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기간 동안 '연결'에 대해 고민
실질적 소통에 대한 철학 등 담아
코지마 프로덕션에서 제작한 '데스 스트랜딩2: 온더비치'가 6월 26일 출시됐다.
출시 일주일이 지난 7월 4일 '데스스트랜딩 월드 스트랜드 투어2'가 진행됐다. 행사 프로그램은 게임 개발과 관련한 뒷 이야기를 전해 듣는 토크 세션, 유저의 질문에 답하는 Q&A 세션, 그리고 데스 스트랜딩2와 관련된 기념품 등을 제공하는 럭키 드로우 및 퀴즈 이벤트 등이 준비됐다.
세계적으로 많은 팬이 있는 코지마 히데오 감독 참여다. 참석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됐기에 안전과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추첨을 통해 참가자를 뽑았다. 실제 행사장에는 데스 스트랜딩과 관련된 의상을 입은 유저들이 많이 몰리면서 그에 대한 팬심을 뽐내기도 했다.
행사에 앞서 코지마 히데오 감독과 신카와 요지 아트디렉터를 대상으로 미디어 인터뷰가 진행됐다. 팬들과의 만남을 위해 짧은 시간동안 진행됐지만, 데스 스트랜딩2와 코지마 히데오 감독의 게임에 대한 철학을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Q. 오랜만에 한국에 방문했다. 이에 대한 감상은?
코지마: 서울에 다시 올 수 있어서 감회가 새롭다. 전작으로부터 6년이나 걸려 속편을 만들었고, 콘솔로 출시하게 됐다. 이 일로 다시 서울에 와 여러분들과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진심으로 반갑다.
신카와: 서울에 오랜만에 다시 왔다. 사실 공항에 도착하고 부랴부랴 바로 이 자리에 참석하기 위해 서둘러 왔다. 그러다 보니 서울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신작 '데스 스트랜딩2'를 즐겁게 즐겨 주시고 있는 것 같아서 감사하다.
Q. 데스 스트랜딩2가 출시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긴 시간동안 개발하고 게임을 출시하게 된 소회가 어떤가?
코지마: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가 고립되는 상황이 있었고, 이 상태에서 게임을 개발해 왔다. 그러다 보니 나도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고, 배우들의 촬영도 쉽지 않았다. 그리고 원격으로 제작해야 하는 부분에서 애로사항이 자주 있었다. 기존에 내가 만들던 게임 중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도 어렵게 완성돼 유저들이 플레이를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다양한 즐길 거리를 넣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재미있게 즐겨줬으면 좋겠다.
신카와: 이번 게임은 만드는 데 정말 오래 걸렸다. 코로나도 문제였지만, 후속작인 만큼 전작보다 더 좋은 게임으로 만들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제작에 임했다. 공들이고 시간도 많이 사용했다. 그런 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게임을 소개할 수 있게 됐다.
Q, 데스 스트랜딩 시리즈는 비주얼 요소에 개성이 넘친다. 전반적인 디자인 방향성에 영감을 받은 아티스트나 브랜드, 혹은 방향성이 있는가?
코지마: 게임이든 영상이든 본 적 없는 세계관을 만들려고 했다. 전작을 통해 이를 만드는 데 성공한 것 같았다. 그리고 신작을 만드는 만큼 전작을 답습하면서도 새로운 세계를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번에는 전작에 비해 메카닉이 많이 나온다. 신카와가 메카닉을 좋아하고 회사에도 이를 좋아하는 모델러들이 많이 있었다.
전작에는 메카가 없었지만, 이번에는 이를 많이 도입해 봤다. '스피리츄얼'한 것을 제작하면서도 메카닉에 신경을 많이 썼기에 전작과는 조금 다른 부분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신카와: 사실 아티스트나 브랜드를 참고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만, 제작에 협조해 준 브랜드가 있긴 하다. 또한, 전방적으로 배우들의 외모와 체형 등에 맞춰 의상을 제작해왔다. 그리고 우리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것을 넣으려고 노력했다. 감독님이 프레자일의 푸른 손 같은 것의 제작을 지시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됐는데,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만들어내기도 했다.
Q, 카메오들의 깜짝 등장이 인상적이다. 특히 마동석 배우는 한국에서 유명하다. 어떤 계기로 섭외한 건지 배경을 알고 싶다.
코지마: 실은 내가 마동석 씨의 큰 팬이다. 이를 계속 이야기하고 다니다 보니 마동석 씨의 에이전트에서 먼저 연결을 해줬다. 이후 몇 차례 만남을 가졌다. 언젠가는 일본의 스튜디오에 그가 방문하기도 했는데, 그곳에 있는 슈트 머신을 보고 마동석 씨가 본인도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먼저 요청했고, 그럼 한번 해보시라고 대답하면서 출연이 성사됐다.
