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6일 업데이트로 컬래버에 대한 높은 이해도 보여줘

[게임플] 지난 6일, 리니지W에 흥미로운 업데이트가 적용됐다. 지난해 엔씨소프트가 예고했던 일본 유명 만화 ‘베르세르크'와의 컬래버레이션이 7개월 만에 공개된 것이다. 

두 IP의 결합은 업데이트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리니지 시리즈는 모바일 버전 출시 이후 국내 매출순위 최상위권을 놓치지 않은 엔씨소프트의 대표 IP다. 베르세르크 또한 글로벌 누계 발행 부수 5,000만 부 이상을 기록,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대형 IP다. 

하지만 두 IP의 색채가 뚜렷한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게임과 만화, 애니메이션의 결합은 흔한 조합이다. 그동안 많은 게임들이 시도했고 긍정적인 반응과 성과를 거두었다. 반대로 역효과를 낳았던 케이스도 있었다. 컬레버 콘텐츠의 낮은 퀄리티, IP의 특징을 이해하지 못한 컬래버 방향성은 오히려 유저와 독자의 혹평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리니지와 베르세르크의 만남이다. PC게임 시절부터 축적된 세계관과 게임의 분위기, 콘텐츠는 ‘리니지 라이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개성이 뚜렷하다. 베르세르크 역시 특유의 작화와 연출, 다크 판타지 세계관으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강렬한 개성을 가진 두 IP간의 결합이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가 관건이었다. 

이번 업데이트의 의의는 컬래버에 대한 엔씨소프트의 자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데 있다. 엔씨소프트는 베르세르크 전체를 게임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데 집중했다. 관련 캐릭터를 변신으로 구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배경과 분위기 등 작품의 특징 또한 표현하려 노력했다. 

컬래버 배경인 ‘차원의 틈새’의 전경과 캐릭터의 움직임은 고증을 향한 개발진의 집착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차원의 틈새는 카툰 렌더링으로 리니지W의 디테일한 배경과 베르세르크의 절망 코드를 독특한 분위기로 담아냈다. 세르피코, 이시도르, 가츠 등의 캐릭터 역시 작품을 모르는 유저라도 외형과 애니메이션, 이펙트에서 원작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인물의 특징을 명확하게 담고 있다. 

특히, 두 세계관을 융합하는 방법이 자연스럽다. 어느 하나 과하게 개성을 드러내지 않는다. 새로운 스토리를 억지로 욱여넣기보다 차원의 틈새라는 절충안으로 컬래버 콘텐츠를 풀어냈다. 

엔씨소프트가 밝힌 바에 따르면 리니지W와 베르세르크의 컬래버가 마냥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두 세계를 엮은 새로운 이야기를 창작하려 했으나, 논의 끝에 폐기했다. 베르세르크의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유저가 주도적으로 움직이고 엑시드와 시르케가 조력자로 등장하는 컬래버 퀘스트가 탄생했다. 

고증과 더불어, IP를 존중하는 엔씨소프트의 자세는 다음 컬래버를 향한 기대로 이어진다. 컬래버는 IP간의 밸런스가 중요한 작업이다. 어느 한 쪽에 치중하면 반대쪽 IP의 개성이 먹혀버린다. 이는 베르세르크 IP와의 컬래버에서 가장 우려됐던 부분이었는데, 엔씨소프트가 원작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여주면서 우려를 기대감으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다음 컬래버 IP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모은다. 리니지W의 가장 큰 특징은 글로벌 커뮤니티다. 베르세르크 또한 글로벌 유저들에게 매력을 어필하기 위해 선택한 글로벌 IP다. 향후에도 글로벌 IP와의 연계를 약속했고 올해 4분기 리니지W 2권역(미국/유럽) 출시를 예고한 만큼 어떤 새로운 IP로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릴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송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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