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한 초기 대응, 너무 길었던 침묵, 구체적 사과 내용 누락

스트리머 '우왁굳'이 본인 및 왁타버스의 오랜 행보를 향한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를 남겼다. 그러나 사과 이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아 여론을 돌리기 요원한 모양새다.

우왁굳은 6일 밤, 자신의 유튜브 채널 게시글을 통해 당분간 유튜브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긴 시간 방송을 진행하면서 인터넷 방송이라는 환경 속에서 선을 넘는 말과 행동들이 있었고 이로 인해 많은 분께 불편과 실망감을 드렸다"는 것이 이유다.

그는 "최근 일련의 상황들로 인하여 제 말과 행동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을 크게 깨닫게 되었으며 그것이 너무나 부끄럽고 후회스럽다"고 심경을 밝혔다. "언행이 미칠 수 있는 영향력과 그에 따른 상황들에 대해 무지했으며 많은 분들의 따끔한 지적과 비판을 통해 잘못을 깊이 깨달았다"는 것.

우왁굳은 유튜브 활동 잠정 중지와 함께 왁타버스 관련 제반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해결해 나갈 예정이다. 인터넷 방송인 이전에 한 명의 사람이자 관리자로서 주어진 문제를 책임지고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마지막으로 응원한 시청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한편, "많은 분들께 상처가 아닌 즐거움을 드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적용하도록 노력하겠다"며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왁굳과 그 주변 콘텐츠 생태계 왁타버스를 둘러싼 논란은 '디제이맥스' 패러디 팬 리듬게임 '왁제이맥스'를 통해 처음 불거졌다. 커버곡 절대 다수가 원작자 저작권 협의 없이 다운로드 방식으로 무단 배포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

그밖에도 왁타버스 내 수백 개 팬게임에서 비슷한 문제가 연쇄적으로 드러났고, 우왁굳 과거 언행과 왁타버스 법적 논란까지 화제가 번졌다. 팬게임 개발자들의 사과문과 함께 플랫폼 역시 폐쇄됐지만, 이미 벌어진 대규모 저작권 위반은 피해갈 수 없게 됐다.

사과의 진정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우왁굳 사과문은 12시간 만에 댓글 7천 개를 넘어서며 뜨거운 논쟁의 장이 됐다. 팬들의 격려 반응도 일부 있으나, 대부분은 사과 내용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인다.

우왁굳은 초기 '디제이맥스' 관련 발언 논란이 불거졌을 때 한 차례 사과를 전했다. 그러나 본인의 팬카페 '왁물원'에만 관련 글을 남겼고, 이후 유튜브 및 라이브 방송 콘텐츠를 일체 진행하지 않아 대중적 시청자들은 사과 사실을 알기조차 어려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1500개 이상 영상 가운데 161개만 남기고 사라진 '왁타버스' 채널
1500개 이상 영상 가운데 161개만 남기고 사라진 '왁타버스' 채널

침묵이 너무 길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왁제이맥스' 저작권 문제 최초 발생은 6월 16일경이다. 왁타버스 개발자들은 그 직후 며칠 동안 사과 및 개발 중단을 발표했다. 그러나 콘텐츠 활용 및 관리의 중심에 있던 우왁굳 본인은 약 3주 동안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일부 시청자들은 "조용히 기다려도 잠잠해지지 않자 어쩔 수 없이 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하기도 한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 측이 '왁제이맥스' 저작권료 징수 조치를 준비 중이라는 사실을 재차 밝혔고, 왁타버스 전체에도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 사이에 왁타버스 유튜브 채널도 영상이 대거 사라졌다. 본래 1500개 이상 영상 콘텐츠를 보유했으나, 7일 기준 161개만 남아 있다. 버추얼 그룹 '이세계 아이돌'을 비롯한 왁타버스 고정 멤버들의 오리지널 창작물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 

조사에 따르면 사라진 영상 다수는 채널 관리자가 비공개 처리했으며, 서비스 약관을 위배해 삭제된 영상도 일부 존재한다. 현재 이에 대해 공신력 있는 관리자의 설명도 없어 팬덤과 일반 시청자들의 의문 역시 함께 커진다.

사과문 자체에도 구체적인 잘못과 대책은 명시하지 않아 당분간 비판이 식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댓글에서 한 유저는 "사과문이라는 건 뭘 잘못했는지, 어떻게 수습하고 재발을 방지할지, 어떻게 보상할지는 기본으로 박고 써야 하는 것"이라는 일침을 남겨 많은 추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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