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비포 더 던'으로 처음 공개... 2년 만에 얼리액세스 출시
정극민 대표 "목표는 긍정적 평가 90%... 피드백으로 완성도 높일 것"
[게임플] 블랙앵커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웹젠이 퍼블리싱을 맡은 턴제 전략 RPG ’르모어: 인페스티드 킹덤(이하 르모어)’가 31일 스팀과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얼리액세스로 출시됐다.
기자는 지난 6월 진행된 소규모 그룹 테스트에서 르모어를 처음 접했다. 구원이라는 헛된 희망을 품고 기괴하게 뒤틀린 괴물들 틈에서 겨우 숨을 이어가는 생존자들의 처절한 생존기는 한 시간 남짓한 짧은 플레이였음에도 기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르모어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미지(未知)에 대한 공포’다. 특유의 도트 그래픽으로 구현된 다크 판타지와 전장의 안개로 가려진 시야는 유저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이 게임에서 전투는 결코 능사가 아니다. 맵 곳곳을 배회하는 이형의 존재들은 언제 어디서든 당신을 붙잡고 물어뜯을 수 있다. 최소한의 전투로 필요한 자원을 모으며 스테이지의 목표를 달성해나가는 불안한 여정은 그것을 끝마쳤을 때 강렬한 성취감을 보상했다.
르모어의 얼리액세스 출시를 맞아 개발자들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번 인터뷰엔 개발사 블랙앵거 스튜디오의 정극민 대표가 참여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정극민: 올해로 15년째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2011년에 PC MOBA 장르의 ‘카오스온라인’을 출시했고, 2017년에는 카오스온라인의 IP를 이용해 모바일 수집형 RPG '카오스마스터즈'를 선보였다.
‘매직 더 개더링’, ‘하스스톤’이나 ‘슬레이 더 스파이어’같은 카드 게임을 즐겨하는 편이며, 이외에도 ‘문명’ 시리즈나 ‘다키스트 던전’, ‘배틀브라더스’, 최근에 나온 ‘발더스게이트 3’와 같은 CRPG 등 주로 전략성·전술성 면에서 깊이감이 느껴지는 게임들을 좋아한다.
Q. 르모어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정극민: 가장 직접적인 계기는 어떤 게임을 만들지 고민하던 2019년경, ‘좀비사이드’라는 보드게임을 접한 것이었다. 보통의 턴제 장르 게임들과 달리 정말 끝없이 쏟아지는 좀비들과 소수 생존자들의 대치라는 비대칭성에서 오는 재미, 소음이나 시야 같은 메커니즘을 활용해 단순히 뛰어들어서 싸우는 행위가 아니라 다른 부분까지 고민해야 하는 요소 등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사실 현대판 버전만 접했을 때는 ‘나쁘지 않다’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좀비사이드의 ‘흑사병’이라는 중세 버전 확장팩을 접하면서 ‘이건 한 번 만들어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처럼 역사 배경의 좀비 아포칼립스라는 컨셉이 독특하기도 했고, 좀비물 하면 생각나는 총이나 야구방망이가 아닌 대검, 모닝스타 같은 진짜 중세 냉병기로 좀비들을 상대한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그 시점에 ‘배틀 브라더스’ 같은 중세 배경의 게임들을 저희가 즐기고 있던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결국, “이런 요소들을 살릴 수 있다면, 기존의 턴제 전략 게임들과는 다른 매력을 가진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믿음이 생기면서 시작하게 됐다. 물론 디지털 환경에 맞추고 캠페인 기반으로 개발을 이어 오면서 최종 형태는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모티브가 되었던 좀비사이드의 매력 요소들은 큰 틀에서 녹여낸 것 같다.
Q. 개발 과정에서 세계관이나 시스템을 구축할 때 영감을 받은 게임이 있는지?
정극민: 영감을 가장 직접적으로 준 게임은 앞서 말씀드린 ‘좀비사이드’였고, 이후 개발 과정에서 턴제 장르의 게임들을 정말 다양하게 해 보면서 장단점을 분석하고, 플레이어로서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고 어떤 부분은 그렇지 않은지 오랫동안 논의를 거쳤다.
