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시행착오로 다듬은 '순수 재미', 동접 3만 '롱런'으로
어떤 순간에도, 변화와 소통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진정으로 강해진 게임은, 아무 이슈 없이 조용히 위로 치솟는다.
넵튠 자회사 님블뉴런의 '이터널 리턴'의 무서운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올해 1월 최저점에서 반등에 성공한 뒤 계속 이어진 성장이다. 9월 들어 스팀 최대 동시접속자 3만을 다시 돌파했으며, e스포츠 흥행도 계속 이어진다.
동시접속 3만은 의미가 깊은 숫자다. 지난 2023년 8월 정식 출시 화제를 타고 달성했으며, 얼리액세스 시절 화제를 되찾으면서 게임의 긍정적 변화를 알렸다. 이후 정규 시즌3의 악평으로 동접 7천 명까지 내려가는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다시 뼈를 깎는 변화 속에 차근차근 쌓아 올라간 것이다.
정규 시즌5는 8월 29일 시작됐고, 이미 3주 정도가 지났다. 시즌 오픈일 동접은 2만 8천이었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조금씩 유저가 빠지는 것이 자연스러우나, 오히려 접속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고점은 더욱 올랐다.
단기 이슈 수혜도 전혀 받지 않았다는 점이 더욱 뜻깊다. 출시나 개막 효과가 완전히 사라진 시기 거둔 성적이다. 오히려 미디어의 조명은 지금처럼 드문 시기가 없었다. 즉, 순수하게 게임 재미를 통해 유저를 계속 끌어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 스팀 기준에서도 존재감이 크다. 현재 전 세계 대전액션 1순위인 '스트리트 파이터 6'가 일일 최대 동시접속자 3만이 안 된다. 물론 장르의 차이가 있지만, 한국을 기점으로 일본과 대만 지역 정도만 활성화된 이터널 리턴의 상승은 무시할 수준이 아니다.
오래 살아남는 일도 쉽지 않다. 출시 초기 세계적인 화제로 동시접속 수십 만 명을 기록한 게임도, 불과 몇 달 만에 1만 명대로 추락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1년 뒤 오픈 스펙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오르는 일은 극히 드물다.
그 속에는 반드시 게임을 지켜야 한다는 개발진들의 절실함도 보였다. 게임의 모든 특징에 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체성이나 자존심에 매달리지 않고 최대한 유저가 원하는 재미에 초점을 두고 맞춰나갔다. 또한 니즈에 맞는 스킨 등 상품 퀄리티도 매번 발전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초기 이터널 리턴은, 실력이 밀리거나 극초반 파밍이 꼬이면 사실상 결과가 정해진 수준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중후반 긴장감이 빠지는 게임 비율이 높았다. 전투보다 순방(순위 방어)을 중점에 둔 채 숨어 다녀야 했고, 그런 판이 반복되면 게임 만족감이 깎이기 마련이었다. 1위를 하는 유저 입장에서도 '도파민'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반면 지금은 파밍이 좀 서툴거나 꼬여도 따라갈 시스템이 풍성하다. 전투 역시 환경에 따라 무수한 변수가 작용한다. 초반 파밍은 수없이 간소화했고, 전투 위주로 언제든 짜릿한 역전이 가능하다. 금지 구역 패치도 계속되어 마지막까지 긴장감도 높다.
그러면서도 초반에 좋은 플레이를 한 팀이 어느 정도 유리함을 잃지 않게 해 지나친 역전은 방지했다. 본래 그 중간의 적정선을 유지하기가 가장 어려운 장르인데, 오랜 시행착오 끝에 결국 선을 찾아낸 듯하다.
정식 출시부터 1년 2개월, 얼리액세스 기준으로 계산하면 무려 4년이 흘렀다. 스팀에서 수많은 멀티플레이 게임들이 기대작으로 등장했지만, 얼엑부터 4년 뒤에도 동시접속자 2~3만 명을 유지하는 게임은 전 세계를 뒤져도 극히 드물다.
이것은 곧 '이터널 리턴'이 성공 사례로 자리를 굳혔다는 의미다.
물론 님블뉴런에게 보장된 미래는 아니다. 배틀로얄 난투 액션 시장은 쉬지 않고 경쟁자가 들어온다. 그중에서는 글로벌 대형 기업도 다수다. 여러 번 삐끗할 경우 위기는 곧바로 돌아올 수 있다. 실제로 서비스 기간 동안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이를 인지하는 듯, 이터널 리턴은 여느 게임보다도 문제 제기에 빠르게 대처하는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유저 분위기가 최악일 시기에도 실시간 채팅 소통을 멈추지 않았다. 유저 양해를 구해야 할 때는 숨김 없이 모든 것을 공개해 설득하기도 한다. 스킨별 수익 차이를 솔직하게 언급하던 지난 라이브 방송이 대표적이다.
살아남았다는 것은 곧 강하다는 의미다. 이터널 리턴 팬덤은 시간이 갈수록 단단해진다. 님블뉴런은 크지 않은 개발 규모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끊임없이 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는, 지금도 서두르지 않은 채 한 걸음씩 차근차근 전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