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고사양도 문제 발생 비일비재, 그래픽카드 가격만 치솟아
멀티플랫폼 시대, 최적화 정성 들인 게임 고평가 필요해

"고사양 PC에서도 프레임이 막 끊기는데, 게임이 완성됐다고 할 수 있나요."

최근 국내외 가리지 않고 게이머들 사이에서 흔하게 나오는 불만이다. 글로벌 대작들의 PC 플레이 환경 문제가 잇따르면서, 최적화 상태에 대한 지적이 수면 위로 올랐다. 

게이머 입장에서 최적화는 PC 스펙에 따른 게임 접근성으로 요약된다. 대중적인 수준의 사양에서 얼마나 준수한 비주얼과 플레이 환경을 제공하느냐로 평가한다. 최종적인 플레이 경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최적화는 필수다. 

그러나 현재 일반적인 게이머가 갖출 수 있는 최고 수준의 PC에서도 프레임 드랍 등 불안정 현상이 서구권 게임들을 중심으로 나타나며 불만이 커졌다. 일본 역시 콘솔 개발을 주력으로 해온 게임사들은 비슷한 문제가 나온다. 

PC 플랫폼 수요가 세계적으로 급증하면서 대부분 게임이 멀티플랫폼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레이트레이싱 등 빛 관련 옵션이 보편화되자 다양한 사양에 맞춘 옵션 최적화가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최고 옵션을 사용하지 않고도 최적화 문제가 불거진다는 점이 더욱 큰 문제다.

■ 게이머 불편 터지는데... "개발자님, 그 답변 맞아요?"

관련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서양 유명 개발자들의 태도도 불을 지핀다. '스타필드'를 출시한 토드 하워드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PC 버전 최적화 이슈를 묻자 "우리는 최적화를 잘 했고, 여러분이 PC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답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출시 전부터 이런 문제를 인지한 게임사는 '눈치'를 보기도 한다. PC와 콘솔 중 안정적인 플랫폼만 골라 출시 전 리뷰 코드를 제공하는 일이 점차 늘어난다. '메타스코어' 방어 전략이다. 그래서 사전 리뷰와 실질적 유저 플레이에 괴리감이 크게 나타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준수한 옵션을 위해서는 최신 GPU(그래픽카드)가 필수로 떠오른다. 그러나 비용 대비 옵션 향상 체감이 크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GPU 하나에 백만 원이 넘어가는 시대인 반면, 모든 것을 맞춰도 완전한 최적화가 되어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

서양에서도 '훌륭한 최적화 게임'을 논할 때 반드시 언급되는 'P의 거짓'
서양에서도 '훌륭한 최적화 게임'을 논할 때 반드시 언급되는 'P의 거짓'

■ "한국 게임 글로벌 진출도 최적화가 키 카드"

한편으로는 한국 게임계의 강점이 최적화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 게임사들도 글로벌 대작 도전을 이어나가는 가운데, PC 사양 대비 훌륭한 구동 퍼포먼스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기 때문.

일례로 지난해 출시한 네오위즈 'P의 거짓'은 최소 사양에서도 중간 그래픽 옵션이 프레임 손실 없이 돌아가는 등 완벽에 가까운 최적화로 찬사를 받았다. 내년 출시되는 넥슨 '카잔'도 현재 최고 수준의 PC 버전 최적화를 갖추고 있다는 말이 업계에서 나온다.

판교 소재 한 개발자는 "국내 업계에 PC 온라인게임과 언리얼 엔진 개발로 다져진 인력이 엄청나게 많고, 저사양 PC 서비스 환경은 생존을 위한 필수 미덕이었다"면서 "관련 경력은 싱글 게임 개발에서도 동일하게 활용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프롬 소프트웨어의 '아머드 소울6'도 좋은 최적화로 호평받는 사례 
프롬 소프트웨어의 '아머드 소울6'도 좋은 최적화로 호평받는 사례 

■ "최적화, 게임 평가의 핵심이어야 한다"

게임 평가에 최적화를 중요한 비중으로 다뤄야 한다는 의견은 서구권 게임 커뮤니티에서 확산되고 있다. 특히 PC 포팅 버전을 구매하고 심각한 이상 현상을 자주 겪어본 스팀 유저들이 강력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레딧에서도 종종 'Games Optimization(최적화)' 사례에 대한 게이머간 의견이 오간다. 최근 훌륭한 최적화 게임 추천으로는 'P의 거짓'과 '둠' 시리즈, '데스 스트랜딩' 등 다양한 게임이 물망에 오르기도 한다.

한편 토드 하워드의 PC 업그레이드 발언은 무려 7천여 개 댓글이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고, 최근 게임 대부분의 욕심이 과하다는 지적 역시 꾸준히 나타난다. "최적화가 끔찍한 게임은 연말 수상식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강경한 의견도 추천을 받는다. 

PC 플랫폼 수요가 세계 각국에서 커진 만큼, 플레이 경험 제공을 위해 그에 맞는 정성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의견에 점차 무게가 실린다. 기존 개발사들은 언제쯤 해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적어도 아직은 큰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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