플레이어들이 직접 사용하는 무기의 종류나, 각 무기들이 직접 액티브 스킬을 지닌다는 시스템은 ‘배틀 브라더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개발진이 아는 한 중세 냉병기 전투의 맛을 가장 잘 살린 턴제 게임이었다. 둔기류는 방어도 피해가 더 강하다던가, 날붙이에 출혈 피해가 강하게 붙어있는 등의 요소들에서 그런 흔적이 남아 있다. 반면 캐릭터들의 스킬셋은 배틀 브라더스처럼 랜덤화 된 형태가 아니라 각자 고유한 느낌으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XCOM’ 시리즈의 병과 별 특전 트리에 보다 가까운 방향으로 구성했다.
가장 고생한 건 적으로 등장하는 변종과의 전투 메커니즘이었다. 적들의 시야에 걸렸을 때 상대가 즉시 반응하는 시스템은 ‘Invisible Inc’의 시야 시스템에서, 적을 밀고 당기는 방식의 전장 조작 요소를 적극적으로 차용한 것은 ‘Into the Breach’에서 영향을 받았다. 모든 무기에서 명중률을 제거하고 피해량의 랜덤 값으로만 불확실성을 부여하는 방식은 기존 턴제의 문법에서 명중률 의존도를 한층 줄이면서도 깊이감을 유지했던 ‘Last Spell’의 방향성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결과다.
더 열거하자면 끝이 없긴 한데, 중요한 건 유사 장르의 여러 게임이 취하는 서로 다른 방식을 최대한 넓은 시야에서 습득한 뒤 “그래서 우리가 게이머라면 가장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임은 어떤 모습일까?”에 대한 판단과 참고의 기준으로 정말 다양한 게임들을 레퍼런스를 사용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Q. ‘비포 더 던’이라는 이름에서 ‘르모어’라는 이름으로 얼리 엑세스하기 전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어떤 작업이 이뤄졌나?
정극민: 초반 ‘비포 더 던’에서는 중세 아포칼립스라는 키워드를 해석하면서, '워킹 데드' 같은 아포칼립스 영상물에서 볼 수 있는 생존자들끼리의 갈등, 혹은 도덕적 기준의 변화와 같은 요소를 구현하고자 했다. 게임에서는 유사한 사례가 흔치 않은데, ‘디스 워 오브 마인’의 간접적 내러티브 요소, 혹은 ‘다키스트 던전’처럼 시스템적으로 표현된 멘탈 요소를 통해 이런 주제를 표현할 수 있다면 정말로 흔히 찾아보기 힘든 게임이 만들어질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다만, 이렇게 말씀드리면 좀 부끄럽지만, 욕심이 지나쳤던 것 같다. 초반의 모티브가 되었던 ‘좀비사이드’에서 매력을 느꼈던 것은 어디까지나 전략·전술성이 살아있는 기반 위에서 아포칼립스 테마의 느낌을 살리는 방향이었는데, 테마를 살리는 데 집중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게임의 정체성이 모호해져 간다는 느낌을 받게 됐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무시하고 뭔가 새로워 보이는 것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다는 걸 자각하게 됐다.
그래서 전략·전술을 중심으로 게임의 기반을 새롭게 쌓아 나가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리면서 지금의 ‘르모어’가 탄생하게 됐다. 사실 그전에도 갈등과 도덕을 구현하자는 목표를 실제로 원하고 있었던 전략·전술 중심의 플레이와 조화시킬 방법을 찾지 못해, 3번이나 기반 방향성이 이미 바뀌어 온 상황이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다들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결정 이후로 기반에 대한 흔들림 없이 훨씬 빠른 속도로 완성도를 올릴 수 있었기 때문에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좀 더 빨리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있다.
