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직관적인 기물... 화려해졌지만 알아보기 힘든 챔피언
알아야 될 것은 많아졌지만, 운에 의존하는 요소는 늘어
‘전략적 팀 전투(이하 TFT)’ 시즌(세트) 10이 출시 2주 차에 돌입하며 게임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커뮤니티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고 있으며 TFT e스포츠 관계자들까지 참여해 열띤 토론에 나선 모습이다.
중국의 TFT e스포츠 캐스터 큐워즈태너(CuewarsTaner)는 지난 27일 자신의 X(트위터)에 TFT 세트별 중국 유저 평가 통계를 올렸다. 세트 10에 대한 중국 유저 평가는 10점 만점에 3.2점 기록이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세트 6은 9.6점이다. 이전 시즌 세트 9는 6.3점을 받았다.
이에 대해 미국의 TFT 캐스터 브라이스 블럼(Bryce Blum)은 세트 10이 어렵다고 인정하면서도 개인적으로 TFT가 다시 이런 느낌이 되길 기다렸다고 밝혔다. “캐주얼 유저(특히 중국)의 참여를 유지하기 위해 7-9세트처럼 된다면 슬플 것”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두 사람의 대표적인 견해 차이 이외에도 해외는 물론 국내 커뮤니티까지 현재 많은 유저가 세트 10에 대한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개인마다 조금씩 다른 감상이지만, 공통적인 의견들도 있다.
먼저 가장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것이 비직관적인 기물(캐릭터)들의 초상화와 스킨이다. 특히 지난 세트 “기본으로 돌아간다”고 천명한 ‘룬테라 리포지드’에 익숙했던 유저들이 겪는 문제다.
지난 시즌 기물들은 초상화와 스킨이 협곡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기본 형태였다. 이번 시즌 기물들은 익숙하지 않은 옷을 입고 있다. 다양한 챔피언에 관심이 많은 유저가 아니라면 다소 알아보기 어렵다.
비직관적인 기물 시너지의 이름이 다시 한번 게임의 허들이 된다. ‘믹스마스터’, ‘와일드카드’, ‘일류 비트’ 등의 계열 시너지는 물론 ‘거물’, ‘스테이지 다이버’, 빅히트, 이단아, 열혈 팬 직업 시너지까지 비직관적이다. 해당 풀에 어떤 챔피언이 포함되어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
이전 세트에도 비직관적인 이름의 시너지는 많았지만, 유저 평가가 좋았던 과거 세트들을 나열하면 적어도 직업 시너지에는 알아보기 쉬운 시너지 이름을 배치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세트 6 ‘경쟁자’, ‘사교계’, ‘고물상’ 등의 계열 시너지는 그 이미지를 떠올리기 어렵지만, ‘쌍발총’, ‘암살자’, ‘저격수’ 등의 직관적인 직업 시너지가 있다. 기물의 생김새와 시너지가 일치하는 경우가 많았다.
비직관성은 TFT의 특수한 게임성과 연결된다. 하드코어 유저와 캐주얼 유저가 동시에 존재하지만, 캐주얼 유저가 과반을 차지한다. 또한 게임의 태생 자체가 모바일과 PC 양측 모두 가벼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게임에 이런 허들은 유저 피로도를 가중 시킬 여지가 있어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음악을 컨셉으로 잡고 라이엇의 인기 걸그룹 K/DA와 보이밴드 하트스틸이 등장해 기물 조합에 따라 사운드트랙에 변주를 주는 등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져온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음악에 몸을 흔들다 보면 이번 세트에 익숙해지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님을 알게 된다. 하지만 캐주얼 유저들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그 밖에 유저 평가가 나뉘는 것은 ‘헤드라이너’ 시스템이다. 4 세트의 ‘선택받은 자’ 체계와 흡사한 구조다. 구매 즉시 2성을 제공하고 특성 중 일부가 추가로 적용되는 시스템이다. 4 세트와 마찬가지로 운에 따른 요소가 강제되므로 유저 간 호불호가 갈린다.
또한 ‘선택 받은 자’와 마찬가지로 ‘헤드라이너’는 유저에게 빠른 판단을 요구하는 시스템이다. 가진 헤드라이너를 판매하고 새 헤드라이너를 구매할지, 현재 내 시너지 기물이 아닌 헤드라이너가 등장했을 때 어떤 선택을 할지 등의 판단이다.
이를 위해선 각 챔피언의 밸류를 이해할 필요가 있고 메타에 더 민감해져야 한다. 라이트 유저에게는 필시 부담스러운 요소다. 현재 세트 초반 메타나 코스트 전략이 자리 잡지 않은 상태이므로 하나의 덱만 고집하는 소위 ‘대깨 플레이'를 하기 어려운 것도 한몫한다.
세트마다 문제가 되는 강력한 특정 기물 역시 빠지지 않고 논란이 된다. 대표적으로 ‘케넨’, ‘릴리아’, ‘에코’, ‘니코’ 네 개 기물이다. 전장에 배치하면 열혈 팬, 수호자, 감시자, 트루 데미지까지 총 네 개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모두 1, 3 코스트 기물들이면서 시너지 효과는 높다.
다만 예정된 패치에 대량의 밸런스 조정이 예고됐다. 메타 흐름의 변화 가능성이 있는 것은 좋은 소식이다. 상반된 평가가 시즌 초반부터 나오고 있어 개발진이 게임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의 패치 방향에 유저 이목이 쏠릴 것은 당연하다.
이번 TFT 세트 10은 어느 때보다 시청각적 화려함을 지니고 있지만, 게임성의 요소에선 다소 개선의 여지가 필요해 보인다. 분명 시즌을 지나며 쌓아온 운영 노하우로 완성도가 높아져 가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기에 TFT 개발진이 시즌10에서 보인 문제점을 어떻게 게선할지 그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