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오지'의 매력적 도전... 이홍인 대표를 만나다

"각박한 세상 속에서, 고양이들과 지내며 행복해지는 느낌을 전하고 싶습니다."

여성 유저가 거대한 게임 시장으로 급부상한 시대다. 그 가운데 일찌감치 '여심'을 잡기 위해 진정성을 보이며 글로벌 시장을 준비하는 개발사가 있다.

스타트업 개발사 오지(OG)의 '고양이 천국'은 트리플A급 여성 선호 게임을 내세우는 신작이다. 오지 이홍인 대표는 과거 팜 게임 '문프로스트' 개발에 참여했으며, 캐주얼 팜 장르와 러닝 및 음악 게임을 접목하자는 기획 아래 관련 경력 개발진을 모아 팀을 운영해왔다. 

'고양이 천국'은 엔씨소프트의 후원으로 지스타 BTB관에서 운영한 'Startup with NC'를 통해 해외 바이어들과 퍼블리싱 논의를 거쳤다. 엔씨는 한국 게임 산업의 발전과 업계 상생을 목표로 8년 연속 스타트업 부스를 후원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이홍인 대표는 "퍼블리셔를 찾던 중 언론 기사를 보고 지원서를 낸 결과 컨택이 됐다"면서 "일본과 미국 등 글로벌 영향력을 가진 많은 퍼블리셔가 관심을 표하면서 큰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여성향 게임 유저층은 캐주얼뿐 아니라 미드코어 게임을 향한 니즈가 있다"면서 이런 취향을 저격하는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콘셉트를 가지고 캐주얼한 리듬 게임을 접목했다"고 계기를 밝혔다.

'고양이 천국' 스크린샷
'고양이 천국' 스크린샷

Q. 이전 경력부터 여성층을 겨냥한 게임 개발에 진심이었던 것 같다.

센서타워 통계에 따르면 여성 선호 게임 시장 규모가 2023년 21조 원으로 상승했다. 아직 한국은 5,200억밖에 되지 않는 약소한 시장이고, 미국 46% 점유율에 비해 한국은 7%에 그친다. 하지만 미 실현된 매출액이 2.89조에 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장 경영 게임은 작년과 올해 성장 속도가 폭발적 상승하고 있다. 여성향 게임 메가트렌드가 한국에서 시작됐는데, 진심으로 고민하는 게임사가 국내에 많지 않았다. 우리가 그런 게임사가 되어보자고 결심했다.


Q. 요즘은 특히 중국발 여성향 게임들의 성장세가 무서운 것 같다.

서브컬처 분야에서는 중국이 매력적인 게임을 만들어내는 중이다. 먼저 남성향으로 많이 성장한 뒤 역으로 여성 쪽을 공략해 나온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Q. '고양이 천국'은 반대로 팜+러닝+음악 조합을 선택했다. 기획 계기는?

팜, 러닝, 리듬 조합을 결정한 이유가 한국 모바일 매출 TOP10 통계를 보고 나서였다. '가든스케이프', '타운십' 등 여성 겨냥 게임이 4개나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모두 팜 게임을 중심으로 다른 장르와 결합한 형태였다. 팜을 기반으로 플러스 알파가 되는 게임이 현재 트렌드라고 느꼈다.

반면 일본 시장에서는 리듬 게임이 셋이나 들어가 있다. '프로세카', '앙상블', '디즈니 트위스티드 원더랜드'였다. 또 '뱅드림'처럼 초기에 남성향 비주얼로 만든 리듬 게임도 여성이 반 가까이 차지하는 현상을 봤다. 

Q. 음악 쪽 감성은 캐주얼해 보이는데 의도한 것인지, 모두 직접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리듬게임 장르가 너무 코어 콘텐츠로 됐을 때는 여성 유저층이 파고들기 선호를 잘 하지 않는 것을 파악했고, 게임 음악도 대중음악과 괴리가 되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난이도 방식으로 가면 안 되고, 캐릭터성과 스토리 및 감정으로 가야겠구나 느꼈다. 음악 역시 대중음악 계열을 선택했다.