Q. 지난번 데모를 정말 즐겁게 즐겼다. 데모와 얼리 액세스 사이엔 어떤 차이가 있나?
정극민: 의도된 어려움을 유발하는 요소는 게임의 재미를 위해 최대한 남기면서, 의도하지 않았는데 게임이 어렵다고 느껴지게 만드는 요소들을 최대한 제거하거나 변경했다.
또한 편의성 부분에서 꽤 많은 개선이 있었다. 잦은 무기 교체가 재미는 있지만 자주 인벤토리를 열어야 하는 게 불편하다는 피드백에 따라 무기 교체 퀵슬롯 UI를 추가했고, 갈고리나 방어벽 같은 도구들 또한 더 쉽게 자주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 횟수를 대폭 늘리거나 스테이지가 끝난 뒤 자동으로 충전되는 충전형 도구로 교체하기도 했다.
가장 예상과 달랐던 부분이라면 최대한 천천히 플레이하면서 행동력 자원을 최대한 관리하거나 변종들이 원하는 위치로 움직일 때까지 계속 턴을 넘기는 ‘스톨링 플레이’였다. 사실 내부에서 가능성을 인지하고는 있었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게임을 재미없게 하려고들 하지는 않을 것 같다”라는 의견이 많아 특별히 대응하지는 않으려고 했었는데, 아무래도 게임에 익숙한 내부 개발자들에 비해 맵의 난이도를 실제보다도 좀 더 어렵게 판단하는 경향이 강했고, 그러다 보니 이런 스톨링이 선택이나 성향이 아닌 마치 개발자가 권장하는 전술인 것처럼 보여 우려가 된다는 피드백들이 꽤 많았다.
그래서 멀리서 돌멩이를 던져 적을 쉽게 아군 위치로 끌어들일 수 있는 요소를 추가하는 한편, 반대로 지나치게 턴을 많이 소요하면 계속해서 새로운 적들이 등장하는 추적 스폰 시스템도 추가했다. 추적 스폰은 반대로 난도를 높이는 요소로 받아들이시지 않을까 하여 고민했으나, 테스트 결과 기본 전투의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쉬워진 것과 맞물려 적절한 긴장감을 주는 장치로 평가를 받았다. 그 적절한 수준의 턴 밸런싱을 맞추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을 썼는데, 보람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느낀다.
텍스트 크기에 대한 피드백은 인지하고 있으나, 단순 크기 조절 시 툴팁 등의 UI를 거의 모두 새롭게 다시 만들어야 하여 우선순위를 낮춰 둔 상태다. 당장은 전투 중 표기되는 데미지 폰트의 텍스트를 좀 더 두껍고 가독성이 나은 폰트로 교체했으며, 아직 부족한 편이라 생각되어 개선 방안을 고민 중이다.
Q. ‘반복되는 고통’ 난이도에선 어떤 요소가 새롭게 추가되며, 유저들에겐 무엇이 보상으로 제공되는가?
정극민: 먼저 오해를 막기 위해, ‘반복되는 악몽’ 모드는 로그라이크 모드가 아니라고 먼저 말씀드리고 싶다.
일단은 숙련자용 난이도인 ‘절망’ 난이도를 개발하면서 이 난이도를 1회차부터 클리어할 수 있는 플레이어분들의 절대적인 숫자가 아무래도 많지 않을 것 같다는 내부 의견이 많았다. 반대로 게임 자체에 어느 정도 랜덤성이 있고, 어떤 캐릭터 특전 트리를 선택해 어떤 무기를 주무기로 삼아 제련하고 어떤 방향으로 개조할 것인지 등에 대한 시스템으로 여러 빌드를 실험해 볼 수 있기에 충분히 2~3회차 정도의 리플레이 가치는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기본 플레이로는 ‘고행’ 난이도를 추천하면서 2회차로 ‘절망’ 난이도 도전을 권장하되, 이때 튜토리얼이나 한번 보았던 스토리를 건너뛰고 좀 더 게임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는 옵션을 만들어 편의성을 제공하자는 것이 ‘반복되는 악몽’ 모드의 기본 발상이었다.
