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픽 추가 변수, '무관 탈출' 드라마에 언더독 이변까지
스트리머 높은 의욕 흥행 원동력... 최근 게임 재미 알리는 계기

치지직에서 방송하는 스트리머들을 대상으로 하는 '오버워치2' 대회가 14일 종료 됐다. 시작부터 팬들의 시선을 끌었고, 결말까지 드라마틱했다. 

인터넷 방송 스트리머 '러너'와 인챈트가 주최한 '오버워치2 러너리그 시즌3'는 우리은행과 스틸시리즈, 블리자드가 후원하고 치지직이 제작지원했다. 이번 대회는 참여 스트리머들의 드래프트 과정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오버워치를 많이 해본 스트리머부터 초보자까지 다양했고 실력도 천차만별이었기에 오히려 시청자들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팀으로 구성됐다. 

팀장은 탱커 유저인 댕균, 둥그레, 인간젤리, 푸린이 맡았으며, 각 팀장 당 딜러 2명, 지원 2명을 추가로 영입하는 형태로 팀이 구성됐다. 드래프트는 딜러, 지원순서로 진행됐으나 얍얍은 딜러 포지션임에도 가장 마지막에 지명되기도 했다. 이전까지 얍얍은 많은 대회에 참여했지만, 실력과 무관하게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진행된 드래프트 결과 팀 선정은 '둥지삐넹 얍얍'팀 (둥그레, 지누, 얍얍, 삐부, 서넹), '니가해'팀 (푸린, 소우릎, 눈꽃, 설백, 탬탬버린), '6 to sick'팀 (인간젤리, 울프, 네클릿, 임나은, 다주), '밴픽천국'팀 (댕균, 실프, 아야츠노 유니, 엘리, 멋사)로 결정됐다.

이후 진행된 스크림 초기에는 FPS 실력자가 다수 배치됐던 '밴픽천국'이 선전했지만, 다른 팀도 스크림과 연습을 통해 실력이 오르며 어느 팀이 우승할지 쉽게 예측할 수 없었다. 실제 우리은행이 진행한 우승 팀 예측투표도 상대적으로 고르게 분포됐다.

본선은 더블 엘리미네이션으로 진행됐다. 12일에는 예선과 승자전이 진행됐고, 1차전 진행 결과 승자팀인 '니가해'팀과 '6 to Sick'가 결승 직행 티켓을 두고 경기를 진행했다. 그 결과 '니가해'팀이 3승을 거두며 결승으로 직행했다. 

다음 날인 13일부터 본격적인 드라마가 펼쳐졌다. 약체로 평가 받아 우승팀 예측 이벤트에서도 가장 조금 투표 받은 '둥지삐넹 얍얍'이 우승 후보였던 '밴픽천국'을 시작으로 '6 to Sick'을 꺾고 결승에 도달했다. 특히 '밴픽천국'은 스크림 첫날에 압도적인 실력을 보였으나, 본경기에서는 1승도 챙기지 못해 시청자들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주최자인 러너는 "그간 러너리그는 패자조에서 이긴팀이 결승까지 올라오고 결승에서 패배하는 징크스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다를 수도 있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결국 '둥지삐넹 얍얍'이 결승전에서 '니가해'팀과 박빙의 승부를 벌인 결과 4대 2로 승리해 징크스를 깨는데 성공했다. 경기도 박빙으로 진행돼 보는 맛이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특히 스트리머들 사이에서는 무관의 상징으로 불렸던 얍얍의 우승 드라마가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는 반응이다. 얍얍 본인 또한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부담될 정도로 힘들었다며 이번 우승이 본인에게 특히 의미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는 오버워치2에 새로 도입된 밴픽이 재미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각 팀은 상대편에서 상대하기 까다로운 선수의 주력 영웅을 막는 용도로 사용했다. 또는 다른 영웅의 시너지를 올릴수 있는 캐릭터를 막기도 했다. 이를 통해 주력 영웅까지 막아내겠다는 의도다.

이를 통해 선수들이 주력 외 다른 영웅을 사용해 의외의 명장면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특히 결승전에서 얍얍이 메이를 선택해 대활약하는 순간은 이번 대회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결승전에서는 프레야, 트로비온이 무조건 밴픽에 선택된 것도 인상적이다. 프레야는 쉽고 강한 영웅으로 평가 받고 있어 대체로 예상된 분위기다. 트로비온도 사용하기 쉽기에 저점이 낮은 유저일 수록 강한 영웅이라는 점이 밴픽에 많이 선택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이번 대회 최다 POTG는 둥그레가 사용한 오리마로 7번 획득했다. 그 뒤를 소전, 시그마가 이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치지직 시청자 관심도 역시 급증했다. 뷰어십 조사 사이트인 소프트콘 뷰어십에 의하면 13일 평균 시청자가 8만 5천대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2일 생겼던 서버 문제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13일에는 블리자드의 협조까지 받아 대회를 매끄럽게 진행해 시청자들에게 호평 받기도 했다.

이번 러너리그는 보는 재미와 감동까지 모두 챙긴 모범적인 대회로 마무리됐다. 여기에 밴픽을 통한 밸런스 보완과 플레이 역동성이 함께 입증되면서, 실제 오버워치2 게임 플레이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에 기대가 몰리고 있다.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