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금액, 역대 최대 대처... 모든 유저 향한 보상책
반성과 변화를 천명한 넥슨 '모두 바꾸기', 최근 성과 확대로 나타날까

잘못된 과거는 올바른 미래를 만들기 위해 써야 한다. 

22일, 넥슨 '메이플스토리' 유료 아이템 확률 논란에 대한 집단분쟁조정 결과가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확정됐다. 넥슨은 집단분쟁 신청을 제기한 5,773명에게 레드큐브 사용액 3.1%, 블랙큐브 사용액 6.6%를 보상하게 됐다.

넥슨은 이를 수락하는 한편, 전체 피해자에게 보상하라는 권고도 받아들였다. 이로 인해 2019년 3월 1일부터 2년간 큐브 사용자 80만 명 전체에게 절차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총 219억 규모로, 집단분쟁조정 역대 최대 금액이다.

이번 보상은 전적으로 넥슨의 책임에서 나왔다. 2010년 큐브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레드 및 블랙큐브 사용 시 유저 선호도가 높은 옵션 확률이 덜 나오거나 나오지 않게 수 차례 변경했음에도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메이플스토리는 2022년부터 확률을 정상화하고 실시간 확률 모니터링 시스템 '넥슨 나우'를 도입했지만, 이미 책임을 피할 수는 없었다. 공정위는 2024년 초 넥슨코리아에 과징금 116억원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이 결과는 게임계 역대 최대 규모의 유저 단체소송으로 이어졌다. 

■ 분쟁조정 최초 '전체 소비자 대상 보상' 나서다

여기서 재차 관심이 모이는 지점은 넥슨의 대응이다. 공식 발표된 잘못과 처벌을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는 동시에, 곧바로 절차에 참여하지 않은 유저까지 보상을 확대했다. 집단분쟁조정에서 전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보상은 최초 사례다. 

별도의 보상 페이지를 마련했으며, 기존 중재 신청자 외의 대상 유저에게도 환불이 가능한 넥슨캐시를 보상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홈페이지 메인 보상 안내와 함께 적극적인 홍보로 최대한 많은 유저가 보상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했다.

보상 안내도 친절하고 상세하다. 2019년 3월 1일부터 2021년 3월 5일까지 레드큐브와 블랙큐브를 사용한 유저가 대상이며, 신청한 뒤 차주 화요일부터 순차적으로 보상 지급을 명시했다. 로그인 후 보상 신청을 누르면 별다른 자료 제시 없이 곧바로 완료된다. 신청 기간은 올해 12월 31일까지다. 

메이플스토리 전체 유저를 대상으로 감사와 사죄를 담은 보상을 추가 지급하기도 했다. 솔 에르다/솔 에르다 조각 선택권과 선택 아케인or어센틱 심볼 교환권, 마네킹/슬롯 확장 선택권 등 수요가 높은 아이템을 담았다.

■ "절대 지난 부정을 반복하지 않겠다"

넥슨코리아 측에 문의한 결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결정과 보상권고를 겸허히 수용해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분들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며 "한국소비자원의 조정결정 및 권고안을 성실하게 이행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전체 유저 대상으로 보상을 제공한 취지는 "메이플스토리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보내주신 이용자분들께 보답하는 의미"라고 전했다. 넥슨코리아는 "조정 과정 전반에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임해왔으며, 앞으로도 이용자 권리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더욱 책임감 있는 자세로 즐거움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넥슨의 확률 사태는 분명히 게임계에 반면교사로 남았다. 소비자가 금액을 지불하고 이용하는 아이템 확률에 부정한 행위가 들어가면 거대한 철퇴를 맞을 수 있다는 사례다. 이와 별개로 확률형 아이템 정보 표기가 의무화되면서 게임사들의 안내 및 관리 책임도 더욱 무거워졌다.

이후 넥슨의 변화도 지난 과오를 확실하게 '청산'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큐브 아이템 유료 판매 자체를 중단하고, 인게임 재화 메소를 통해 가능한 성장 시스템을 새로 구축했다. 나머지 확률형 아이템 역시 넥슨 나우를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 과거는 지워지지 않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다

업계와 유저 반응에서 큰 파장이 느껴지진 않는다. 연초 공정위 발표부터 예견됐고, 넥슨 측에서 전체 소비자 보상에 나서는 등 대응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단행한 것도 영향이 있다. 또 최근 달라진 넥슨의 태도 역시 앞으로 지켜보자는 여론을 만들어낸다.

넥슨은 긴 시간 동안 확률형 아이템으로 무한 성장을 유도하는 게임 출시를 배제하고 있다. 대신 '데이브 더 다이버', '퍼스트 디센던트'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게임에 도전하며 호평을 받았다. 최근 각지 게임쇼에 활발하게 출품하는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 역시 세계 무대를 노리는 싱글 게임이다.

넥슨 확률 사건은 게임계에서 지워지지 않을 역사다. 역대 최대 규모였고, 업계에 남긴 메시지도 크다. 하지만 최근 성과대로 글로벌 시장에 통할 게임들을 내놓으며 성장세를 이어나간다면, 작금의 과거와 현재는 "넥슨이 이렇게 변화했다"고 말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긴 과오가 있던 만큼, 더욱 오랜 기간 새로운 각오를 유지해야 한다. 넥슨의 미래에 긍정적 방향으로 '역대 최대'를 말하는 일이 생기길 바란다. 2024년, 2025년의 넥슨이라면 절대 불가능한 미래가 아니다.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