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3' 핵심 인력 → '다크 앤 다커' 핵심 인력... 도덕적 문제 직면
입장 발표와 함께 더욱 불리한 정황 추가로 드러나
[게임플] 아이언메이스의 '다크 앤 다커'와 넥슨 과거 프로젝트 'P3'의 연관성이 드러나면서, 아이언메이스를 향한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프로젝트 P3'은 2020년 7월 넥슨 신규개발본부를 통해 개발이 시작됐다. 소규모 인원으로 시작해 사내 검토 과정에서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당초 2022년경 넥슨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의 첫 타이틀로 선보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2021년 7월, 넥슨은 디렉터 A씨가 재택근무 과정에서 프로젝트 개발 정보를 개인 소유 외부 서버에 무단 반출한 사실을 확인했다. 프로젝트 구성원 전원에게 외부 투자 유치 등을 언급하며 집단 퇴직 후 외부에서 함께 'P3'과 유사한 게임을 출시하자고 제안한 사실도 복수의 증언을 통해 확실시됐다.
A는 관련 조사를 받은 뒤 징계해고됐으며, 'P3' 기획파트장 B씨를 포함해 팀원 중 과반이 A씨를 따라 집단으로 퇴직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석달 뒤인 10월 아이언메이스를 설립해 '다크 앤 다커' 개발을 시작했다. B씨는 바로 현 아이언메이스 대표다.
'다크 앤 다커'는 'P3'과 게임 방식, 시스템, 디자인 등에서 많은 점이 유사하다. 또한 첫 글로벌 알파 테스트를 2022년 8월 실시했는데, 소규모 게임사 설립 후 10개월 만에 멀티플레이 게임을 공개 테스트가 가능할 수준까지 완성한다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라는 업계인들의 말도 나온다.
현재 흐름에서 부정적 특징은 또 있다. 자세한 정황이 드러날수록 '다크 앤 다커'에 부정적인 여론이 점차 확산된다는 것. 아이언메이스의 입장문에서도 오히려 불리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
아이언메이스는 지난 9일, 경찰의 압수수색 이틀 뒤 사측의 공식 입장문을 배포했다. 첫 한국어 입장문이기도 하다. "모든 개발 로그가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고, 날짜 별 빌드 영상도 촘촘하게 보유 중"이라며 처음부터 '다크 앤 다커'가 직접 개발했고 부적절한 영업 비밀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동시에, 이 입장문을 통해 넥슨 'P3'에서 자료를 무단 반출한 장본인이 여전히 아이언메이스에서 일한다는 것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동반 퇴사한 기획파트장이 현 아이언메이스 대표라는 점에 대해서도 반박은 없었다.
2022년 1월에 먼저 1차 압수수색이 있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경찰청 안보수사대는 테러 및 산업스파이 수사를 전문으로 다룬다. 여기서 압수수색을 추가로 실시했다는 것은 오히려 사건 진행이 가벼운 상태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기도 한다.
해명하고자 하는 내용이 역으로 작용하면서, 중립 입장을 취하던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최대한 유리한 쪽으로 말하는데도 내용이 저러면 대체 실상은 어떻다는 것이냐"는 탄식이 나올 정도다.
넥슨이 언론 플레이를 한다는 아이언메이스의 주장도 맹점이 나온다. 다크 앤 다커 알파 테스트가 화제를 끈 이후, 게임 미디어 상당수는 인터뷰 요청이나 게임 관련 질문을 아이언메이스에 문의한 바 있다. 넥슨과의 관계가 밝혀지기 전이다. 그러나 국내에서의 모든 문의 가운데 뚜렷한 답변을 얻은 사례는 없다.
최근 논란을 포함한 모든 대외 소통을 자사 디스코드서 영어로 진행하다가, 2차 압수수색 이후 한국어로 입장을 밝히기 시작한 것도 비판 대상이다. 아이언메이스는 그간 국내를 피하고 해외 언론 및 유저 대상으로 인터뷰와 소통에 집중해왔다.
'P3' 데이터 반출 논란이 처음 발생했을 때, 커뮤니티 여론은 반으로 갈리는 모양새를 보였다. 이전까지 '다크 앤 다커'가 큰 호감을 사는 게임이었고, 상대적으로 넥슨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 유저가 많았기 때문.
그러나 최근 글로벌 대상 넥슨 신작들이 인상적인 플레이와 BM을 보여주고, 아이언메이스 과거 정황이 점차 드러나자 커뮤니티 여론 역시 크게 기울고 있다. 특히 당시 프로젝트 관련자들의 일관된 경험담, 업계 개발자들의 지식 보충이 이루어지면서 국내 아이언메이스 여론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한 개발자는 "이런 우회 반출이 아무 문제가 없을 경우 국내 게임계에서 주류 장르에 편향된 개발 환경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만일 법정 공방에서 살아남는다 해도 법을 보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로젝트 기획 및 초기 개발 지원, 내부 테스트, 빌드 체크 등 게임이 궤도에 오르기까지 가장 난관으로 꼽히는 작업 모두가 넥슨의 품 안에서 이루어졌다. '다크 앤 다커'는 법적 승패를 떠나 도덕적 문제에서 'P3'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적어도 지금까지는 국내에서 여론의 뭇매를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