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컬처 리듬게임 혁신, 10년간 탄탄한 팬층 유지한 장수 게임
2024년부터 갑작스러운 서비스 축소... 시리즈의 미래는?

일본 시장에서 3D 아이돌 게임의 시대를 열어젖힌 '아이돌 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스타라이트 스테이지(데레스테)'가 10년 동안 이어진 행보를 멈춘다.

'데레스테'는 2일 홈페이지 및 SNS를 통해 '중요한 안내'라는 제목으로 서비스 변경 내용을 공지했다. 올해 9월 3일을 마지막으로 게임 내 유의미한 콘텐츠 업데이트는 모두 종료된다. 그날은 출시 10주년 기념일이기도 하다. 

9월 3일 이후 중단되는 주요 요소는 신규 악곡, 신규 카드 및 의상, 신규 콘텐츠, 게임 센터 등이다. 기존 카드의 보이스 추가도 이제 없다. 사실상 게임에서 모든 것을 담당하는 것들이다. 일체 업데이트 없이 기존 콘텐츠로 서버만 유지하는 셈이다.

커버 악곡도 모두 사라진다.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 콜라보 곡은 7월 31일, 그밖의 모든 커버곡은 8월 31일 게임에서 삭제된다. DMM게임즈 플랫폼으로 서비스해온 PC 버전, VR 및 AR 감상을 지원한 '데레스포' 기능은 8월 21일 서비스를 종료한다.

이번 공지는 2차 서비스 축소이자, 사실상 사후지원 종료다. 지난 2024년 시작과 함께 첫 서비스 조정을 실시하면서 통상 SSR 추가를 중단하고 악곡 이벤트 추가 속도를 절반 이하로 축소한 바 있다. 또 게임과 연계된 캐릭터 콘텐츠도 대부분 연재를 종료하며 운영 의지가 끝났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데레스테'는 사이게임즈가 개발해 2015년 9월 3일 일본에서 출시된 모바일 아이돌 육성 리듬게임이다. 아이돌 마스터 IP 파생인 '신데렐라 걸즈'를 기반으로 했고, 출시와 동시에 당시 일본 서브컬처 게임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면서 판도를 바꿨다.

리듬게임과 3D 무대 뮤직비디오의 결합, 카드 사용에 따른 아이돌별 의상 및 스킬 변화와 난이도 표기법 등 일본 모바일 리듬게임의 기틀이 여기서 이어지고 있다. 당시 3D 모델링의 품질 역시 충격적으로 높아 지금까지 서브컬처 혁신 가운데 한 손에 꼽히는 사례다.

현지 유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매출과 유저 수 모두 준수한 게임인데 이유가 무엇이냐"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2024년 서비스 축소 공지 직전까지 일본 내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으며, 공식적으로 운영 손 떼기를 알린 지금도 유의미한 접속자가 있을 만큼 팬층이 두텁다.

올해 1월 한국에서도 열린 '신데렐라 걸즈' 고별 전시회
올해 1월 한국에서도 열린 '신데렐라 걸즈' 고별 전시회

'데레스테' 속 아이돌 마스터 IP 권한은 반다이남코가, 개발 권한은 사이게임즈가, 음악 저작권은 콜롬비아 뮤직이 보유하고 있다. IP 내 다른 게임에 비해 한 단계 복잡한 동거가 길게 이어진 것. 복잡한 수익 배분으로 인해 개발 및 운영 코스트를 다른 곳에 쓰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신데렐라 걸즈' 시리즈 지속 가능성도 우려가 나온다. 전작인 소셜 게임은 12년 가량 서비스한 끝에 2023년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데레스테 역시 업데이트가 중단되면 세계관 전체에 새로운 콘텐츠가 나올 길이 막힌다.

반다이남코 및 사이게임즈의 신데렐라 걸즈 관련 추가 프로젝트 계획 유무는 알려지지 않았다. 일본 시장을 장기간 휩쓸었고, 생명력을 더 이어나갈 수 있었던 시리즈가 존폐 위기를 맞이하면서 현지 팬들의 아쉬움과 우려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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