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속 그 게임 '라스트워'의 글로벌 흥행... 북미, 유럽도 낚였다
개발사 퍼스트펀 중국 모바일 게임 매출 기준 퍼블리셔 5위 자리 차지
전 세계 게이머, 불쾌한 광고와 과도한 페이 투 윈에 불만 표출

'광고 속 그 게임'으로 유명한 ‘라스트워: 서바이벌(이하 라스트워)’이 국내는 물론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심상치 않은 기세를 보인다. 과장 및 허위 광고라는 비판과는 달리 매출 순위는 고공 행진 중이다.

지난 2월 센서타워 차이나의 보고서에 따르면 ‘라스트워’의 개발사이자 퍼블리셔 퍼스트펀은 중국 내 수익 기준 모바일 게임 퍼블리셔 5위에 올랐다. 1월에만 매출이 167% 증가했으며 다음 달 67% 증가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와 같은 급격한 수익 증가에는 주요 플랫폼 중심의 대규모 광고에 있다. 센서타워의 추가 보고에 따르면 ‘라스트워’는 국내에서 2023년 12월, 2024년 1월 주요 광고 네트워크 선두 광고주로 올라섰다.

2023년 12월부터 급격히 상승하는 '라스트워'의 매출 지표 (자료: 센서타워)
2023년 12월부터 급격히 상승하는 '라스트워'의 매출 지표 (자료: 센서타워)

실제로 해당 기간 ‘라스트워’의 국내 매출 순위 추이는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한다. 2023년 12월 초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40위 권에서 12월 24일에 매출 10위 권 내로 진입했다. 이후 3월 19일 ‘리니지M’을 누르고 매출 1위 자리에 올랐다.

이와 같은 ‘라스트워’의 마케팅 전략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효한 성적을 내고 있다. ‘라스트워’의 수익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과 미국으로 가각 29.7%, 28%를 차지한다.

모바일 인덱스를 살피면 오늘 2일 기준 미국, 캐나다를 비롯 스웨덴, 프랑스 등 북미, 유럽 등지에서 매출 순위 차트 10위 권에 진입 중이다.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 내 흥행 돌풍을 쓰고 있는 셈이다.

북미, 유럽 등 주요 국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지표 (자료: 모바일 인덱스)
북미, 유럽 등 주요 국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지표 (자료: 모바일 인덱스)

그러나 ‘라스트워’의 대규모 흥행 성적과 달리 전 세계 게임 업계와 게이머 커뮤니티에서는 게임에 대한 비판이 더 크다. 바로 과장 및 허위 광고를 앞세운 마케팅 전략 때문이다.

‘라스트워’의 광고는 악명이 자자한데 틱톡, 유튜브를 비롯해 주요 플랫폼을 장악해 광고의 빈도가 높은 것뿐만 아니라 보는 이에게 호승심을 자아내는 소위 ‘열받는 광고’를 노출하기 때문이다.

주요 광고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칙 연산 버프와 디버프를 지나며 부대원이 가감되고 달려오는 좀비들을 막아낸다. 광고만 보면 디펜스 장르의 게임처럼 보이지만 광고는 사실 게임의 전부가 아니다.

해외 커뮤니티에서도 '라스트워' 광고 속의 남자는 유명 인사다.
해외 커뮤니티에서도 '라스트워' 광고 속의 남자는 유명 인사다.

해외 광고를 살펴보면 국내와 마찬가지로 게임의 일부 요소를 사용하지만, 과장된 것을 알 수 있다. 일부 틱톡 광고를 살펴보면 존재하지 않는 가짜 댓글을 읽는 모습을 보인다. 진짜와 가짜를 교묘하게 섞은 다음 진위를 확인하려면 지금 플레이하라는 식으로 미끼를 던진다.

많은 유저가 광고에 걸려서 게임을 시작하게 되고 게임은 광고와 유사한 콘텐츠가 존재하지만, 메인은 아니다.

