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이 인수한 언노운 월즈, 경영진 교체 후 게임 연기
"약속한 인센티브 지급 피하려는 꼼수" 주장... 유출 문서에 논파
"기존 경영진, 게임 개발 소홀했다" 증언 이어져
'서브노티카2'를 개발 중인 언노운 월즈에서 해고된 경영진과 크래프톤 사이 진실 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크래프톤 주장에 힘을 싣는 내부 자료가 유출되면서 새로운 국면이 형성됐다.
언노운월즈는 2018년 '서브노티카'로 유명세를 탄 미국 소재 개발사다. 해저 배경의 생존 게임으로 흥미로운 경험을 선보였고, 메타스코어 87점과 스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 등 평단과 유저 양쪽에서 호평을 받았다.
2021년, 크래프톤은 언노운 월즈 지분 100%를 약 5억 달러(당시 5,858억원)에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후 후속작 개발에 돌입하는 한편, 이달 서브노티카 모바일 버전을 정식 출시하며 플랫폼 확장도 꾀했다.
그러나 언노운 월즈 경영진은 전원 물러나게 됐다. 최근 크래프톤은 찰리 클리블랜드 CEO를 비롯한 창립자 3인의 교체를 결정하고,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CEO 출신인 스티브 파푸트시스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서브노티카2 얼리액세스 예정 시기는 2025년에서 2026년으로 밀렸다.
■ "보너스 지급 피하려는 연기" vs "개발 대신 개인 영화 제작 집중한 CEO "
거액의 인센티브 지출을 피하기 위한 행위라는 의혹도 나왔다. 블룸버그가 밝힌 인수 계약에 따르면, 언노운 월즈는 2025년 내 서브노티카2 얼리액세스 출시를 마칠 경우 2억 5천만 달러 보너스를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핵심 개발자가 퇴사하고 게임이 연기되면서 이를 받을 기회가 사라졌다는 것이 근거다.
해고된 경영진은 크래프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찰리 클리블랜드는 "게임은 얼리액세스 출시 준비가 되어 있었다"면서 "우리는 언제나 팀원들과 이익을 공유해왔고 보너스 역시 마찬가지여야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크래프톤은 입장문을 통해 또다른 주장을 남겼다. 서브노티카2는 본래 2024년 초 얼리액세스 출시가 목표였으나 그 일정이 크게 지연됐으며, 경영진에게 디렉터 복귀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는 것. 또한 "'문브레이커' 실패 후 찰리 클리블랜드에게 서브노티카2 개발에 전념하길 부탁했으나, 그는 개인 영화 제작에 집중했다"는 사실도 알렸다.
입장문에 따르면 2억 5천만 달러 인센티브 중 90%가 전직 경영진 3인에게 배정됐다. 그러나 그들은 리더십을 보이지 않았으며, 방향성 혼란과 일정 지연이 거듭되면서 얼리액세스 버전이 기대에 뒤떨어졌다는 것이 크래프톤의 설명이다.
■ 긴 개발 기간에도... 정말 완성도 진척 없었다
확증하기 어려운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개발 진척 마일스톤을 담은 결정적 내부 문서가 유출됐다. 실제 문서일 경우 완전하게 크래프톤 손을 들어주는 내용이다.
유출 문서는 언노운 월즈의 서브노티카2 개발 로드맵 평가를 연도별로 담은 문서다. 초기 계획에 비해 게임의 콘텐츠 볼륨이 축소되면서 "계획된 출시의 타당성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함께 명시됐다. 세부적으로 적힌 목표 변경 과정도 이를 입증한다.
2023년 1분기에 얼리액세스 출시 빌드(EA1) 목표로 설정된 콘텐츠는 바이옴(지형) 5개와 크리처 12종, 플레이어 커스터마이징 10종, 장비 20종 등이다. 내러티브 아크는 5개 공개 예정이었다.
그러나 목표로 한 콘텐츠 볼륨은 갈수록 축소됐다. 2025년 2분기 시점에 핵심 바이옴 하나만 구현하는 것으로 바뀌고, 크리처 목표는 5종에 불과했다. 캐릭터는 4종, 장비는 8종으로 절반 넘게 깎였다. 챕터 역시 2개에서 1개만 먼저 구현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최대 16시간을 목표로 하던 얼리액세스 플레이 타임은 8~10시간 분량으로 줄었다. 완성도와 시장 영향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출시 로드맵을 다시 설정하기로 결정하기에 합당해 보이는 추세다.
해외 매체 문의 결과, 크래프톤은 이 유출 문서가 사실이라는 답변을 전했다. 실제 서브노티카2 프로젝트로 수행한 내부 마일스톤 검토 중 일부이며, 내부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와 협력해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검토 작업이라는 것. 또한 "앞으로도 언노운 월즈와 협력해 서브노티카2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말을 엇붙였다.
■ 일방적이던 서구권 분위기도 변화... "해고될 만했나"
크래프톤을 공격적으로 비판해온 서구권 커뮤니티도 유출 문서를 확인한 뒤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제이슨 슈라이어 등 서구권 주요 저널리스트도 "해고된 경영진이 서브노티카2에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아무도 부인하지 않는다"며 크래프톤 주장에 힘을 실었다.
레딧에 서브노티카2 관련해 크래프톤 지지 스레드가 새로 게시되면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그리고 상위 추천에 게임이 완성됐다던 찰리 클리블랜드의 주장을 조롱하는 댓글이 오르며 여론 변화가 감지된다. "거액이 걸린 공방인 만큼 지켜볼 필요가 있으나, 적어도 현재 개발자들을 응원하며 서브노티카2를 다시 찜 목록에 추가했다"는 글도 많은 추천을 받았다.
크래프톤은 새로운 경영진과 기존 개발진을 통합해 다시 서브노티카2 개발 속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진실 게임에 휘말린 생존 장르 초대형 기대작이 진정한 '생존'에 다다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전 세계 게이머들의 관심이 2026년을 향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