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월량 "모험하는 맛 엄청나... '젤다'와 GOTY 경쟁할 수준" 극찬도 
CRPG는 보는 맛 없다는 선입견, 순수 재미로 돌파

[게임플] "생각보다 많이 재미있는데요? 앞으로도 계속 할게요."

'발더스 게이트 3'가 전 세계 게이머 사이에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장르와 언어의 한계, 실황 방송 한계가 있다는 선입견을 깨고 입소문이 퍼져나가고 있다.

발더스 게이트 3는 23년 만에 돌아온 시리즈 후속작으로, 라리안 스튜디오가 던전 앤 드래곤(D&D) 룰을 기반으로 개발한 CRPG다. 약 3년 동안 얼리액세스를 거쳐 8월 4일 출시했으며, 스팀 동시접속 최대 81만 명과 압도적 긍정 평가가 더해져 화제가 됐다.

TRPG를 비디오 게임으로 옮긴 CRPG는 방송에서 끝까지 플레이하기 매우 나쁜 장르로 꼽힌다. 플레이 100시간은 당연히 넘길 만큼 볼륨이 방대하고 템포가 느긋하다. 연출이 현대 AAA급 게임처럼 화려한 것도 아니다. 텍스트가 많고 꾸준히 보지 않으면 내용 이해가 힘들어 시청자 입장에서 인기가 적은 것은 당연하다. 

발더스 게이트 3가 공식 한국어 지원이 없는 것도 큰 단점이다. 유저들이 비영리적으로 제작 중인 아마추어 패치가 진행 중이지만, 방대한 텍스트로 인해 완성본은 시간이 걸린다. 얼리액세스 부분을 제외하면 대부분 챗GPT를 활용한 AI 번역 단계다. 

기자 역시 최근 업무 외 시간을 '발더스 게이트 3'에 불태우는 중
기자 역시 최근 업무 외 시간을 '발더스 게이트 3'에 불태우는 중

이런 난관에도 불구하고, 취향이 맞을 경우 가장 빠져들 수 있는 장르이기도 하다. 쉐리, 칸데르니아 등 종합 게임 전문 방송인들은 정식 출시와 함께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그 과정에서 입소문이 퍼졌고, 일반 게이머 사이에서도 게임을 향한 극찬이 쏟아지면서 방송 플레이는 조금씩 늘었다. 

대형 게임 방송 가운데서도 특히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풍월량과 서새봄이다. 대형 신작이라는 차원에서 가볍게 맛만 보기로 시작했으나, 시작과 동시에 열 시간 넘게 쉬지 않고 몰입하면서 다음 날 또 실행 버튼을 누르는 마성을 보여준다.

풍월량은 '찍먹' 정도 할 가능성이 높다며 가볍게 플레이를 시작했다. 하지만 게임에 푹 빠지며 10시간 넘게 플레이했고, 다음 날도 발더스 게이트 3만 10시간을 넘기면서 앞으로 매일 꾸준히 하겠다고 밝혔다. 주인공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 본인과 매우 비슷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원래 CRPG 거의 하지 않는데, 이건 정말 너무 잘 만들었다"고 연신 말하면서 "오랜만에 모험하는 맛이 나면서 너무 재미있고, 지금까지 느낌은 '젤다의 전설' 급으로 올해의 게임(GOTY) 경쟁할 수준"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서새봄 역시 살짝 맛만 보고 다른 게임을 하겠다며 시작했다가, 그날 방송 끝까지 발더스 게이트 3를 플레이하다가 다음 날에도 게임을 이어나갔다. 또 본인이 재미있게 즐겼던 '위쳐 3' 만큼의 재미냐는 시청자 질문에 "지금으로서는 그런 것 같다"며 추천하는 반응을 보였다. 

"사실상 본인을 이세계로 옮겼다"고 반응 나오는 풍월량의 주인공 캐릭터(화면: FULL월량 유튜브)
"사실상 본인을 이세계로 옮겼다"고 반응 나오는 풍월량의 주인공 캐릭터(화면: FULL월량 유튜브)

방송을 보고 게임을 구매했다는 시청자들의 반응도 이어진다. 캐릭터 메이킹부터 시작해 스토리와 전투에서 자유도가 매우 높고, 동료 편성도 다양하게 가능해서 나만의 플레이를 펼치기 쉽다는 장점이 구매욕을 자극하는 분위기다. 

시청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긴 템포의 대작은 진도를 조금만 나가면 조회수나 댓글 등 화제성 급감이 보통이다. 하지만 "보는 맛은 없을 줄 알았는데 그냥 게임이 너무 재미있다", "볼륨이 하도 커서 천천히 직접 하다 보면 한글패치 완성이 더 빠르겠다" 등의 평가가 공감을 얻는다.

아직 발더스 게이트 3를 플레이한 방송의 숫자 자체는 많지 않다. 사전 정보에서 방송 유인을 얻을 만한 매력은 많지 않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플레이한 스트리머마다 극찬을 아끼지 않고 수십 시간을 빠져드는 현상은 의미 있게 해석된다.

게이머와 방송 시청자에게 모두 좋은 반응이 퍼지면서 흥행 선순환은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게임 순수 재미와 완성도에서 엄청난 '체급'을 보여주는 발더스 게이트 3의 약진에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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