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빠른 콘텐츠 추가, 민첩한 의견 반영, 부담 계속 덜어주는 BM
한 달 지나도 장르 내 최고 매출... 운영 기조 변화 빛 보나
대형 게임사의 방치형 게임 경쟁이 이상하지 않은 시대다. 이 경쟁 포화 속에서, 엔씨소프트 '저니 오브 모나크'가 한 달 넘게 왕좌를 지키고 있다.
방치형 게임은 과거 중소 규모 개발사의 주력 상품으로 여겨진 장르다. 하루에 큰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캐릭터가 알아서 성장하며, 가벼운 게임성과 저렴한 과금 중심으로 폭넓은 유저를 끌어들인다. 하지만 방치형 유저층이 기대 이상으로 커지면서 대표 게임사들도 시장에 뛰어드는 계기가 됐다.
저니 오브 모나크는 엔씨의 방치형 도전으로 화제가 된 신작이다. 무거운 경쟁으로 알려진 '리니지' IP를 가벼운 키우기와 접목시키는 시도를 했고, 12월 초 출시 후 방치형 장르 중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잠시 뛰어넘은 방치형 신작이 여럿 있었으나, 저니 오브 모나크의 뒷심을 이기지 못하는 모습이다. 개발사와 IP 이름값도 이유가 될 수 있지만, 기존 방치형을 넘어서는 꾸준한 관리가 핵심 비결로 꼽힌다.
방치형 게임 이미지가 좋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사후관리였다. 신규 캐릭터와 BM 상품은 꾸준히 추가되지만, 게임 시스템 개선이나 피드백 반영은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서비스 회전이 빠르고 수명이 짧다는 인식이 박히곤 했다.
반면 저니 오브 모나크는 출시 이후 유저 소통 콘텐츠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민감한 건의도 모두 모아 답변하는 CM 인터뷰를 거의 매주 게재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질의응답 분량이 더욱 늘었다.
업데이트 및 패치 결과로도 나타난다. 방치형의 고질적 문제인 콘텐츠가 끊이지 않고 공급된다. 총 1만 개에 달하는 스테이지를 모두 돌파하는 유저가 나타날 때쯤 신규 지역 기란의 1만 스테이지가 새로 등장했다. '복붙' 내용도 아니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적들을 구성해 다양성도 챙겼다.
건의 반영도 빠르다. 이달 초 신규 캐릭터 '세리넬'이 실사용 성능에서 기대 이하로 나타나 유저 불만이 생기자, 하루 만에 긴급 패치를 단행해 밸런스를 파괴하지 않는 선에서 고효율 스킬로 재탄생시켰다.
또한 유저들이 불편을 겪었던 주사위 시스템, 오만의 탑 이벤트, 장비 효율 밸런스를 모두 개편하는 업데이트도 곧 실시 예정이다. 도감 자동 기능 추가도 22일로 알려져 편의성과 운영 안정을 모두 챙기는 흐름이 나타난다.
그 결과 저니 오브 모나크는 14일 현재 구글플레이 13위를 유지하고 있다. 보통 방치형 게임이 출시 직후 큰 인기를 끌더라도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콘텐츠 한계로 가라앉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극히 단단하게 자리를 유지하고 있어 롱런 가능성도 엿보인다.
'한 철 장사'로 치부되던 방치형 시장에서, 저니 오브 모나크가 예전과 다른 운영 방식을 보이며 오래 지속하는 게임이 될 의지를 불태운다. 이 같은 노력이 얼마나 결실을 맺을지가 엔씨의 차후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