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블록스 감시 피한 콘텐츠 활동, '무검열' 채팅방 버젓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모욕하고 폄훼하는 내용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그날의 광주'가 약관 위반으로 ‘로블록스’에서 삭제되는 한편, 제작자는 경찰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로블록스’측은 사과와 철저한 내부 대비를 강조했다. 그러나 로블록스의 규제를 피해 활동 중인 일부 콘텐츠가 여전히 확인되고 있다.
창작 도구를 이용해 누구나 콘텐츠를 제작하고 게시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는 게임과 소셜 미디어, 커뮤니티 등의 기능을 동시에 갖는다. 일반적으로 게임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더 광범위하고 다양한 활동이 이뤄진다.
로블록스는 지난 30일 뉴스 보도 직후 콘텐츠를 즉각 삭제하고 관계 기관 및 언론에 사과와 함께 철저한 모니터링으로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입장문을 전달했다.
'로블록스'는 오랜 기간 사용자, 특히 아동청소년 보호, 혐오 및 폭력 등 위협 방지를 최우선 가치로 삼으며 운영해 왔다.
실제로 ‘로블록스’는 채팅 규제가 심한 게임으로 유명하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숫자나 주소 입력 시 '###' 문자로 표시되고, 욕설이나 비하 표현도 당연히 제한된다. 불편함을 호소할 정도로 강력한 검열이 적용되지만, 이용자 보호를 위한 필수 조치로 여겨진다.
대부분의 체험에서 이와 같은 채팅 검열이 적용되지만, 기자가 실제 체험에 나선 당일 ‘로블록스’ 내에는 이러한 규제를 피해 활동 중인 일부 체험들이 확인됐다.
기사를 작성하는 오늘 9일, 콘텐츠가 검열을 피해 여전히 활동 중임이 확인된다. 간단히 ‘검열’ 키워드를 검색하는 것으로 접근할 수 있다. 체험에서 이용자들은 자유롭게 욕설을 할 수 있고 디스코드 링크도 있어 외부 커뮤니티 형성도 가능해 보인다.
기자가 확인한 체험은 2023년 2월 개발이 완료된 것으로 확인되며 최근 4월까지도 업데이트가 이뤄지고 있다. 약 1년간 로블록스 약관을 위배한 체험이 활동 중인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가입 연령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 13세 미만으로 가입 후 확인했지만, 여전히 체험에 접근할 수 있고 욕설도 확인된다. 해당 콘텐츠가 ‘로블록스’의 철저한 모니터링을 피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파악되지 않았다.
방대한 콘텐츠와 수천만 명의 사용자가 모이는 공간에서 폭력이나 혐오 콘텐츠가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온라인 게임 특성상 이러한 허점은 반드시 생기기 마련이다.
다만 일부 콘텐츠가 ‘로블록스’ 자체 규제를 피해 활동 중인 것은 사실로 확인된다. 콘텐츠 규제 및 모니터링 시스템을 다시 점검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또 이용자 신고에 따른 후속 조치 알림 등의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