다만 “이왕 2회차를 할 거라면, 그래도 좀 더 다른 게 있으면 좋지 않을까?”란 생각에, 기본 캠페인 대비 획득하는 무기의 종류가 한층 더 랜덤화되고, 캠페인 모드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던 새로운 고유 특성들이 추가로 등장하게 만들었다. 매우 강력하지만 한 번 장착하면 내구도가 0이 되기 전에는 해제할 수 없는 ‘악마의 유혹’ 특성처럼, 다소 사용 난이도가 있더라도 독특한 특성들을 계속 추가할 계획이다.
로그라이크 장르처럼 반복되는 악몽 모드를 클리어할 때마다 캐릭터들이 강해진다거나 하는 방식의 보상을 추가할 계획은 없다. 다만 추후에 “얼마나 플레이를 잘했는지”에 대한 스스로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시스템 등은 재미있을 것 같아 고려 중이다.
Q. 지난 데모 플레이에서 상당히 느린 페이스가 아쉬웠다. 등장하는 적이 많을수록 턴 종료 후 손을 놓고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길어졌는데, 이 부분이 개선됐는지 궁금하다.
정극민: 등장하는 적이 많아졌을 때 페이스가 느려지는 문제에 대해서는, 적이 아군을 발견했을 때 울리는 경보가 중복되는 경우를 없애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기존에는 적의 시야에서 한 번 나갔다가 들어올 때마다 경보를 울렸고, 그에 따라 적들이 아군을 지속적으로 추적하면서 게임이 늘어진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물론 계획했던 전투 플랜이 한 번의 실수로 너무 쉽게 망가지는 문제도 있었다. 전반적인 규칙과 AI의 정비로 인해, 지금은 불필요한 상황에서 적이 몰려드는 경우는 최소화됐다.
Q. 전투의 난도가 높았던 만큼 선택 하나하나의 결과가 크게 다가오는 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다만 잘못된 선택으로 게임이 의도치 않게 풀릴 때는 캐릭터들이 전멸할 때까지 지켜봐야만 했는데, 리-트라이 기능은 추가되는가?
정극민: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전투가 끝난 뒤 체력이 모두 회복된다면 실질적으로는 피해를 받지 않는 방법을 찾는 것보다 죽지 않을 만큼 맞으면서 플레이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방법이 되며, 이렇게 되면 게임의 전반적인 디자인까지 모두 재설계해야 할 정도라 그대로 소화하기는 힘든 피드백이었다.
그래서 많은 테스트 끝에, 방어도 개념을 도입해 체력과 차등을 뒀다. 방어도에 받은 피해는 은신처에 돌아가면 100% 회복되지만, 체력 피해는 기존처럼 영구적으로 유지되는 방식이죠. 방어도는 1회 정도의 공격을 막아줘, 결과적으로 각 스테이지에서 캐릭터 당 한 번씩의 피해는 정상적인 상황이 된다.
난이도 변경 기능이 필요할지에 대해서는 얼리액세스 이후 피드백을 보면서 좀 더 파악을 해보고자 한다. 아무래도 플레이어 입장에서 난이도를 내리는 것은 다소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일이고, 쉽다고 느껴져서 난이도를 올렸을 때의 경험이 좋지 않을 가능성도 높기에, 최대한 초기 난이도 설명에서 해당 난이도의 취지를 잘 말씀드린 뒤 그에 맞는 최선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UI/UX를 정비하는 것이 더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했다.
한 턴 내에 내린 명령을 되돌리는 기능을 추가할 계획은 없다. 전투 중에 세이브/로드 기능을 직접 지원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의도로, “최대한 필요한 정보들을 미리 확인할 수 있게 만들되 한 번 내린 명령에 대해서는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개발 초기부터 방향성으로 잡아 왔다.
