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터, 입사 전 '한남충' 등 남성혐오 표현 리트윗 흔적 발견
"수 차례 주의시킨 사내 규칙 위반, 회사 크레딧과 연결된 SNS 논란 안 돼"
"혐오에 따른 합당한 대처" vs "사상검증이자 부당해고" 대립
[게임플] '림버스 컴퍼니' 개발사 프로젝트문이 최근 불거진 운영 불만에 대대적인 개선을 약속했다. 한편 과거 SNS 행적이 불거진 직원은 계약을 종료하고 더 이상 작업물을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림버스 컴퍼니는 올해 2월 PC 스팀과 모바일에서 출시된 잔혹 수집형 RPG다. '로보토미 코퍼레이션' 등 전작들의 잔인한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계승했으며, 독특한 캐릭터와 스토리 등 차별화된 매력으로 인해 국내외에서 강력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불만이 제기된 것은 이달 13일과 20일 업데이트였다. 4동기화 업데이트 이후 캐릭터별 출시 로테이션이 편향됐다는 지적과 함께, 통보 없는 잠수함 너프 등 소통 부재로 인해 많은 유저들이 손해를 본 것이 이유다. 한켠에서는 신규 인격의 극단적 노출도 차이로 인해 여성 캐릭터만 검열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여기에 25일, 스토리 담당 일러스트레이터의 과거 SNS 사용 이력이 발견되면서 논란은 더욱 퍼졌다. 2017년 전후로 각종 여성주의 트윗 인용과 함께 '냄져', '한남충' 등 남성혐오적 표현이 들어간 글을 리트윗했다는 증거가 드러난 것.
프로젝트문 입사 후 해당 글들은 삭제됐으나, 포탈 흔적을 통해 남은 메시지들이 떠돌면서 해당 일러스트레이터의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림버스 컴퍼니 평점은 하루 사이에 4점대에서 1점대로 급락했다.
또한 유저 중 일부가 프로젝트문 사무실에 갑자기 찾아가 대화를 요구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해당 유저들은 대표가 출장으로 인해 부재중이었으며, 팀장급 직원들과 대화를 가진 뒤 돌아갔다고 전했다.
26일 0시, 김지훈 프로젝트문 대표 겸 디렉터는 림버스 컴퍼니 계정을 통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전일 운영 이슈에 대한 대응 이후 하루가 채 되지 않아 일러스트레이터 논란에 대응한 것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 업데이트 예정인 5장부터 이 담당자의 작업물을 게임에 포함하지 않으며, 근무 계약 역시 종료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전 스토리 관련 작업물은 남기되, 메인 UI에서 보이는 이미지는 시간을 들여 교체해나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결정 근거는 회사 초창기부터 공지해온 원칙에 따른 것이다. 프로젝트문은 직원 개인 특정 사상이나 SNS 활동에 별도의 개입과 질문, 추적 등의 사상검증적 행위를 하지 않았다. 다만 "어떤 의견 표출을 하더라도 상관 없으나, 사회적 논란이 생길 여지가 있는 SNS 계정이 회사와 연관될 가능성만큼은 없애 달라"는 점을 누누히 부탁했다는 것.
김 대표는 "이러한 주의는 사내 메신저 공지로 수 차례, 구두로도 잦은 빈도로 직원들에게 말해왔다"면서 "현재 논란이 된 담당자는 게임 크레딧에 개인 SNS 계정 닉네임으로 게재가 된 상태였고, 사내 규칙 위반이 발생한 건이기에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온전히 프로젝트문 콘텐츠를 즐기고 싶었던 유저분들이 많은 염려와 실망을 느끼게 해드려 죄송하다"면서 "다시 한번 팀원들에게 개인이 어떤 SNS 활동을 해도 관여하지 않겠지만, 회사와는 연결되지 않도록 당부를 드리고 조심하겠다"고 밝혔다.
대형 게임 커뮤니티 유저들은 빠르고 명확한 대처에 반가움을 표했다. 특히 초창기부터 명시해온 사내 원칙상 크레딧에 실린 계정으로 혐오 표현을 해서는 안 됐다는 반응이다. 림버스 컴퍼니 플레이스토어 평점은 26일 오전 11시 현재 3.4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트위터를 비롯해 또다른 국내외 커뮤니티에서는 "예전에 삭제한 입사 전 행동으로 사내 규칙을 적용하는 것은 부당해고 아니냐" 등의 이유로 항의를 표출하고 있어, 사건을 둘러싼 갑론을박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