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지스타 엔씨 부스에서 진행한 '이성구' 총괄 PD 인터뷰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13일 지스타 2025 개막과 동시에 신작 MMORPG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를 공개하며 국내외 게이머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원작 ‘호라이즌’ 시리즈가 세계적인 팬덤을 보유한 IP인 만큼, 모바일과 PC 기반 MMORPG로 확장된 이번 프로젝트는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특히 함께 공개된 트레일러에서는 풍부해진 액션과, 파티 플레이 등이 확인되며 기대감을 키웠다. 원작의 세계관을 유지하면서도, MMO 장르에 맞춘 오픈월드 설계와 커스터마이징 시스템, 새로운 액션을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13일 지스타 오프닝 세션을 통한 최초 발표에 이어, 14일 엔씨 지스타 부스에서는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를 총괄한 이성구 PD로부터 개발 과정 전반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다음은 이성구 총괄 PD와의 일문일답이다.
Q. 모바일과 PC로 출시 예정인데, 콘솔 확장 계획은 없는지?
원작 IP가 콘솔이다 보니, 소니 측에서는 모바일과 PC 쪽으로 영역을 확장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있었다. 다만, 개발하면서 콘솔도 안 나갈 이유는 없지 않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어제 발표를 하고 해외 매체들과 이야기해 보니 PS5로 왜 안 나오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소니와도 콘솔 쪽으로 진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Q. 내년 게임스컴에서 시연 계획이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최초 공개 후 9개월만인데, 개발 진척이 상당히 빨라 보이는데?
개발 속도는 빠른 편이고, 실제 연수로 따지면 3년 조금 넘은 기간 동안 만들었다. 마일스톤을 넘어갈 때 폐기되거나 돌아가는 상황 없이 잘 가고 있는 것이 크다. 게임스컴과 CBT를 통해 유저들의 반응을 보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Q. 트레일러에서 새로운 액션이 많이 보인다. 특히 대검 등 근접무기 중심의 전투가 눈에 띄는데, 이런 변화는 어떻게 기획됐는지?
처음부터 가장 크게 고민한 부분이 바로 그 지점이었다. 원작은 기본적으로 TPS 기반이면서 활 중심의 전투가 핵심인데, 그대로는 MMO로 확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근접과 원거리 무기 비중을 5:5 정도로 재설계했다. 무기도 굉장히 많고, 근접 6종, 원거리 6종, 총 12종을 자유롭게 스왑하면서 전투하는 구조다. 무기를 바꿀 때마다 스킬과 액션 또한 함께 변한다.
Q. 이성구 총괄 PD는 리니지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이번 프로젝트와 갭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런 시선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지?
맞는 말이다. 리니지로 많이 알려졌지만, 리니지 이전에도 다양한 게임을 개발해 왔고 지금도 여러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장르마다 맞는 방식이 있고 철학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NC 내부에서도 콘솔 스타일의 게임을 만들고 싶어서 모인 인력들이 중심이다. 그래서 액션이나 전체적인 색깔도 그런 쪽을 지향하고 있다.
Q. 원작에서 MMO로 확장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원작은 특정 공간에서 제한적으로 플레이하는 구조인데, MMO는 훨씬 넓은 맵, 그리고 그 안에서 여러 플레이어가 동시에 움직이는 환경이 필요하다. 그래서 오픈월드로 구축하는 작업이 큰 도전이었다.
Q. NC 게임들은 PvP 이미지가 강한데,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에도 PvP 요소가 있는지?
PvP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전체 방향성은 PvE 중심이다. 엔씨가 PvP를 잘 만드는 회사지만, 시장 흐름이나 글로벌 유저 성향을 봤을 때 지금은 협력 중심의 플레이가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PvP는 리니지에서 보여드리면 된다.
업계에서 ‘모든 게임을 리니지화한다’는 말이 많았는데, 그 부분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도, 아이온2도 5년 전부터 이미 리니지로부터 벗어나려는 시도 속에서 시작된 게임들이다.
Q. 발표나 트레일러에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강조했는데, 이유가 있는지?
원작의 주인공 에일로이를 정말 좋아하지만, MMO에서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드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아이온2 팀의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에서 자극을 받기도 했다. 아이온2의 커스터마이징은 정점이라고 할 만큼 훌륭하다.
다만 방향성은 조금 다르다. 아이온2가 아이돌 같은 느낌이라면, 저희는 모아나나 라푼젤 같은 느낌이다. 물론 예쁘게도, 다소 투박하게도 만들 수 있지만 전체적인 결은 그런 느낌이다.
Q. 공개 직후 국내 및 해외 반응은 어땠는지?
좋아하시는 분도 있고, 믿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었다. 예상했던 반응인데, 제가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게임으로 보여드리면 된다고 생각한다.
해외 반응은 특히 많았는데, 모바일이라 싫다거나 왜 플스로 안 나오냐는 반응도 많았다. 이게 모바일에서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을 품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도 기분이 좋았던 것은, 한 유저가 액션이 좋아 보인다고 쓴 걸 보고 힘을 얻었다.
Q. 향후 정보 공개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아이온2처럼 방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해외는 현지 커뮤니티 매니저를 통해서, 국내는 개발자가 직접 소통하는 방식이 될 것 같다. 아마 내년 초부터 시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