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게임컴퍼니 게임 'Sky - 빛의 아이들' 세계관의 뒷이야기
유이 타나베 "팬들에 보답하기 위해 만든 애니메이션"

“빛은 나눌수록 강해진다.”

댓게임컴퍼니가 선보인 ‘SKY: 두 개의 불씨 - 파트1’은 게임 ‘SKY - 빛의 아이들’ 세계관의 과거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신작 애니메이션이다. 게임과 마찬가지로, 무언 형식으로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언어의 장벽 없이 감각적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대사나 내레이션 없이 표정과 행동, 음악만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화면 위에서는 상실과 회복을 경험하는 인물들의 미묘한 눈빛 변화와 움직임, 그리고 이를 감싸는 서정적인 음악이 교차하며 서사가 흘러간다. 또한 빛을 나누는 과정에서 발견되는 인간의 가능성, 연결의 힘을 아름답게 묘사한다. 언어와 문화, 국경의 경계를 넘어 누구나 자신의 경험을 투영해 해석할 수 있는 이야기다.

댓게임컴퍼니는 8월 11일, 미디어를 대상으로 ‘SKY: 두 개의 불씨 - 파트1’ 시사회를 진행했다. 이후 인터뷰에서는 애니메이션의 시각적 방향을 이끈 아트 디렉터 ‘세실 킴’과 비주얼 리드 ‘유이 타나베’를 만났다. 두 사람은 어떻게 이 무언 애니메이션이 탄생했는지, 그리고 어떤 감정과 메시지를 화면 속에 담아내려 했는지를 직접 들려주었다.

왼쪽부터 '세실 킴' 아트 디렉터, '유이 타나베' 비주얼 리드
왼쪽부터 '세실 킴' 아트 디렉터, '유이 타나베' 비주얼 리드

Q. ‘두 개의 불씨 - 파트1’을 제작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세실 킴: '저니' 이후 'Sky - 빛의 아이들' 출시까지 7년이 걸렸다. 그 사이 게임 안의 요소를 준비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예를 들어 크리스탈 마운틴, 지식의 도서관 같은 레벨과 오브젝트에는 다 의미가 있는데, 게임 속에서는 이를 충분히 설명할 기회가 없었다. 컷신이나 영상 연출이 많지 않다 보니 팬분들도 궁금해했고, 우리 역시 부족함을 느꼈다. 스토리텔러로서 이런 부분을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줘야겠다고 판단했다.

또 개인적으로도 애니메이션 제작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게임 아트와 애니메이션은 겹치는 부분이 많아 항상 시도해보고 싶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팬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을 뿐 아니라, 회사 내부에서도 개발팀이 애니메이션 과정을 지켜보며 많은 아이디어를 얻는 등 좋은 시너지가 났다.

유이 타나베: 애니메이션을 만든 가장 큰 이유는 팬분들께 보답하기 위해서다. 게임에서 다 보여드리지 못한 세계관의 뒷이야기를 전하고, Sky의 매력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도록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Q. 이 작품이 Sky 세계관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세실 킴: Sky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양초를 나누는 행위’다. 회사의 철학은 게임을 통해 더 나은 인간관계를 유도하는 것이었고, 언젠가는 게임이 예술작품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애니메이션은 그런 철학을 더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기회다. 기존 게임의 형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도,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Q. 영상과 음악만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무언 형식을 택한 이유와, 제작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유이 타나베: ‘스카이 - 빛의 아이들’ 게임 자체가 언어를 배제하고 만든 게임이다. 젠더나 국가, 언어 등의 설정 없이 누구나 깨끗하게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했기 때문에, 애니메이션도 그 연장선에서 대사를 넣지 않았다.

테스트 과정에서 목소리를 넣어봤지만 '스카이'스럽지 않다는 느낌이 강했다. 팬들이 애니메이션을 봤을 때 게임 세계의 일부처럼 느끼길 바랐다. 제작 중 어려움도 많았지만, 스튜디오를 직접 방문해 긴밀히 소통하며 해결했다.

