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엔투 정언산 PD가 말하는 '신의 탑' 게임화 과정

[게임플] "글로벌 원 빌드로, 세계적인 게임들과 함께 IP를 키워나가겠습니다."

'신의 탑: 새로운 세계'가 26일 출시된다. 조회수 60억 회를 돌파한 네이버웹툰 '신의 탑'을 기반으로 한 수집형 애니메이션 RPG다. 넷마블엔투가 개발했으며, 압도적 퀄리티의 그래픽으로 한 편의 애니메이션처럼 즐기는 원작 스토리와 쉽고 간편한 게임성을 내세운다. 

그동안 웹툰을 원작으로 한 게임들은 '잔혹사'의 일부가 되곤 했다. 하지만 넷마블의 IP 소화 능력은 다르리라는 기대도 생긴다. 정언산 PD는 "결국 얼마나 정성을 들이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실시간 전략 전투와 풀 보이스, 모션 캡처 전방위 활용 등 모든 역량을 총집결한 게임"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의 탑: 새로운 세계' 정언산 PD
'신의 탑: 새로운 세계' 정언산 PD

Q. 출시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마무리 작업으로 어떤 점에 신경을 쓰고 있나?

출시 일자를 공개한 뒤 마지막까지 밸런스와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여러 인플루언서를 통해 플레이와 뽑기 등 인게임 정보도 어느 정도 공개됐는데, 거기서 유저들이 말씀해주신 내역도 보면서 반영하려고 했다.


Q. '신의 탑'은 워낙 유명한 웹툰인 만큼 많은 준비를 거쳤을 것 같다. 게임 개발 계획은 언제부터 시작됐고 인력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궁금한데.

2020년 6월 정도부터 3년 정도 걸렸고, 현재 개발 인력은 70여명이다. 수집형 게임 중에서는 큰 규모인데, 웹툰 게임으로 성공한 전례가 적다 보니 기존 게임들과 같은 방식보다는 재해석과 비주얼에 큰 투자를 했다.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감성을 제공할 수 있도록 아트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Q. 최근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서 병렬적 스토리 전개를 강조하는 점이 인상 깊었다.

주인공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면 고민이 없겠지만, 신의 탑은 굉장히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고 에피소드마다 다양한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군상극이다.

원작 전개를 베이스로 한 스토리 모드를 생각하다 보니 주인공 '스물다섯번째 밤(이하 밤)'의 이야기만으로는 자연스럽지 않더라. 그래서 이야기를 컨트롤하는 개체를 여러 캐릭터 중심으로 구성했다. 액트2는 쿤, 그 다음은 또 다른 캐릭터 중심으로 가게 된다.

Q. 메인 스토리는 원작과 동일한 전개로 가나?

1부 1화부터 지금까지도 연재 중인 장편이고, 이야기를 끝내려면 긴 시간의 여정이 필요할 테니 집대성해서 게임에 녹이는 것이 목표다. 게임은 원작 1화부터 차근차근 담고 있다. 웹툰을 보지 않은 유저나 예전에 봐서 잊혀진 분들이라도 게임 스토리만으로 정주행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했다.


Q. '신의 탑' 원작의 또 중요한 특징이 매 층마다 승부의 룰이나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콘텐츠에서 이를 반영한 것들이 많을까?

고민이 많았다. 개발 단계에서는 여러 게임을 많이 고민했다. 공방전은 배틀로얄로 만들기도 했고, 섬멸전은 디펜스 모드를, 함대전까지 생각하기도 했다. 프로토타입은 모두 준비했다. 다만 최종 출시 빌드는 핵심 전투 시스템에서 다른 게임처럼 느껴지도록 하는 방향으로 정했다.

장르를 지나치게 다르게 갈 경우 학습 난이도나 적응에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핵심 전투와 스토리 중심으로 풀어내는 것을 준비했고, 모드는 업데이트 스펙으로 점진적 공개할 생각이다. 각 층의 고유 개성은 스토리 모드에서 즐기게 된다. 1층은 흰철갑장어와 무모한 전투를 하는 내용을 체험해볼 수도 있다. 2층은 시험의 장을 체험할 수 있는 느낌으로 만들었다.

Q.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인 만큼 더빙에 대한 관심도 높다. 성우 더빙은 콘텐츠의 어느 정도까지 적용될 계획인가?

지금까지 프로젝트 중 더빙에 가장 많은 투자를 했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3개 보이스를 지원한다. 특히 한국어는 한국 IP다 보니 풀 보이스 더빙으로 준비 중이다. 영어도 가급적 풀 보이스, 일본어는 주요한 것을 중심으로 최대한 살릴 수 있게 했다.


Q. 풀 보이스라면 서브 콘텐츠나 사이드 스토리까지 모두 포함인가?

그렇다. 튜토리얼부터 메인, 서브 콘텐츠, 자잘한 대사까지 모든 곳에 보이스가 들어간다.


