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A급 타이틀의 실패 이후 산하 개발사 폐쇄 등 구조조정 단행
관건은 게임 패스... 블랙 옵스 6 출시 후 변화에 이목 집중
약육강식의 콘솔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엑스박스의 전략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다만 주어진 상황만 놓고 보자면, 엑스박스는 현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진 것처럼 보인다.
다른 건 모두 차치하더라도, 엑스박스가 현재 위기를 직면했다는 것에는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엑스박스의 이름으로 출시된 AAA급 타이틀이 잇달아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발더스 게이트 3’,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 ‘마블 스파이더맨 2’ 등 굵직한 타이틀이 다수 배출된 지난해 출시된 게임 중 나름의 흥행을 거뒀다고 할만만 작품은 ‘스타필드’ 뿐이다. 엑스박스의 퍼스트 파티 최신작 ‘세누아의 전설: 헬블레이드 2’는 최고의 그래픽에 비해 부족한 내러티브를 선보여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이 같은 실패의 여파는 결코 작지 않았다. 지난 7일 엑스박스는 구조조정을 위해 자회사 제니맥스 미디어 산하의 스튜디오 4곳의 폐쇄를 결정했는데, 여기에는 지난해 출시되어 많은 호평을 받았던 ‘하이파이 러쉬’의 개발사 탱고 게임웍스도 포함되어 있었다. 앞서 훌륭한 게임을 다수 선보였던 개발사가 하루아침에 사라지자 많은 이들이 이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이번 구조조정은 향후 출시될 대규모 프랜차이즈 개발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렇게 만들어진 AAA급 타이틀이 엑스박스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인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엑스박스의 게임 패스다. 흥행 가능성이 높은 신규 타이틀이 요원한 지금, 현재 엑스박스의 사활은 이 게임 패스에 달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에 엑스박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FPS 프랜차이즈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최신작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6’를 게임 패스로 출시하는 과감한 선택을 단행한 것이다.
여기서 기대대로 콜 오브 듀티의 수많은 팬이 게임 패스를 구독한다고 가정해보자. 현재 PC 게임 패스의 구독료는 월 7,900원, 2023년 출시된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3’의 판매가는 84,500원이다. 만약 이번 신작이 이전 작품과 동일한 가격에 판매된다고 해도 11개월 이상 게임 패스를 구독해야 패키지 1장을 판매한 셈으로, 이러한 가격 격차를 고려하면 게임 패스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예측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제 문제는 소비자들이 가격 상승을 납득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가격이 오른만큼 서비스의 향상을 기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심리다. 즉 게임 패스의 가격을 올릴 경우, 그에 맞게 더욱 다양한 게임을 서비스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렇듯 엑스박스는 현재 난처한 상황에 놓여 있다. 오늘날 콘솔 시장을 이끌어가는 주역 중 하나로서 향후 엑스박스가 어떤 행보를 걸어갈 것인지에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