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 성장 둔화, 어두운 실적 전망... 모바일 게임 부침이 주요
1분기 신작 부재... 장르, 플랫폼 다각화 노린 신작 결실 2분기부터

국내 게임 시장이 성장 둔화세에 접어들면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팬데믹 이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한풀 꺾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장르, 플랫폼 다각화를 노린 신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2년 국내 게임 시장 전체 규모는 22조 2,149억 원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했다. 이는 2020년 팬데믹 이후 21.3%에 육박하는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것에 비해 한풀 꺾인 수치이다. 2017년 20.6% 성장세를 보인 이후 근 7년 만의 저조한 성장률로 기록되었다.

더욱이 보고서는 2023년 국내 게임 시장 규모가 2022년 대비 10.9% 감소한 19조 7,900억 원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실화 되는 경우 10년 만의 역성장에 해당한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
자료: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

수출 규모 역시 줄어들었는데, 지난해 상반기 게임 산업 수출액은 약 4조 5,267억 원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6%, 전분기 대비 약 35% 감소한 수치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업계 보고서는 부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전체 게임 이용률은 전년 대비 11.5% 감소했으며, 이러한 추세는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국내 게임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모바일 게임 시장의 부침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앱마켓 매출 순위에서 국내 개발사의 게임 타이틀이 점차 하락하는 반면, 해외 퍼블리셔 게임의 순위는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

11일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 차지했다. 그러나 '브롤스타즈', '라스트 워: 서바이벌(이하 라스트워)' 등의 작품이 바짝 뒤쫓는 상황이다.

3월 모바일 월간 통합 순위 (자료: 모바일 인덱스)
3월 모바일 월간 통합 순위 (자료: 모바일 인덱스)

특히 '라스트워'는 최근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 고지를 차지하는 등 '리니지M'과 각축전을 벌일 정도로 약진했다. 3월 모바일 게임 월간 매출 통합 순위에서는 '롬: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 '오딘: 발할라 라이징', '나이트 크로우'가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버섯커 키우기'와 '라스트워'에 2, 3위 자리를 내주었다.

'라스트워'의 매출 1위 흥행에는 대규모 마케팅 전략을 앞세운 중국 개발사의 전략도 한몫했지만, 모바일 MMORPG 매출 축소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MMORPG 장르는 여전히 국내 모바일 매출의 46.4%를 점유하며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유저 풀이 축소된 가운데 신작 출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여기에 해외 퍼블리셔의 하이브리드, 하이퍼 캐주얼 장르가 가세하면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장르 쏠림 현상에서 빈틈을 파고들었다.

이에 국내 게임 업계는 장르와 플랫폼을 다각화하고 글로벌 게임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국내 시장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데이브 더 다이버'와 'P의 거짓'은 지난해 PC, 콘솔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거뒀고, '승리의 여신 니케'와 '블루 아카이브'는 동북아 서브컬처 시장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하며 흥행 중이다.

올해에도 이러한 기조는 계속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난투형 대전 액션 신작 '배틀크러쉬'와 수집형 RPG '프로젝트 BSS'의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넷마블은 상반기에만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나 혼자만 레벨업:ARISE', '레이븐2' 등 3종의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신작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인조이'를, 넥슨은 루트슈터 장르의 '퍼스트 디센던트'로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컴투스는 지난 28일 출시한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로 구글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는 등 순항 중에 있다.

10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의 1분기 실적 전망은 여전히 어두운 편이다. 신작 부재와 기존 타이틀들의 매출 감소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편, 게임 출시 시기와 신작 매출 반영을 고려했을 때, 올해 2분기부터 업계가 활기를 띨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공들여 준비한 신규 타이틀들이 국내 게임 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는 기대다.

국내 게임 업계는 현재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업계의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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