정해 놓은 개발 기간에 맞춰 게임을 출시할 수밖에 없으며, 그렇게 탄생한 것이 스컬 아일랜드라는 것이다.

1980년대 북미 게임 산업의 몰락을 의미하는 '아타리 쇼크'를 야기한 아타리 2600용 'E.T.'
1980년대 북미 게임 산업의 몰락을 의미하는 '아타리 쇼크'를 야기한 아타리 2600용 'E.T.'

이와 같은 라이선스 기반 게임의 ‘지독한 악순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반지의 제왕: 골룸(이하 골룸)’의 개발 과정에서도 이와 동일한 문제가 발생했으며, 과거 1980년대 ‘아타리 쇼크’를 일으켰던 아타리 2600용 ‘E.T.’ 역시 촉박한 개발 기간으로 악명이 자자하다. 이와 같은 라이선스 기반 게임의 실패 사례는 이것이 가진 문제점과 그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을 명백히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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