실제 게임을 시작하면 광고에 등장한 게임 플레이가 튜토리얼 초반 소개된다. 이후 기지를 관리하고 레벨을 올려 지역을 확장, 경영하는 기지 관리 요소, 스테이지를 돌파하며 영웅 수집과 성장하는 수집형 RPG 육성 요소도 존재하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콘텐츠는 결국 유저들과 연맹을 맺고 함께 약탈하고 방어하는 PvP 전쟁 콘텐츠를 향한다.

국내 틱톡 광고(좌)와 실제 인게임 플레이(우). 광고에서도 대놓고 "진짜 혹은 가짜?"라고 언급하며 유저 인입을 유도하고 있다.
국내 틱톡 광고(좌)와 실제 인게임 플레이(우). 광고에서도 대놓고 "진짜 혹은 가짜?"라고 언급하며 유저 인입을 유도하고 있다.

여러 장르의 재미 요소를 한데 종합했다. 실제로 기지 성장과 육성 요소가 짧지만, 체감되는 재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광고에서 본 콘텐츠가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존재하기도 해 간단한 재미를 부여한다. 해당 부분에 대한 칭찬도 존재한다.

단순히 좀비 디펜스 게임을 즐기러 왔는데 예상치 못한 콘텐츠가 게임 내에 존재하는 것이다. 또 콘텐츠 자체 복잡도가 높지 않아 다음 스테이지 돌파까지 술술 넘어간다.

조금만 참고 해보자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며 기지와 부대 성장의 즐거움도 일부 제공하기에 개의치 않게 된다. 또 튜토리얼의 일종인 챕터 진도가 있어 길을 잃지 않도록 방향을 제공한다.

게임에 조금 진지하게 접근하고 나면 ‘라스트워’의 촘촘한 과금 설계가 수면 위로 드러난다. ‘라스트워’의 과금 모델은 기본적으로 유저에게 결핍을 유도하고 이를 채울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한다.

광고에서 본 전투 콘텐츠인 스테이지를 끊임없이 플레이하려면 영웅 성장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스테이지 돌파 과정에서 대미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시 기지 성장이 관여한다. 기지 육성 시간은 기존 수 초에서 수 시간으로 늘어난다.

또 ‘라스트워’의 메인 콘텐츠인 연맹 역시 과금을 유도한다. 유저는 연맹에 가입하면 각종 성장 이점을 얻기 때문에 가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고 연맹은 연맹에 속한 유저가 과금을 하는 경우 연맹 전체가 보상을 얻으므로 더 많은 유저를 필요로 한다.

게임을 시작한 뒤 저렴한 가격의 UR 등급 영웅 패키지를 얻고 나면 그 체감 효과가 꽤 크다. 이런 힘 차이는 연맹 간 세력 싸움에서 더 격차가 크게 난다. '라스트워'는 과금을 할수록 체감이 크다는 장점이 있지만, 과금을 하지 않으면 전쟁 참여가 무의미할 정도로 나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또 패스, 패키지 등의 소액 형태의 과금들이 즐비하고 이것들이 톱니처럼 맞물려 결제를 유도하고 있다.

최근 게임에는 과도한 과금과 무한 경쟁 유도로 인한 유저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또 콘텐츠 부족 문제도 크게 대두되고 있다. 소위 ‘고래’가 아니면 게임을 즐기기 어려운 심각한 페이 투 윈 게임이라는 평가가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라스트워’는 여러 장르를 차용한 다음 게임 콘텐츠의 일부만 노출하는 것으로 캐주얼 유저들의 눈길을 끄는 데 성공했다. 대규모 유저 인입은 곧 촘촘한 과금 모델로 이어졌고 모바일 매출 차트 상단에 기록됐다.

‘라스트워’의 흥행 사례에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는 우려가 크다. 탄탄한 게임 콘텐츠 확보나 게임성보다 상업적 마케팅에만 치중했고 또 그것이 글로벌에서 성공했기 때문이다. 

최근 업계에서는 중국발 게임들의 허위 및 과장 광고에 대한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커진다. 허위 과장 광고로 유저 피해가 가중될수록 업계가 위축되고, 개발사들의 수익 저하로 자연스레 이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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