Q. 방치형 시스템을 차용한 부분도 보여서, 게임이 너무 가벼운 스타일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코어 유저들의 목소리도 있었다.

방치형 요소는 하나밖에 없다. 기존 스테이지형 게임에서 진행이 막혔을 때 전 스테이지 사냥을 반복으로 켜놓는 방식이 있었는데, 그것만 대신해줘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편의성만 개선한 것이다. 그밖에 것들은 직접 컨트롤해야 하는 형태다.

깊게 파는 것을 좋아하는 유저들을 위한 시스템도 많다. 스테이지 리트라이에 티켓 같은 개념이 없어 계속 도전할 수 있다. 캐릭터 풀을 여러가지 조합하면서 색다른 조합을 찾아내는 재미를 느낄 것이다. 물론 바쁜 직장인들 역시 하루 30분~1시간 꾸준하게 즐기면 낙오되지 않도록 해 자신의 페이스에 맞게 즐길 수 있게 했다. 캐릭터 감상이나 교류처럼 분재와 같은 요소도 있다.

방치형 시스템은 편의성을 지원하는 용도로 일부 사용된다
방치형 시스템은 편의성을 지원하는 용도로 일부 사용된다

Q. 앞서 말했듯 신의 탑은 군상극이다. 여기서 유저가 어떤 시점에서 스토리를 겪고 캐릭터들과 교류하는지 궁금하다. 밤의 시점은 불가능할 것 같고, 설정상 가상의 지휘관이 들어가기도 쉽지 않은데.

바로 그 문제에서 가장 고민을 많이 했다. 밤 관점에서 몰입해야 할 것 같은데 그럼 액트별 스토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니까. 논의한 결과 새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또 하나의 비선별인원'을 유저로 했다. 게임 도입부부터 유저가 정확하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려주도록 했다.


Q. 요즘은 캐릭터를 얻기 쉽게 하는 대신 장비나 스킬로 과금을 유도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에 대한 설명을 미리 한다면 좋을 것 같다.

핵심 BM이 가챠인 것은 맞다. 하지만 오직 캐릭터뿐이다. 성장에 필요한 재료도 같이 나오며, 장비나 스킬 뽑기는 전혀 없다. 캐릭터마다 전용 무기는 플레이하면서 얻게 되는 숙련도가 꽉 찰 때 자동 개방이 된다.

중복 캐릭터 구제책을 위해 한계돌파로 스킬 레벨업은 시킬 수 있게 했다. 다만 이것도 캐릭터 명함만으로 모든 스킬이 처음에 개방된다. 스킬은 액티브 스킬 2개, 패시브 1개와 궁극기, 평타까지 총 5개 스킬이 있는데 레벨업으로 스탯이 조금씩 더 붙는 방식이라 한계돌파가 필수는 아니다.


Q. 모바일 게임에서 리세마라가 정석처럼 됐다. 이에 대한 생각과, 리세가 가능할 경우 1회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가 궁금하다.

개발사로서 리세마라를 권장할 수는 없지만 막을 생각도 없다. 커뮤니티에 '이륙'해도 되는지 물어보는 것도 트렌드고, 그 역시 게임을 즐기는 방식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최대한 편하게 해드리려고 한다. 초반 스토리 스킵도 가능하고, 가챠권도 플레이 시작부터 풍성하게 제공할 예정이라 부담이 없을 것이다. 다만 리세마라 없이도 플레이를 통해 캐릭터를 쉽게 얻도록 천장 등도 편하게 도입했으니 바로 이륙하셔도 상관은 없을 것이다.

Q. 글로벌 출시인 만큼 해외 마케팅과 유저 대응도 중요할 텐데, 이에 대한 구체적 계획도 듣고 싶다.

순차 출시하면 장르 특성상 '미래시'가 존재하게 되는데, 그것이 좋은 그림은 아니라고 생각해 어렵지만 동시 출시를 생각했다. 권역별로 집중 마케팅 목표는 나뉜다. 물론 한국을 가장 우선순위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고, 원작 인지도가 높은 북미 유럽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서버는 특정 국가로 나뉘는 구조는 아니다. 특정하게 고르는 고민 없이 추천 서버로 자동 유입되는 구조고, 다른 서버의 유저와도 같은 길드에 들어가는 등 경계를 없앴다. 다만 PvP는 본인이 진입 시점 베이스로 같은 시점의 유저들과 경쟁하게 했다.


Q. 출시 후 메인이나 서브 스토리 업데이트 간격은 어느 정도가 될까?

출시 시점에 1부 스토리를 모두 다룰 예정이다. 단순하게 볼륨을 맞추는 것보다,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하이퀄리티를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급하게 스토리를 따라잡을 수는 없다. 출시 전 로드맵 공개 자리를 가지려고 하고, 세세한 게획은 다 세워놓은 상태다. 유저들이 할 거리와 즐길 거리가 끊기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다.