대신 1이동 1공격 기반의 게임들과 달리 명령을 훨씬 더 자유로운 순서로 끊어서 내릴 수 있으며, 만약 패배하더라도 로그라이크와 같은 영구적 손해 없이 체크포인트까지만 돌아가서 다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저희 기준으로는 불합리한 형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Q. 무거운 분위기의 다크 판타지와 잘 짜인 SRPG 구성으로 해외 팬들의 관심을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얼리 액세스 출시 이후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정극민: 프로젝트의 초기 목표는 90% 이상 긍정적 평가를 받는 것이었으며, 지금도 그 목표 자체에는 변함이 없다. 그 이상의 결과가 찾아온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지만, 저 목표를 달성하는 것만으로도 기쁠 것 같다.
현재의 완성도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얼리액세스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게임을 개선해야만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얼리액세스 출시 직후 갑자기 큰 반응이 오는 단기적 성과를 바라고 있지는 않으며, 좋은 성과를 거둔 작품들의 전례를 따라 부단히 소통과 완성에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Q. 추후 모바일 등의 플랫폼 확장 계획이 있는가?
정극민: 일단은 부분 유료화 모델을 적용할 필요 없이, 게임의 재미에만 집중할 수 있는 플랫폼을 찾고자 하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물론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둔 유료 게임들이 있지만, 모바일 시장에서의 전반적인 흐름과 기대치는 서비스의 지속성이 보다 중요한 부분 유료 게임들에 쏠려 있다고 생각했다.
PC와 콘솔 중에서는 아무래도 저희에게 익숙한 플랫폼이 PC이기도 했고, 만들고자 하는 하드코어한 성격의 인디게임들을 선호하시는 플레이어분들 역시 스팀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PC 시장에 훨씬 많이 계셨다. 스튜디오의 설립 목표였던 “스스로 좋아하고 잘 아는” 콘텐츠를 만들고자 한다면, 그런 콘텐츠를 원하시는 분들이 가장 많은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장기적으로는 게임패드 지원 및 스팀덱 호환을 지원하면서 스위치 버전을 출시하거나 모바일로도 플랫폼을 확장할 계획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당장은 스팀에서 콘텐츠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에 주력하고 싶다.
Q. 긴 시간 출시를 기다려 온 유저들에게 소감 한마디 부탁드린다.
정극민: 일단 최초 ‘비포 더 던’의 공개 시절부터 기대와 응원을 보내 주셨던 분들께 깊은 감사와 함께, 너무 오랫동안 기다리시게 만든 것에 대한 사과 말씀을 드리고 싶다. 또한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과분한 칭찬과 디테일한 피드백으로 큰 도움을 주셨던 분들께도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오랜 시간을 투자한 만큼, 적어도 부끄러움이 없는 콘텐츠를 준비했다고 자부한다. 내부 개발팀의 테스트에서나 비공개 테스트에서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기에, 이제는 정말로 이 게임을 많은 분들이 함께 즐기실 수 있는지 최종 검증을 해봐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턴제 전략 장르를 즐기시는 분들은 물론이고, 유사한 게임의 경험이 많지 않으시더라도 전략·전술적으로 도전적인 난이도와 깊이감에 거부감이 없는 분들이라면 다른 게임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소 매울 수는 있으나, 조금만 눈을 돌려 다양한 방법들을 찾아보시면, 매운맛 뒤에 숨어 있는 상쾌한 청량감을 함께 맛보실 수 있다.
기본적인 재미나 난이도, 기타 게임의 모든 콘텐츠에 대한 피드백을 환영하고 기다린다. 게임의 큰 방향성을 유지하면서도 최대한 많은 분들의 피드백을 소화해 게임에 녹여내는 방식의 개발 과정을 오랫동안 이어 왔기에, 얼리액세스를 통해 그 과정을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다.
완성도 높은 정식 버전으로 다시 한번 찾아뵐 것을 약속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