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력 기울여 외주 작업물 전수조사... 결과 따라 넥슨 본사 차원 대응"
"맹목적으로 타인을 혐오하고, 그것을 드러내는 데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하고 몰래 드러내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사람들을 단호하게 반대합니다."
넥슨 '메이플스토리' 김창섭 디렉터가 최근 불거진 외주 영상들의 남성혐오 손가락 의혹에 대해 강경 대응을 선언했다.
김창섭 디렉터는 26일 오후 7시, 메이플스토리 유튜브를 통해 긴급 라이브 방송을 열었다. 외주 애니메이션 업체 스튜디오 뿌리 작업물의 혐오 논란이 제기된 지 24시간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이에 앞서 사건이 일어난 직후인 0시경, 문제의 홍보 영상 삭제와 함께 빠르게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공지한 바 있다.
최근 메이플 나우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과 달리, 이번 라이브는 15분 내내 진지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사안에 대해 얼마나 심각하고 단호한지를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다.
메이플 운영진은 관련 인물이 제작한 모든 의심 영상을 채널에서 내렸으며, 일요일 새벽부터 모든 팀원들이 스튜디오 뿌리 제작 영상의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의 시초가 된 엔젤릭버스터 영상을 활용한 마케팅 요소가 곳곳에 전개됐는데, 이 역시 모두 중단한 상태다.
또한 뿌리와 관련이 없는 영상도 모두 조사 대상이다. 또다른 의혹이 불거진 '단풍잎 놀이터'는 다른 외주업체와 계약을 맺고 제작했는데, 우선 내린 뒤 관련 업체와 자세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 디렉터는 "메이플스토리가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이었으면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숫자를 떠나 성별, 국적 세대를 넘어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게임이 되는 것이 모든 개발진의 일념이라는 것.
또한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려면 나를 맹목적으로 혐오하거나, 혐오를 가지고 와서 조롱하는 등 일련의 문화와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믿음이 전제되어야 한다"면서 "이런 상식이 너무 당연하고 쉽게 지켜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반성의 뜻을 함께 보였다.
이런 혐오가 메이플스토리를 즐기는 문화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힌 김 디렉터는, 더욱 철저한 검수와 문제 수정을 약속했다.
또한 "타인에 대한 혐오를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문화, 그런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우리가 많이 사랑하고 더 사랑받아 마땅한 메이플스토리를 유린하도록 절대로 허락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전사적 차원으로 가능한 최대한의 조치를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스튜디오 뿌리를 포함한 각종 외주사에게는 사실관계 조사가 끝난 뒤, 결과에 따라 메이플스토리를 넘어 넥슨 기업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설명이다.
넥슨이 이번 사건과 대처로 입는 유무형 손해는 상당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를 소재로 모든 플랫폼에서 광범위한 광고 및 마케팅을 진행해왔기 때문. 또한 겨울 대형 쇼케이스와 업데이트를 앞두고 메이플스토리 팀의 작업 부담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긴급 라이브 방송은 실시간으로 4만 명 이상의 유저가 들어와 지켜봤으며, 하루가 지나지 않은 현재 조회수 15만을 넘기면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급한 모습까지 진실성이 느껴진다", "정말 고생 많으시고 진짜 응원한다" 등의 댓글이 최다 추천수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여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유저들 사이에서는 "프레임 단위로 쪼개면서 몇 개 캡처를 가지고 고의로 몰아가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주로 보이고 있어, 양측 커뮤니티 입장을 눌러싼 평행선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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