1부가 최전성기 시절이고, 주요 사건을 다 다루고 있다. 스토리 컷신이나 대화 컷신, 돌아다니면서 얻는 대화로 녹여낼 것은 다 녹여냈다. 최대한 풍성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Q. 출시 전후로 유저 소통 행사나 방송을 어떻게 진행할 예정인가?

정규적으로 하려고 생각한다. 확정이 되면 자세히 말씀드리려 하는데, 단방향 공지에 의존하는 운영이 안 된다는 점은 내부에서 인지 중이다. 쌍방향 소통으로 유저들과 호흡하도록 하겠다.


Q. 웹툰 기반 게임들의 결과가 좋지 않았다보니, 아직 의구심을 가지는 팬들도 많다. 이런 분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한 마디 남긴다면?

결국, 얼마나 정성을 들이느냐가 중요하다. 정성 들여서 만들었다고 자신한다. 캐릭터 하나를 만드는 데 있어서도 7~8등신으로 굉장히 많은 모션과 스킬을 넣었다. 원작 비주얼 재해석을 위해 모션 캡처를 풀로 쓰면서까지 작업했다. 처음에 만든 걸 다 버리고 작업할 정도였다. 캐릭터와 모션 완성도에 굉장히 공을 들였다.

전투도 마찬가지다. 기존에는 턴제 게임이 많았고, 그게 훨씬 직관적이고 룰도 간단해 개발자 입장에선 난이도가 좀 낮다. 하지만 우리는 실시간으로 10명 캐릭터가 세로 화면에서 싸우는 것이 보는 재미가 있도록 많은 투자를 했다.

웹툰이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 아니다. 어떤 IP든 해낼 수 있고, 반짝 유명세에 편승해 묻어가보자 한다면 어떤 IP로도 안 될 것이다. 팬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완성도를 갖췄느냐가 문제다. 넷마블이 IP 활용에 깊은 경험을 가진 만큼 좋은 사례를 만들어내고 싶다.

Q. 모션 캡처 기술은 캐릭터 움직임의 어느 부분까지 적용했나?

스토리 컷신 연기는 물론이고, 스킬도 사람이 표현할 때 더 자연스럽다. 그밖에 터치 모션까지 애니메이션이 들어가는 부분이라면 모두 전문 배우만을 섭외해 작업했다. 넷마블과 오래 호흡을 맞춰온 분들이기 때문에 배우들도 이해도가 높았다.


Q. 실시간 전투로 세로 화면 연출이 드물다. 이렇게 기획한 이유는?

스마트폰을 접할 때 대부분 세로형으로 잡는다. 가볍고 캐주얼하게 즐기는 게임을 지향하다 보니 세로 화면을 못박고 시작했다. 굉장히 많은 캐릭터가 있고 역동적 전투가 많은 만큼 실시간이 더 원작 감성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3명 정도는 콤비네이션 플레이 깊이가 제한되더라. 그래서 최대한 늘려본 것이 파티당 5명이었다.


Q. 마땅한 래퍼런스도 없는 만큼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 같다.

난관이 굉장히 많았다. 정신이 없기도 하고, 카메라도 여러 프리셋을 만들어가며 작업했다. 결국 마지막에 액션캠과 노말캠만 남겼다. 액션캠은 특수 스킬을 썼을 때 캐릭터를 조명해주는 기능이고, 노멀캠은 탑뷰를 베이스로 특정 스킬을 쓰는 캐릭터만 홀딩을 시켜서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로딩 작업도 어려웠다. 각 캐릭터마다 필살기가 8~10초인데, 전투 중에 로딩이 들어가면 맥이 끊긴다. 그래서 최적화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전투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들어가도록 표현에 신경을 썼다.

Q. 사양은 어느 정도인가?

갤럭시 노트10 급에서 무난하게 돌아간다. 높이 잡으면 비주얼을 더 멋있게 보여줄 수 있겠지만, 글로벌 원 빌드이기 때문에 대중적인 형태를 위해 절충했다. 대신 다양한 최적화 옵션을 제공해 유저분들이 디바이스에 맞는 최적화를 찾아가도록 오토 디텍션도 강화해 내 폰에서 즐기기 좋은 프리셋도 제공한다.


Q. 유저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한다.

우리나라 IP로서 '신의 탑'이 전 세계에서 유명한 IP가 되도록 하고 싶다. 세계적인 게임들과 함께 성장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많은 노력을 할 것이고, 그런 목적으로 진행해온 만큼 관심 있게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출시 후에도 많은 의견 받아서 더욱 발전한 형태로 게임을 만들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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