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지직 서비스 개선으로 상승세 거듭, 11월부터 구도 역전
4대 단골 게임 뒷받침할 새 콘텐츠 발굴 난항... 젊은 유입은 치지직
2025년 상반기 e스포츠 이벤트, 중간 규모 방송 발굴이 분수령
2023년 12월, 신생 플랫폼 '치지직'이 탄생했다. 그리고 1년 만에 대등해졌다.
트위치 한국 철수 후 국내 점유율 1위를 꿰찬 것은 숲(SOOP, 前아프리카TV)이었다. 네이버는 준비 중이던 치지직 플랫폼을 앞당겨 선보였으나, 베타 버전으로 곧장 경쟁하기는 버거웠다. 트위치 스트리머 중 일부가 숲으로 향하자 차이는 유의미하게 벌어졌다.
모바일임덱스 올해 3월 추정 기준 아프리카TV 앱 월간이용자(MAU)는 248만 명이었고, 치지직(227만)에 비해 20만 명 이상 앞서 있었다. 특히 앱 사용시간은 1.5배 높아 코어 시청자층의 화력에서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 11월, 치지직은 앱 MAU 250만 명을 돌파하며 숲을 역전했다. 치지직 이용자가 전월 대비 4% 상승한 반면 숲은 3% 가량 줄었다. 12월 주간이용자 지표에서도 치지직이 추가 상승을 보이면서 이달 차이가 더 벌어질 전망이다.
■ '치지직'의 1년, '폭풍 업데이트'와 다양한 콘텐츠 지원 통했다
치지직 베타 버전은 실제로 비어 있는 플랫폼이었다. 하지만 정식 서비스 전후로 피드백을 대거 수렴했고, 1년 사이 스트리머 및 시청자들이 원하는 기능을 보완하는 데 성공했다.
네이버 스포츠와 쇼핑 등 포털 콘텐츠 연계가 시작되면서, 오히려 트위치 시절보다 국내 접근성은 더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광고 차단 프로그램 사용자가 시청 수에 제대로 잡히도록 오류를 수정해 실시간 뷰어십 저평가를 해결하기도 했다.
단 이것이 뷰어십 증가 원인의 전부는 아니다. PC와 모바일 사용자 모두 꾸준한 우상향 지표가 나타난다. 트위치를 이끌던 스트리머들의 활약에 더해 버츄얼 계열에서 라이징 스타가 꾸준히 등장했다. 네이버의 공격적인 콘텐츠 지원이 그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스트리머 1인당 연간 6회, 총 비용 1.2억원까지 신청이 가능해졌으며 치지직 자체 콘텐츠도 정기 개최한다. 분야도 다양하다. 고전 게임으로 스트리머 최강을 가리는 '치락실'을 비롯해 오프라인 MT, 운동회, 버츄얼 토크, 뉴페이스 발굴 프로그램 '심어주고' 등 모든 방면의 콘텐츠가 순환됐다.
이를 통해 최고점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 플랫폼 바깥까지 화제를 일으킨 GTA5 인생 서버 '봉누도'다. 그밖의 게임들도 최신 트렌드에 맞는 소재를 활용하는 모습이 나타났으며, 10대와 20대 젊은 이용자를 대거 끌어들이는 쾌거를 달성했다.
■ '숲'의 고민은? "결국 중간층 시청자 잡아야"
숲은 여전히 최상단 유동 시청자 수에서 앞선다. 그러나 TOP10을 벗어난 중간 다리 방송 시청자는 치지직의 탄탄함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게임 시청자층 확보도 어려움을 겪는다. 트위치에 밀리기 시작할 시기와 동일한 현상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스타크래프트, 배틀그라운드, 마인크래프트. 현재 숲 주류로 불리는 4개 게임이다. 여기에 '서든어택'이 대결 미션 등을 통해 독립 시장을 형성하는 정도다. 이 안에서만 순환이 너무 오래 되면서 새 유저층을 끌어들이는 것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숲 역시 현 구조의 한계를 인지하고 파격적 투자를 거듭했다. '발로란트' 등 젊은 유저 선호 게임 스트리머를 대거 영입해왔고, 버츄얼 스트리머 지원도 대폭 늘렸다. T1과 젠지 등 유명 프로게임단 스트리밍 계약에도 최대치 조건을 내걸었다는 후문이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숲 스트리머의 만족도는 높다. 동 시청자 기준 후원액이 치지직에 비해 앞서는 경향을 보이고, 콘텐츠에 따라 폭발적 수익을 얻기도 한다. 다만 별풍선을 많이 받는 소위 '풍력' 높은 게임에 콘텐츠가 묶여 있다는 것은 역시 장기적인 유입을 노릴 때 과제로 남는다.
■ 치지직과 숲, 2025년에 웃을 플랫폼은?
2025년은 국내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전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그중에서도 상반기 첫 전환점은 e스포츠 콘텐츠다. 숲이 플랫폼 강점을 보일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가장 높은 뷰어십을 기록하는 LCK 새 시즌이 열리며, 해외 리그 중계도 함께 시작된다. 숲에서 큰 공을 들여온 '발로란트'도 VCT와 국제전이 이어진다. 배틀그라운드 등 다른 게임들도 여전히 적극적 대회 투자가 들어오고 있다. 중계 인프라에서 앞서는 숲이 새로운 시청자 생태계를 만들어야 할 시기다.
싱글 콘솔 대작, 서브컬처 등 종합 게임 분야에서 지각 변동이 가능할지도 변수다. 2025년 기대작이 올해에 비해 많으며 시청자층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서 숲이 일정 파이를 점유하지 못한다면 치지직에 주도권을 더욱 내줄 위험이 있다.
2024년은 동등한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는 시기였다. 이제 진검 승부가 남아 있다. 치지직이 트위치의 위상을 완전히 계승하게 될까, 혹은 숲의 대반격이 시작될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시청자들이 볼 거리가 양쪽에서 늘어나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