특별히 심오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스캔을 해본 뒤에 캐릭터 구현에 대해 상의하게 됐고,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됐다.
Q. 게임에서는 연결이라는 키워드가 중요한 것 같다. 실존적인 소통 측면이 게임에 어떻게 녹아들었는지 감독의 의도를 듣고 싶다.
코지마: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이를 통해 전 세계가 연결됐다. 하지만 인간적인 연결이 결여된 것 같다. 온라인 게임을 통해 모르는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서로에 대한 배려가 점점 옅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진정한 연결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예를 들어 편지를 보낼 때 그사이에 시차가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글을 쓰는 사람은 읽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일지 고민하고 읽는 사람은 이를 이해해야 한다. 이런 것들을 온라인으로 구현해 보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SSS라는 시스템이 되었다. 간접적인 연결이 되면서 서로를 배려하면서 다가가는 것을 구현해 보고 싶었다. 이런 것을 만들고 싶었다. 그 결과에 대해서는 유저들이 직접 데스 스트랜딩을 통해 느껴줬으면 좋겠다.
Q. 닐바나의 첫 전투에서 아트 컨셉이 독특하다. 남미의 '죽은 자의 날'이 기반인 것 같다. 어디서 영감을 받아서 만들었는가?
코지마: 맥시코의 죽은 자의 날을 참고한 것이 맞다. 다만 일본 사생관의 개념을 넣기도 했다. 일본에는 오봉이라는 명절이 있는데, 이날에는 죽은 자들이 방문한다. 그다음 이를 축하하고 귀환자들을 맞이하는 축제를 한다. 게임에도 이를 반영했다. 컷신을 보면 불꽃이 올라간다던가 사자를 환영하는 세레머니 등이 나온다.
신카와: 감독에게 콘셉트를 듣고 이를 아트로 구축해봤다. 불꽃놀이를 만드는 것까지는 좋은데 제어가 가능할지 의문이었다. 그런데 프로그래머들이 생각 이상으로 잘 해줬다. 너무 잘만들어서 프레임이 나오지 않는 일이 나오기도 했다. 본래는 더 이쁘고 멋진 장면이었다.
Q. 전작에 비해 무기 개방 속도가 빠르다. 그 덕분에 초반부부터 전투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무기도 다양해졌는데. 이는 유저 피드백을 반영한 것인가?
코지마: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전작은 배달과 연계를 중심으로 잡았다. 그렇다 보니 최대한 유저들이 이를 경험하도록 의도했었다. 하지만, 데이터를 보니 너무 늦게 전투를 넣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반성하게 됐다. 그래서 전작의 디렉터스 컷에서 이 부분을 수정하기도 했다.
데스 스트랜딩2에서는 배달하면서 유저들에게 어떤 식으로 게임을 할지 선택하게 해줬다. 자유도를 높이는 것으로 배달도 하고 전투도 할 수 있는 선택지가 생긴 것이다. 무기가 빨리 나온다고 해서 전투를 권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이 부분은 메탈기어솔리드와 비슷하다고 설명할 수 있다. 메기솔1에서는 초반에 전투가 없고 오로지 숨어다녀야 한다. 당시에는 잠입 액션이라는 장르가 대중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유저들에게 이를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메기솔2에서는 초반부터 무기를 얻을 수 있다. 이미 유저들이 잠입 액션에 대해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해주면 좋을 것 같다.
신카와: 데스 스트랜딩은 짐을 운반하는 게임이다. 그러다 보니 무기도 운반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접어서 화물로 만들어야 했는데 이것이 참 어려웠다. 하지만 계속 시도 하다 보니 괜찮은 디자인이 나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코지마: 이 부분은 신카와와 상의를 많이 했다. 무기는 더 작게 하고 쉽게 운반하게 했다. 또한 짐을 내릴 수 있게 하고 싶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변화와 리듬감을 강조하고 싶었다.
Q. 한국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코지마: 코로나를 거쳐 완성됐다. 완성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런데 무사히 완성해 여러분에게 선보일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기간을 경험하면서 연결이란 무엇인지 많이 고민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의문에 관한 내용을 게임에 담을 수 있었다.
이 게임의 기획은 코로나 이전부터 기획이 있었지만, 이런 의문을 거치면서 더 보강돼 나온 것이 데스스트랜딩2다. 이런 부분을 조금 더 음미하면서 게임을 즐겨 주셨으면 좋겠다.
신카와: 오늘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한국은 일본과 가까운 곳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그렇다 보니 음악이나 먹을 것 등 다양한 문화 중 양국에서 함께 인기 있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디 우리들의 시도가 한국유저들에게도 잘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