72개 트랙을 전부 작사, 작곡, 녹음, 믹싱까지 오리지널 트랙으로 구성됐다. 비주얼 콘셉트와 스토리가 음악과 결부된다. 곡 스타일도 지역에 따라 다르게 가져가며, 여성 유저들이 10대 시절 겪은 콘텐츠를 연상시키도록 주원탁, 정재헌 성우, 토리, 이정은 등 분들을 섭외해서 추억에 젖어들 수 있게 했다.


Q. 오리지널 음악 제작은 재정적 부담이 컸을 것 같다. 문제는 없었나?

다행히 퓨처플레이 투자와 콘텐츠 지원 사업 선정이 있었고, 자사에서 나오는 웹툰 플랫폼 매출도 있었다. 스토리와 감정을 중요하시하는 유저층에게는 밖에서 음악을 가져오는 경우 미스매칭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과감하게 선택했다.


Q. 게임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유저들이 평화로운 마을 속에서 고양이들과 지내며 행복해지는 느낌을 전달하고 싶다. 세상이 갈수록 각박해지는 느낌인데, 이런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전달한다면 유저들이 삶을 살아가는 힘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또 이 목표를 이룬다면 사업적, 재무적인 것은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스팀이나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과도 어울려 보인다. 장기적으로 확장 계획도 있나?

리듬게임이 결합됐다 보니, 실제 유저들이 플레이 후 스팀으로도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지스타 현장에서 미팅을 가질 때 퍼블리셔들에게 우리기 익숙한 플랫폼으로 포팅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계약 결과에 따라 고려하게 될 것 같다.

Q. 이 장르가 BM 설계가 까다로운 편으로 유명하다. 너무 가볍거나 무거우면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걱정은 없나?

비슷한 장르 게임들의 부정적 리뷰를 데이터마이닝했을 때 수익화 부분 이야기가 강하게 나왔다. 가격 경쟁력을 위해 뽑기 확률을 완화하고, 라이트 과금 유저에게 우수한 경험을 주려고 한다. 예를 들어, 낮에서 밤이 번갈아 오는 배경을 3천 원에 파는 상품을 준비했다.

플레이 보상 역시 후반까지 가서도 불쾌함이 없도록 올렸다. 과금 없이도 열심히 하면 끝까지 갈 수 있도록 하려 한다. 또 월드마다 기믹을 추가해, 기믹 돌파 편의성을 지원하는 캐릭터 출시도 생각한다. 더 편하게 클리어가 가능하지만, 순수 실력으로 동일하게 클리어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밖에 한달마다 한번씩 꼭 유튜브 라이브를 하고, 개발자 노트와 공지사항을 반드시 전달하는 소통도 꾸준히 할 생각이다. 우리가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게임을 운영할 것인지 보여주고 싶다.


Q. 출시 시점은 언제쯤일지, 현재 완성도를 퍼센티지로 표현하면 어느 정도일지 궁금하다.

85% 정도 된 것 같고, 내년 1월 한국 출시를 목표로 한다. 다만 조금 더 늦추면 정말 좋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있다. 퍼블리셔가 결정되고 논의해 시간을 벌 수 있다면 2분기 전에는 반드시 출시하려 한다.


Q. 개발사와 게임에 대해 자유롭게 강조하고 싶은 것이 또 있다면?

우리의 게임 철학을 말하고 싶다.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스무 살에는 사실 소설가가 되고 싶었다. 학교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했는데, 요즘 시대에 소설 매체가 작가 메시지를 전달하기 조금 약해진 감이 있었다. 그런데 게임을 개발하다 보니 소설에서 느낀 원칙과 똑같다는 것을 느꼈다.

소설은 작가와 의도한 경험이 독자가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텍스트와 연결된다. 게임 역시 창작자 의도가 선명하게 있고, 유저가 곧 유기적으로 결합되는 텍스트라고 생각한다. 조작과 상호작용이 강하기 때문에 소설에서 하려던 것을 게임에서 더 잘할 수 있겠다고 느꼈고, 이것을 전달하는 것이 흔들리지 않는 우리 원칙이다. 유저들이 고양이와 함께 행복해지는 느낌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다.


Q. 마지막으로 '고양이 천국'의 잠재적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첫 게임이고 서비스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초반엔 삐걱거릴지도 모른다. 철학에 기반해 흔들리지 않고 만드는 것에 전사적 집중을 하고 있다. 좋은 게임을 만들고,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궁극적 목표를 꼭 달성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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