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동안 60% 상승, 구조 개편과 신작 퀄리티와 외부 호재

엔씨소프트가 마침내 침묵을 깬다.

올해 초까지 수렁에 빠졌던 엔씨 주식이 반등을 거듭하고 있다. 15일 종가 기준 엔씨 주가는 21만 4천 원으로, 3개월 전에 비해 60% 가량 올랐다. 100만원 이상을 호가하던 2021년에 비하면 갈 길이 멀지만, 당시 코로나19 영향과 '리니지라이크' 광풍이 겹친 특수 사례와 비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핵심 이유는 국내 증시 전체 호황이다. 코스피 지수는 올해 4월을 기점으로 급등을 반복했으며, 현재까지 매일 연고점을 새로 쓰면서 투자 열풍에 불을 붙인다. 다만 엔씨에 쏠린 투자 흐름은 그중에서도 견고하다. 

엔씨는 주 단위로 한 번의 하락세 없이 최근 3개월 상승장을 이끌고 나갔다. 게임주는 코스피 대세와 어긋나는 경우가 많은 종목이다. 타 게임 상장사들과 비교해도 상승률은 유독 높다. 수년 동안 뚜렷한 신규 흥행작이 없었는데도 발생한 현상이다. 

■ 조직이 건강해졌다

가장 큰 이유는 내부에서 나타난 개발 체질 개선이 꼽힌다. 엔씨는 2024년부터 전사적 조직 효율화를 내세우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5천 명 가까웠던 임직원 중 약 900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 4개 자회사도 추가 분사하면서 본사 인원은 3,100명 가량으로 줄었다.

신작 개발 구조도 최적화했다. 복잡한 경영진 승인 구조를 거쳐야 프로젝트 수립이 가능했던 과거와 달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면 빠르게 반영이 가능하도록 의사결정 구조를 바꿨다. 지나치게 비대한 몸집도 효율적으로 바꾸면서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앞으로 재무재표가 건강해질 가능성 역시 크게 올랐다.

■ '아이온2', 도전적인 시도와 퀄리티 관심

신작을 통해 나오기 시작할 결과물이 구조 개편의 평가를 가늠한다. 그 결과물이 처음 궤도에 오르는 것이 '아이온2'다.

'아이온'은 '리니지' IP 다음으로 국내에서 대중적 성과를 얻은 MMORPG다. 반면 그동안 섣불리 확장을 시도하지 않고 아껴준 카드이기도 하다. 첫 쇼케이스부터 폭발적인 화제를 끌었고, 오직 수동 조작뿐이라는 파격적 발표 내용도 엔씨가 달라졌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포커스 그룹 테스트(FGT) 반응도 예상을 뛰어넘는 호평으로 가득하다. 테스트를 마치고 온 유저들은 "리니지라이크와 완전히 다른 장르이며, PC 기준 그래픽과 연출이 기대 이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UI가 모바일 중심인 점이 아쉽지만, 이 역시 개발진이 전면 개선 계획을 밝혔다는 후문이다.

높은 퀄리티와 수동 액션 중심은 모바일보다 PC 플레이를 유도하는 그림이다. 엔씨가 과거 자부해온 PC 플랫폼 중심의 MMORPG에서 부활을 노리기 충분한 환경으로 꼽힌다. 연내 출시 후 결과에 따라 엔씨의 전성기를 다시 열어젖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RTS 장르 도전을 앞두고 있는 '택탄'
RTS 장르 도전을 앞두고 있는 '택탄'

■ 판호 문 열리고, 다양한 장르가 열린다

조금씩 문이 열리기 시작한 중국 시장도 호재다. 한국 게임, 그중에서도 엔씨 게임들에게 유독 굳게 닫혔던 판호가 '리니지M'과 '리니지2M'에 연이어 발급됐다. 오랜 시간 시장 판도가 바뀌면서 성공 여부는 예상하기 어려우나, 가능성이 열렸다는 사실만으로 가치 평가는 계속 오른다.

업계에 따르면 SF 슈팅 게임 'LLL', 실시간 전략 게임 '택탄'도 개발 진척이 유의미하게 이루어졌다. 퍼블리싱을 맡은 서브컬처 게임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 역시 글로벌 게임쇼에서 호평을 받고 있어 새로운 영역 개척의 첨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고점은 아직 오지 않았다. 엔씨의 최대 잠재력은 '아이온2' 출시 이후에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이후 뉴노멀 시대가 찾아온 게임계에서, 엔씨의 뉴노멀이 어느 지점을 향할지에 기대감이 솟고 있다.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