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플] '심즈'가 오랫동안 평정한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에 파문이 일기 시작한다. 

크래프톤이 지스타 2023 출품작으로 공개한 'inZOI(인조이)'가 화제다. 유저가 실제 세상과 흡사한 게임 속에서 캐릭터 '조이'를 직접 조종하며 모든 것을 원하는 대로 변화시키고, 원하는 대로 인생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심즈와 달리 언리얼엔진5 기반의 실사형 그래픽을 구현했고, 현대 사회의 도심을 떠올리게 하는 배경이 특징이다. 다만 그동안 실제 게임 플레이는 공개되지 않아 이런 높은 그래픽으로 자유도를 구현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따라왔다. 

12일 플레이 영상이 일제 공개되면서 의문은 풀렸다. 6분 분량의 공식 영상에 이어, 심즈 전문 유튜버들의 한 시간 가까운 실제 플레이가 업로드된 것. 트레일러 퀄리티 그대로 장기간 플레이가 가능하며, 이미 세부적인 시스템도 대부분 구현된 것이 확인됐다.

게임의 진행 및 기본 틀은 심즈 시리즈와 흡사하다. 직장을 통해 돈을 벌고 인간의 기본 욕구도 해결하며, 여러 타인과 관계를 맺고 장기적인 야망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시스템이 보인다. 

외모, 의상, 가구 등 다양한 꾸미기 및 상호작용 요소도 드러난다. 캐릭터가 직접 대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포즈로 감정을 표현하는 점도 같다.

하지만 단순 아류작을 탈피하기 위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디자인한 흔적도 있다. 비슷한 선택지라도 UI 구성이 모두 다르며, 커스터마이징과 일정 관리 시스템 등 기존 심즈보다 자유도와 편의성에서 좋아 보이는 점도 여럿 존재한다. 

특히 일정 편집에서 나오는 캘린더는 크래프톤의 자체 노하우가 잘 드러난다. 한 가족에 소속된 조이들의 일정이 캘린더 하나에 깔끔하게 출력된다. 야망, 가치관, 취향, 기질과 같은 그 캐릭터만의 특징도 한 눈에 정리되어 간편하게 일정을 추가하거나 수정할 수 있다.

커스터마이징 자유도도 놀랍다. 얼굴 이목구비와 체형을 미세한 곳까지 조정하는 것은 물론, 연령에 따라 자연스럽게 늙어지는 인상도 구현한다. AI 텍스처 기법을 사용해 각 의상의 색깔, 무늬의 위치와 패턴까지 세부 지정된다. 의상 자체도 이미 다양한 에셋이 들어가 있어 패션 가짓수는 무한대에 가깝게 가능해 보인다.

게임 플레이에서 드러난 욕구는 총 8개다. 배고픔, 청결함, 수면, 용변, 즐거움, 사교, 인정, 활력이다. 먹고, 자고, 화장실에 가고, 친목을 다지고 운동하거나 재미를 찾는 등 인생 시뮬레이션에서 꾸준히 충족해야 하는 콘텐츠가 전부 들어가 있다.

내부 인테리어와 가구 배치를 하는 모습, 캐릭터가 그 가구들과 상호작용하는 모습도 나온다. 다른 캐릭터와 친교를 맺고, 싸우고, 연애하며 아이 만들기를 하는 구조까지 이미 실제 플레이가 돌아간다. 모션 역시 장르 특성상 조금 과장된 면은 있지만 그다지 어색하지 않다. 

이 모든 것들이 공식 영상이 아니라 직접 인플루언서들이 게임으로 플레이해 업로드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미 개발 단계가 상당 부분 진척됐고, 트레일러 그래픽 그대로 플레이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현대 서울과 전통적 오브젝트가 결합된 독특한 한국적 분위기도 호평을 받는다. 인게임 영상을 게재한 유튜버들의 영상 댓글에는 "꿈에만 그리던 인생 시뮬레이션 같다", "편리하고 세련된 UI가 마음에 든다", "맵에 할 게 얼마나 많아질지가 중요할 것 같다"는 유저 반응이 높은 추천을 얻고 있다.

건축까지 가능할 것인지도 궁금해진다.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 중에서 가장 엔드 콘텐츠이자, 개발이 제일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다. 현재 건축만 제외하면 심즈 시리즈에 밀리지 않는 콘텐츠를 발표한 만큼 이후 추가 정보가 궁금해진다. 

'인조이'는 기존 애니메이션풍 장르 선점작 사이에서 한국적인 감성의 실사 그래픽으로 선명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새로운 화풍의 인생 이야기를 원하는 유저 사이에서 기대감이 살아나는 현상이 보인다. 이번 지스타 2023 크래프톤 부스에서는 시연대 게임 플레이와 이벤트 참여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