세실 킴: 무언 형식에서는 눈 모양, 몸짓, 사운드 같은 디테일이 더 돋보인다. 그래서 음악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Q. 게임에서도 비언어적 표현이 중심인데, 애니메이션에서 이를 유지하며 스토리를 전달하기 위해 어떤 고민이 있었나?

유이 타나베: 게임에서 캐릭터는 가면을 쓰고 있고, 크리처는 눈이 없어 감정 표현에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가면은 Sky에서 플레이어의 개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다. 그래서 애니메이션에서도 같은 설정을 유지했고, 스튜디오 방문을 통해 ‘가면을 쓴 캐릭터’가 아니라 ‘가면이 곧 캐릭터’라는 개념을 공유하며 몰입감을 높였다.

 

Q. Sky 세계관과 철학을 담아내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쓴 연출 포인트는?

세실 킴: 애니메이션의 시간대는 게임보다 과거다. 게임 속 세계는 이미 문명이 사라진 상태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그 이전의 모습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시즌을 거치며 공개했던 수백 개의 캐릭터들이 과거에 어떻게 살아갔는지를 담고자 했다.

또 직원들에게 댓게임컴퍼니를 표현하는 단어를 물어봤을 때 ‘연민’이 가장 많았다. 주변 사람들이 힘들 때 이해해주고 나누는 연민, 그리고 과거의 Sky를 보여주는 것, 이 두 가지가 제작 철학의 중심이었다.

 

Q. 앞으로 공개될 파트2나 새 시즌에서 팬들이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이야기나 콘텐츠는 무엇인가?

세실 킴: Sky는 플레이어 중심이라 NPC가 적고 다소 공허한 느낌이 있다. 이번 애니메이션에서는 북적이는 시장 장면을 구현했고, 이를 게임에도 반영했다. 개발팀도 즐겁게 협업 시즌을 제작하면서 큰 시너지가 났다. 파트2 역시 콜라보레이션 형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유이 타나베: 애니메이션 속 분위기를 현재 게임에서 시즌 콘텐츠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매너티 같은 크리처도 애니메이션을 위해 제작됐고, 애니메이션에 시장이 활기차고 북적이는 씬도 개발팀에 영향을 줘서 게임 내 NPC들이 더 자연스럽고 생동감있게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영감을 주었다. 앞으로의 콘텐츠 제작에도 이런 경험이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향후 게임에 추가하고 싶은 맵이나 디자인 테마가 있다면?

세실 킴: 유저들이 친구들을 만나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유 공간을 넓히려고 한다. 자연과 관련된 요소도 더하고, 매너티처럼 동반자와 함께하는 콘텐츠도 구상하고 있다.

유이 타나베: 플레이어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늘리려고 한다. 아트팀은 항상 새로운 생태계, 크리처, 환경을 탐색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

Q. 매너티가 이후 시즌에서 부활할 가능성이 있는지?

세실 킴: 팬분들도 매너티 부활을 많이 요청하지만, 아직 예정에는 없다. 이별은 이별로 남겨두는 것이 좋다.

유이 타나베: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영화에 반영된 부분이라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Q. 음악은 따로 작곡했는지? OST 앨범 출시 계획은?

세실 킴: 게임은 날아다니면서 밝은 분위기라면, 애니메이션 음악은 감정선을 섬세하게 전달하는 데 집중해야 하므로 다른 음악 디렉터와 함께했다. OST는 이미 스포티파이와 유튜브뮤직 등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만나볼 수 있다.

 

Q. 멸망 이후의 세계를 다뤘다고 했는데, 어떤 점에서 희망적이라고 할 수 있는지?

세실 킴: 영화가 다소 어둡게 느껴질 수 있지만, 아이의 상황을 이해하고, 감정을 느끼면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아픈 동물을 돌보고, 스스로 빛을 나누는 모습이 희망의 메시지다.

 

Q. 파트2에서도 메인 캐릭터는 같은지?

유이 타나베: 파트2는 파트1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내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혀 다른 이야기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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